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찍!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걸 보니, 쥐 두 마리가 싸우고 있나 봐. 어라, 저기 싸움을 구경하는 쥐들도 서로 싸우는데? 구경꾼 쥐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저기, 왜 싸우는 거야?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양태홍 연구팀은 수컷 쥐의 뇌 시상하부에 칼슘 형광 바이러스를 주입한 후 싸움을 벌이는 쥐와 싸움을 관찰하는 쥐의 뉴런의 활동을 관찰했어. 시상하부 복내측에 있는 뉴런은 공격성과 관련되어 있거든. 케이지 안에 혼자 있던 쥐는 낯선 쥐가 케이지 안에 들어오자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어. 동시에 쥐의 시상하부 복내측에 위치한 뉴런이 활성화됐지. 그런데 투명한 칸막이 너머로 싸움을 지켜보던 쥐의 뉴런도 활성화됐어.
싸움을 보는 것만으로도 뉴런이 작동했다고?
연구팀은 시상하부 복내측에 있는 거울 뉴런이 쥐가 싸울 때와 싸움을 목격할 때 모두 활성화된다고 설명했어. 뉴런은 우리 몸이 받은 자극을 뇌로 전달하고,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세포야. 그중에서도 거울 뉴런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고 직접 그 행동을 할 때 작동하는 신경세포지. 옆 사람이 하품하면 따라 하게 되는 것도 거울 뉴런이 반응하는 대표적인 현상이야.
그럼 거울 뉴런 때문에 쥐들이 싸운 거야?
맞아. 그런데 조건이 있어. 연구팀이 불을 끄자 싸움을 지켜보던 쥐의 거울 뉴런이 전혀 반응하지 않았거든.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반드시 눈으로 확인해야 공격성에 반응하는 거울 뉴런이 작동한다고 설명했어. 거울 뉴런이 시상하부에서 발견된 건 이번 연구가 처음이야. 시상하부는 뇌 발달 단계 초기에 형성되는데, 이는 동물이 서로를 모방하는 능력이 일찍부터 발달됐다는 것을 의미하지.
거울 뉴런은 어떻게 발견된 거야?
거울 뉴런은 1990년대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어.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건을 쥐는 모습을 본 원숭이는 자신이 물건을 쥘 때 반응하는 뉴런이 활성화됐지. 지금까지 거울 뉴런은 주로 운동을 담당하고 있는 뇌에서만 발견되어, 단순한 움직임만 따라할 수 있다고 알려졌어. 스탠포드대학교 양태홍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거울 뉴런이 싸움 같은 복잡한 사회적 행동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라고 강조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