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위해 괭이갈매기 알을 훔쳤다니…. 정말 너무하네요. 다행히 모든 알을 회수하긴 했는데, 다시 괭이갈매기 부부에게 돌려줘도 될까요?
알을 다시 둥지에 가져다 놨다면?
태안해경은 압수한 알 1600개를 두고 어떻게 할지 고심했어요. 불법 채취 일당이 꺼내온 알들은 대부분 산란 초기였지요. 둥지에서 괭이갈매기가 잘 품기만 했다면 부화에 성공했을 거예요. 하지만 이제 와서 둥지에 알을 갖다 놓으면 괭이갈매기에게 또다른 피해를 입힐 수 있어요.
괭이갈매기는 둥지에서 알이 사라지면 그만큼 알을 다시 낳아요. 일 년 동안 준비한 번식을 실
패하지 않기 위해서지요. 그런데 사람이 알 한 두 개를 다시 둥지에 갖다 놓으면 괭이갈매기
는 원래 계획보다 많은 새끼를 키워야 해요. 현재 둥지에 알이 아예 없는 상태더라도 곧 알을 낳을 계획이기 때문에 결과는 똑같아요.
괭이갈매기와 같은 바닷새는 산새보다 새끼 한 마리를 키우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요. 두 달 동안 바다와 섬을 오가며 새끼에게 먹이를 구해다 주는데, 새끼가 성장할수록 필요한 먹이의 양은 늘어나지요.
이렇게 열심히 키워도 홀로 사냥을 할 만큼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개체는 많지 않아요.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 김미란 연구원의 조사 결과, 성공적으로 성장해 7~8월 부모와 함
께 난도를 떠나는 새끼는 30%에 불과했어요. 따라서 이들에게 새끼 한둘을 늘리는 것은 일 년 동안 준비한 번식 계획을 망칠 수 있는 거예요.
태안해경은 이와 같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알 1600개를 국립공원연구원,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세 곳에 연구목적으로 기증했답니다.
괭이갈매기는 원래 새우나 멸치 등 단백질 위주의 먹이를 먹어요. 탄수화물이 주성분인 새우깡이 이들에게 좋은 영양분이 될 리가 없지요. 갈매기는 학습능력이 뛰어난 새로, 새우깡을 자주 먹다 보면 점점 바다에서 먹이 활동을 하지 않으려 할 거예요. 결국 사람의 생활권으로 들어오게 되고, 집비둘기처럼 배설물 등의 문제를 일으키면 유해종으로 지정될 수도 있지요. 괭이갈매기가 바다에서 건강한 먹이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