요즘 논밭과 숲, 들판의 양지바른 곳에 가면 도톰하고 둥근 빨간색 열매를 볼 수 있어요. 바로 ‘뱀딸기’지요. 뱀딸기는 산에 가면 흔히 보이는 산딸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산딸기가 나무인 것과 달리 뱀딸기는 풀이에요. 또 산딸기가 꽃줄기마다 2~6개의 흰색 꽃을 피우는 반면, 뱀딸기는 꽃줄기마다 1개씩 노란색 꽃을 피우지요.
뱀딸기는 뱀이 많은 숲에서 사는 데다 줄기가 뱀처럼 기면서 자라는 데서 이름을 얻었어요. 15세기 조선의 문신인 윤호와 임원준 등이 편찬한 한의학 책 <;구급간이방>;은 지금껏 발견된 것 중 뱀딸기의 이름이 실린 가장 오래된 기록이지요. 뱀딸기처럼 땅을 따라 자라는 줄기를 ‘기는줄기’라고 불러요. 기는줄기는 줄기의 끝 혹은 잎과 줄기 사이에 생기는 눈에서 뿌리를 내리거나, 잎을 늘리는 방식으로 새로운 개체를 만들며 번식해요.
뱀딸기에 독이 있다는 말이 떠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에요. 오히려 한의학에서는 염증을 없애고 해독하기 위해 뱀딸기의 풀을 쓰기도 하지요. 뱀딸기의 열매도 먹을 수 있어요. 다만 달지도 시큼하지도 않고 밋밋해서 맛이 없게 느껴진답니다.
감수
하영호(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석사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