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5일 남태평양에 있는 나라 통가의 훙가통가-훙가하아파이 섬의 해저 화산이 분화했어요. 이 폭발로 통가는 큰 피해를 입었고 태평양 연안 국가들이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죠. 이번 폭발은 21세기에 발생한 가장 큰 화산 폭발로 기록될 정도로 강했으며, 통신 시설이 파괴되어 정확한 피해 규모가 알려지지 않은 것은 물론 복구에도 오랜 기간이 걸릴 전망이에요.
얼마나 큰 화산 폭발이었을까?
통가는 170여 개의 섬으로 구성된 인구 10만여 명의 나라예요. 이번 화산 분화로 통가에서는 최소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국제적십자연맹은 통가 주민 10만 명 중 8만 명이 피해를 보았을 것으로 추측했어요(1월 28일 기준).
이번 폭발은 지구 밖 위성에서도 관측될 정도로 컸고, 1만km 떨어진 미국 알래스카에서도 폭발음이 들렸을 정도로 격렬했어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번 폭발의 위력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의 500배 이상으로 추측했지요. 학계에서는 이와 같은 폭발이 10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위력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어떤 피해가 있었을까?
이번 분화로 2000채가 넘는 건물이 파손되고 해일로 인한 침수 피해도 발생했어요. 호주, 뉴질랜드, 일본, 미국을 포함한 태평양 연안 국가들도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어요. 이번 폭발로 높은 파도가 발생해 남아메리카의 페루에서는 기름 유출 사고가 일어나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죠. 특히 해저에서 화산이 폭발했기에 해저 케이블이 끊어지는 피해도 있었어요. 이 때문에 통가는 화산폭발 후 한동안 국제 사회와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죠.
화산이 폭발할 때 나오는 이산화황은 주변 지역에 영향을 끼치기도 해요. 1월 17일 통가의 이웃 섬나라 피지 환경부는 “화산 폭발로 대기 중 이산화황 농도가 증가해 산성비가 내릴 수 있으니 물탱크를 닫고 빗물을 마시지 말라”고 발표했어요. 또한 대규모 화산재 때문에 물고기와 산호초를 비롯한 해양 생물들도 폭발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 해요.
화산폭발, 왜 이렇게 컸을까?
뜨거운 프라이팬에 물을 뿌리면 순간적으로 물이 튀며 증기가 나는 걸 볼 수 있어요. 지하 마그마가 모여있는 곳에 물이 섞여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지요. NASA 고다드 우주센터의 수석 과학자 짐 가빈은 “무언가가 훙가통가-훙가하아파이 섬의 지반을 약화시켜, 섬에 있는 칼데라● 일부를 무너트렸고 이때 많은 양의 물이 마그마가 모여 있는 공간으로 유입돼 이번 폭발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어요.
지구 표면은 여러 개의 판으로 구성돼 있는데, 판의 경계 지역에서는 판끼리 서로 멀어지거나 충돌하며 화산 폭발과 지진이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통가가 있는 환태평양 조산대●에서는 전 세계 지진의 90%가 발생하고, 화산의 75%가 몰려있지요. 게다가 이번 폭발 후 12일 만에 통가 근해에서 규모 6.2의 지진도 발생하는 등 위협은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칼데라 : 화산 폭발 후 생겨난 함몰 지형. 칼데라에 물이 고여 호수가 되면 칼데라호라고 하며 한반도에는 백두산 천지가 있다.
●환태평양 조산대 : 태평양 주위 화산 활동과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
‘불의 고리’라고도 하며 태평양을 이루는 태평양판이 주위에 있는 대륙의 판과 충돌하기 때문에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