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Part 2. 반려동물 버리면 다른 동물도 위험해

 

개는 약 1만 3천~3만 년 전부터, 고양이는 약 8천~9천 년 전부터 인간과 더불어 살았어요. 오랜 세월 인간에게 먹이를 얻어먹으며 집을 지키거나 또 하나의 가족으로 사는 생활에 적응했지요. 이런 반려동물이 야생으로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외래종은 대부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지만, 드물게 생존할 경우 빠르게 수가 증가하며 기존 생태계를 위협하는 ‘침입종’이 돼요. 토착종은 외래종에게 살아남을 준비가 안 되어 있어 더욱 큰 피해를 입지요. 예를 들어 고양이가 살지 않던 지역에 사는 새는 바닥에 둥지를 틀도록 진화하기도 하는데, 이곳에 고양이가 오면 알과 새끼를 사냥 당하기 쉽지요.

 

 

2015년 호주 찰스다윈대학교 존 워너스키 연구원은 유럽인이 외래종인 고양이와 붉은 여우를 호주에 데려온 1788년 이후 바다와 육지에 사는 모든 포유류가 어떻게 되었는지 추적했어요. 그 결과 ‘불독쥐’와 ‘로드하우긴귀박쥐’ 같은 토착 육상 포유류 273종 중 28종이 멸종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지요.

 

이처럼 호주가 외래종에 취약한 이유는 오랜 세월 고립돼 독특한 생태계를 이뤘기 때문이에요.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수료한 전진경 카라 상임이사는 “우리나라도 고양이가 토착종은 아니지만, 호주와 달리 대부분 이 사람의 도움으로 도시에 살아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어요. 이어 “우리도 유기동물이 산과 섬으로 떠나지 않도록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답니다.

 

 

‘들개’ 재교육하는 백사마을을 찾다!

 

서울시는 정기적으로 산속 유기견을 포획해 유기동물보호소로 보내요. 이들 대부분은 입양에 실패해 안락사를 당하지요. 2016년 서울시가 포획한 115마리 중 63마리가 이렇게 생을 마감했어요.

 

12월 21일, 기자는 서울 ‘백사마을’을 찾았어요. 낡은 집이 수십 개 보이는 비탈을 올라 마을과 산이 맞닿는 지점까지 갔지요. 한국성서대학교 김성호 교수는 “산속 유기견이 추석이 지나며 2마리에서 5마리로 늘었다”며, “연휴에 또 버린 것 같다”고 말했어요.

 

 

김 교수는 지난 1년여 간 주민, 학생과 함께 ‘동행104’라는 단체를 만들어 산속 유기견을 구조하고 재교육하는 활동을 했어요. 버려진 동물이 야생화됐다는 이유로 죽음을 맞이하는 상황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야생화된 개도 교육을 받으면 다시 사람을 따르도록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지요. 실제로 구조한 11마리 중 7마리를 재입양시켰어요.

 

김 교수는 “새로 버려진 개를 보며 시민만이 아니라 정부의 역할이 절실했다”고 말했어요. 이에 나머지 5마리를 돕는 데 노원구청도 함께할 예정이랍니다.

 

 

 

● 인터뷰 - 김성호(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들개’도 교육이 가능해요!”

 


제가 ‘부라보’라고 이름을 지어준 개는 목줄을 채웠을 때 5초도 가만히 못 있을 정도로 싫어했어요. 그러다 우리가 주는 음식을 먹으며 경계를 풀었고, 전문가가 목줄을 매주셔서 산책도 다녀왔어요. 그게 좋았는지 나중엔 제가 산책을 안 시키면 똥을 안 쌀 정도였죠. 부라보도 사회화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으니, 이젠 정부도 산속 유기견을 입양 보내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2019년 0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다솔 기자
  • 사진 및 도움

    김성호(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현지(동물권행동 카라 정책팀장), 전진경(동물권행동 카라 상임이사), 이혜원(잘키움 동물복지행동연구센터&행동치료동물병원 원장), 신준호(서울특별시수의사회 전무)
  • 기타

    [디자인] 최은영
  • 기타

    [일러스트] 서춘경

🎓️ 진로 추천

  • 환경학·환경공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 사회복지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