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끝난 후, 제 고향인 가리왕산은 흉물처럼 방치돼 있네요. 소문을 종합해 보니 경기장을 짓기 전의 모습으로 되돌리겠다고 약속했다던데, 그 약속이 지켜질까요?
500년 산림에 활강경기장이 건설되다!
가리왕산은 수목이 울창하고, 희귀식물이 잘 보존돼 ‘천년의 숲’이라 불려왔어요. 2008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됐지요. 그런데 2013년, 평창올림픽의 활강경기장을 짓기 위해 보호구역 중 3%인 78.3ha(헥타르, 1ha=1만m2)가 해제됐어요.
활강경기장의 조건은 표고차(출발지점과 결승지점 고도차) 800m, 평균 경사도 17°, 슬로프 연장 길이 3km 이상이에요. 강원도 내에서 이 조건을 갖춘 곳은 가리왕산뿐이었지요. 전북 무주에 이 조건을 만족하는 리조트 경기장이 있지만, 당시 정부는 강원도에서만 모든 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했어요. 결국 가리왕산 숲의 일부가 파괴됐지요.
당시 산림청은 올림픽이 끝난 후 시설물을 철거하고 지형과 식생을 복원한다는 조건으로 강원도에 사용 허가를 내 줬어요. 그런데 작년 10월, 강원도청은 입장을 바꿔 곤돌라를 그대로 두겠다고 발표했지요. ‘경기 후 전면 복원’이라는 약속을 완전히 깬 거예요.
1월 3일 산림청은 “1월 31일까지 복원계획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먼저 복원을 진행하고, 강원도에 예산을 청구하겠다”고 발표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