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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날 보고 도망가지 말고 좀 도와줘. 좀비는 그렇게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고. 누군가 나를 조종해서 그러는 것 뿐이지. 그게 누구냐고?

 

약에 조종당하는 좀비?


‘좀비’하면 피를 흘린 채 기괴한 몸짓으로 달려오는 시체들이 떠올라요. 하지만 1968년 미국 조지 로메로 감독이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영화를 만들기 전까지 좀비는 노예의 이미지가 강했어요. 아이티를 비롯한 서아프리카의 종교인 부두교를 믿는 사람들은 잘못을 저지르면 형벌을 받아 죽은 뒤 좀비가 되어 노예가 된다고 믿었지요.


1982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웨이드 데이비스 민속 식물학 박사는 아이티의 부두교 주술사들이 일명 ‘좀비 가루’를 사용해 좀비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주술사에게 좀비 가루를 구해 성분을 분석했어요. 두 개의 좀비 가루 중 하나는 복어의 독이, 다른 하나는 독말풀이 주성분이었어요. 좀비는 두 단계를 거쳐 만들어져요. 먼저 좀비로 만들 사람의 상처에 복어 독을 발라요. 복어 독이 몸에 퍼지면 호흡이 얕아지고 심박수가 느려져 2~3일 정도는 죽은 사람처럼 되지요. 2~3일 후 주술사는 깨어난 사람에게 독말풀 독을 코나 입에 불어넣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요. 독말풀 독에 감염되면 환각이나 정신착란이 나타나거든요. 이렇게 되살아난 사람을 좀비라고 믿게 된 거예요. 

 

좀비가 된 동물도 있어!


사람뿐 아니라 동물 좀비도 있어요. 미국 펜스테이트대학교 데이비드 휴즈 박사 연구팀은 태국에서 좀비처럼 이상행동을 하는 개미를 연구했어요. 이 좀비 개미들은 비틀거리다가 정오 즈음 높은 식물의 잎사귀나 줄기에 올라갔어요. 그러다 밤이 돼서야 생을 마감했지요. 


2011년 휴즈 박사 연구팀이 42마리의 좀비 개미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오피오코르디셉스’라는 곰팡이에게 조종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2017년에는 좀비가 된 개미 조직을 수천 개의 조각으로 나눠 현미경으로 촬영했어요. 그리고 이 영상을 3차원 이미지로 만들어 분석했어요. 그 결과, 곰팡이가 몸 전체에 퍼져 근육을 수축시키면서 개미를 조종한다는 점을 알게 됐어요. 오피오코르디셉스 곰팡이는 포자를 퍼뜨려 더 많은 좀비 개미들을 만들기 위해 개미들을 높은 곳으로 옮기고 개미가 죽어서도 나무 줄기나 잎에 매달려 있도록 턱을 수축시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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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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