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이었던 지난 4월 1일,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아파트 단지 쓰레기장에 재활용 업체가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가지 않겠다’고 써서 붙인 것입니다. 방송에선 일반 종량제 봉투에 버리라고 하는데, 이거 괜찮은 걸까요?
재활용 쓰레기 대란, 어떻게 시작되었나?
“4월 1일부터 재활용 업체가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가지 않습니다.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지 마시고, 일반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버려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3월 말, 수도권 지역 일부 아파트 단지에 이 같은 내용이 방송되었어요. 그동안 비닐과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재활용 쓰레기는 재활용 업체가 따로 수거해 처리하는 방식이었지요. 그런데 재활용 업체가 돌연 재활용 쓰레기를 가져가지 않기로 한 거예요.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방송을 듣고 혼란에 빠졌어요. 폐자원관리법 제68조 제3항에 따르면, 재활용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버릴 경우 1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하거든요.
4월 1일 재활용 업체는 예정대로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해 가지 않았고,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시작되었지요. 아파트 단지 내에 재활용품 쓰레기가 쌓여만 갔고, 주민들은 불편을 겪게 되었어요. 환경부는 다음 날 재활용 업체가 다시 정상적으로 수거해 가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어요. 다른 업체가 수거하도록 지원금을 주거나 수거 비용을 깎는 등의 대안을 마련한 거예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은 언제든지 또 일어날 수 있어요. 또 앞으로 폐지와 음식물 쓰레기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답니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 원인은?
첫 번째 원인은 중국에 있어요. 전세계 재활용 쓰레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730만t(2016년 기준)을 수입해 오던 중국이 환경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 1월부터 더 이상 재활용 쓰레기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에요.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내에서 재활용이 잘 되지 않는 유색 페트병의 파쇄품이나 폐지와 폐비닐 등을 중국에 수출해 왔어요. 하지만 중국이 더이상 재활용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쓰레기가 고스란히 우리나라에 남게 된 거예요.
또 다른 원인은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의 가격 하락이에요. 재활용 업체는 수거한 재활용 쓰레기를 재가공해서 다른 업체에 팔거나 수출을 해서 돈을 벌어요. 그런데 수출되지 못한 재활용 쓰레기의 양이 늘어나면서 가치가 점점 떨어지게 되었죠. 폐지의 경우 지난해 1kg당 130원이었으나 현재는 90원으로, 폐플라스틱은 90원에서 20원으로 떨어졌답니다. 심지어 분리수거 과정에서 재활용하지 못하는 불량품을 선별하는 비용이 늘어났어요. 결국 재활용 업체는 돈이 되지 않는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해 가지 않게 된 거랍니다.
아파트만 쓰레기 대란?
이번 재활용 쓰레기 대란은 주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일어났어요. 단독주택이나 빌라가 많은 동네에서는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느낄 수 없었죠. 그 이유는 재활용 쓰레기를 담당하는 곳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재활용 쓰레기 처리를 대부분 민간 기업에 맡겨왔어요. 부녀회나 아파트 관리소에서 민간 재활용 업체과 계약을 하고, 업체들이 종류별로 수거해 갔던 거죠.
반면 단독주택과 빌라가 많은 동네는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 모두 시나 구 단위의 지자체에서 처리 및 관리하고 있어요. 그래서 재활용 쓰레기의 처리 비용이 조금 더 들어도 쓰레기를 수거하고 처리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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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사건의 발생] 재활용 업체, 쓰레기 수거 거부!
Part 3. [우리의 노력 1] 과학으로 똑똑하게 분리수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