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다리와 터널을 통해 대륙을 이동할 수 있다고 해도 배를 이용해야 많은 물건을 한번에 멀리까지 옮길 수 있을 걸? 나 때는 말이야…, 커다란 배가 최고의 화물선이었다구. 저기 봐! 아직도 배에 화물을 잔뜩 싣고 가잖…, 어? 저 배엔 왜 사람이 없지?
탄소 배출량 제로, ‘야라 버클랜드’
비행기가 등장한 이후, 전세계 어느 곳이든 빠르게 갈 수 있게 됐어요. 하지만 비행기는 한 번 운항할 때 옮길 수 있는 화물의 양이 적어요. 그래서 전세계 화물 운반의 90% 이상이 선박을 통해 이뤄진답니다.
이처럼 배가 많이 쓰이다 보니 배가 일으키는 환경 오염도 중요한 문제로 주목받았어요. 배는 보통 ‘벙커C유’라는 기름을 연료로 쓰는데, 이 연료의 황산화물 함유량에 대한 기준이 3.5%라 대기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거든요. 자동차 경유의 황산화물 함유량이 0.001%인 것과 비교하면 3000배 이상 많은 수준이지요. 이 때문에 국제해사기구(IMO)는 2016년 10월, 선박 연료의 황산화물 함유량을 0.5% 이하로 규제하기로 결정하고,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답니다.
규제가 시행될 때를 대비해 전세계는 지금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면서 운항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전기로 움직이는 자율운항선박 ‘야라 버클랜드호’예요.
야라 버클랜드호는 노르웨이 농업회사 야라 인터내셔널과 선박 기술 회사 콩스베르그 그루펜이 함께 만들고 있어요. 2017년 10월에는 80m 길이의 수조에서 모형 선박으로 운항 테스트를 마치기도 했지요.
야라 버클랜드는 100% 전기 충전을 통해 움직이며, GPS 위성을 이용해 항로를 찾아요. 또 센서를 통해 파도의 높이와 조류, 풍속 등을 측정하고 주요 장애물을 파악하지요.
두 회사는 지금 모형이 아니라 실제 바다에서 운항할 자율운항선박을 짓고 있어요. 2019년엔 선원이 탄 채로 약 57km 정도 노르웨이 연안을 운항할 예정이고, 2020년부터 완전히 무인으로 운항할 계획이랍니다.
● “자율운항선박은 어디로든 갈 수 있어요!”
건보 하트링 미드버스(콩스베르그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
야라 버클랜드는 바다 위의 자율주행차예요. 하지만 바다라는 환경 특성상 정해진 ‘도로’가 없다는 게 다르죠. 요트 한 대가 갑자기 야라 버클랜드 앞에 멈췄다고 상상해 봐요. 자율주행차는 멈추는 것에서 그치겠지만, 자율운항선박의 경우 고려해야 할 경우의 수가 더 많아 기술개발이 더 어렵답니다.
작년에 진행한 수조 테스트를 통해 야라 버클랜드가 컨테이너 박스 120개 정도는 거뜬히 실을 수 있단 걸 확인했어요. 이 정도면 30t(톤)이 넘는 화물을 운반할 수 있답니다.
앞으로 2020년, 실제 바다에서 테스트를 거쳐 2022년까지 상용화하는 게 목표예요. 그때가 되면 친구들도 바다에서 야라 버클랜드호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