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깊은 해저는 빛이 도달하지 않는 적막하고 어두운 공간입니다. 하지만 열수구● 주변엔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 숨쉬고 있죠. 두꺼운 얼음층으로 덮여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외계 바다에도 생명체가 숨어 있진 않을까요?
주스, 얼음 위성에서 생명체 가능성 찾는다!
‘골디락스 존’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우주 영역이에요. 초기에는 태양 같은 항성●으로부터 얼마나 적절한 거리에 위치하는가를 기준으로 골디락스 존을 정했어요. 지구처럼 항성(태양)에서 에너지를 충분히 얻으면서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아 생명체가 살 수 있다고 본 거죠. 이 기준에 따르면 목성과 위성들은 태양에서 너무 멀어 생명체가 살기 적합하지 않아요. 목성의 표면 온도●는 영하 약 110℃, 대표적인 목성 위성 유로파도 가장 추운 곳은 영하 220℃에 이르거든요. 더욱이 목성 내부는 금속성을 띠는 액체 수소로 이루어져 있어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요. 자기장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를 포획해 생명에 치명적인 방사선을 방출하죠. 그런데도 왜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걸까요?
천문학자들은 이전 연구들을 통해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가 지구의 바다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물을 표면 아래에 품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3개의 얼음 위성의 바닷물을 합치면 지구의 6배에 이를 거라 추정해요. 생명체가 살아가기 위해선 물, 원소, 에너지라는 세 요소가 필요한데, 외행성계 위성에는 세 요소가 적절하게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어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주현 박사는 “지구가 태양에서 에너지를 얻듯, 목성의 위성은 목성과의 줄다리기로 ‘조석력’을 얻어 에너지를 갖는 경우가 있다”며, “위성이 타원 궤도를 돌 때 목성의 강력한 중력으로 크기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는데, 이는 마치 찰흙을 주무르면 열이 나듯 위성 내부에 마찰열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어요. 이어 “그 결과 얼음 밑에 얼지 않은 바다를 만들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어요. 또한 “외행성계 위성에는 생명체 유지에 필요한 원소를 제공할 암석 비율도 높고, 방사선을 막아줄 만큼 얼음층이 두터워 생명체 거주 가능성을 지녔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는 우주에서 혼자가 아닐 거예요!”
Q. 외행성계의 생명체는 지구 생명체와 많이 다를까요?
위성의 얼음층 아래에 살 수 있는 해양 생명체도 지구의 생명체와 과학적인 원리가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 대신 광합성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조금 덜 익숙하겠죠. 지구의 생명체는 뜨겁고 화학적으로 원소가 풍부한 물이 솟아오르는 심해열수구에서 시작됐을 거라 추정됩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여러 얼음 위성의 안쪽에 지구의 심해와 비슷한 생태계가 존재할 거라 상상하고 있지요.
Q. 외행성계에 바다가 존재하는 또다른 위성이 있나요?
외계 바다가 있을 거라고 추정되는 위성은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 타이탄, 엔셀라두스, 트리톤 등 입니다.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의 경우, 위성 가장 안쪽에 위치한 암석 핵이 얼음 표면과 다른 속도로 회전한다는 관측 결과가 있습니다. 이는 중간에 액체 상태의 물 층이 없으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2018년, NASA는 카시니호의 데이터를 분석해 토성 위성인 엔셀라두스의 갈라진 얼음 틈 사이로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유기 분자가 분출되는 것을 확인했죠. 최근에는 NASA에서 보이저 탐사선의 데이터를 재분석해 천왕성 위성인 우라노스의 내부에도 바다가 있을 거라는 연구를 발표했답니다.
용어 설명
*열수구 : 심해저에서 뜨거운 물이 분출되는 구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