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시 사향소예요. 여러분의 말씀을 들으니 정말 영구동토가 녹으며 별별 일이 다 벌어지고 있군요. 저도 최근에 보았던 별난 일 몇 가지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영구동토 속에서 동물 미라가 나타나다!
2019년 11월 29일, 러시아 동토층에서 한 개과 포유류 미라가 발견됐어요. 온전한 모양을 갖춘 것은 물론 털과 수염, 눈썹까지 완벽하게 보존돼 있었답니다. 러시아 북동연방대학교 세르게이 페도로프 연구원팀은 2018년 여름, 시베리아 동쪽의 야쿠츠크에서 이 미라를 처음 발견했어요. 강변의 영구동토가 녹으며 미라가 노출된 것이었지요.
그 뒤 연구팀은 이 미라의 갈비뼈를 분석해 1만 8000년 전에 살았던 생후 2개월 정도 된 어린 생물이라는 것을 알아냈답니다.
영구동토가 녹으며 이처럼 형태가 그대로 보존된 미라를 발견하는 빈도도 잦아졌어요. 2018년 8월에도 러시아 북동연방대학교 연구팀이 3만~4만 년 전에 살던 망아지 미라를 발견하는가 하면, 2017년 12월엔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발레리 플로트니코프 연구원팀이 5만 5000년 전 동굴사자 새끼의 미라를 발견했답니다. 심지어 망아지 미라를 발견한 연구팀은 2019년 4월, 발견한 망아지 미라에서 혈액과 소변 시료를 액체 상태로 얻어 분석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지요.
나무가 너무 잘 자라 영구동토가 황폐화?!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이곳에 자리잡은 나무 ‘다후리안 낙엽송’도 전성기를 맞았어요.
2019년 5월 13일, 중국 선양농업대학교 연구팀이 이 나무의 성장세가 최근 들어 남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거예요. 2005년부터 2014년 사이, 10년 동안 이 나무는 이전 40년 동안보다 더 많이 자랐답니다.
연구팀은 그 원인을 땅속에서 찾았어요. 다후리안 낙엽송은 보통 영구동토층 위의 활동층에 뿌리를 내리는데,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활동층의 깊이가 깊어지고 영양분이 많아져 나무의 성장이 급격히 일어난 거예요.
이렇게 영구동토 위에서 자라는 식물이 급격히 많아지면 땅속의 온도는 더욱 빨리 높아지고, 결국 영구동토층은 더 빨리 녹게 될 거예요. 게다가 활동층 아래에서 단단하게 받쳐주던 영구동토층이 사라지면 지형이 무너져 내리기도 한답니다.
극지연구소 KOPRI-NPI 극지연구 협력센터 이유경 센터장은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어떤 곳은 녹지화가 일어나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수분이 아래로 빠져 식물이 자라지 못하기도 한다”며 “어떤 모습이든 좋은 신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답니다.
●인터뷰_영구동토 속 ‘하얀 금’ 찾는 사람들을 쫓아갔어요!
아모스 카펠(자유유럽방송 사진 기자)
영구동토가 녹아내리면서 매머드의 뼈나 상아 등이 속속 발견됐어요. 멸종 동물의 흔적은 비싼 값에 팔려 ‘하얀 금’이라고도 불렸지요.
이런 상아 사냥꾼들을 만나 그들의 사냥을 취재한 사람이 있어요. 바로 자유유럽방송 아모스 카펠 사진 기자죠. 전화 인터뷰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어요!
Q상아 사냥꾼들을 찾기 어렵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상아 사냥꾼들을 만났나요?
2016년 봄,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을 다니는 트럭 운전사를 취재했어요. 러시아 북부 도시인 벨라야 고라로 가는 길엔 꽁꽁 언 강 위를 달려야 하는 고속도로 구간이 있거든요. 매번 목숨을 걸고 운행하는 운전사와 동행하던 중, 그가 상아 사냥꾼을 알고 있단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바로 그해 여름, 상아 사냥꾼들이 상아를 찾아 나설 때에도 동행취재를 하게 됐죠.
Q영구동토에선 쉽게 상아를 찾을 수 있나요?
예전엔 상아 찾기가 쉬웠다고들 하던데, 지금은 절대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상아 사냥꾼들은 고압의 물을 영구동토에 뿌리며 상아가 드러나길 기다려요. 불법행위가 저질러지고 있었죠.
Q상아 사냥꾼들의 활동 때문에 영구동토가 빠르게 녹는다는 분석도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음.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상아 사냥꾼들은 활동하는 지역이 좁고, 여름 동안 잠깐 활동해요. 그래서 상아 사냥꾼들이 영구동토가 녹는 데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영구동토가 녹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마 다른 곳에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