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은 겁쟁이일까?
서양에서는 겁쟁이를 가리켜 ‘치킨’이라고해요. 모이를 주려고 해도 가까이 오지 않아 겁이 많은 동물로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닭은 의심이 많은 탓에 겁이 많은 것처럼 보여요. 하지만 적과 한번 싸우면 죽을 때까지 싸우는 용맹한 동물이에요.
닭에 대한 인식이 얼간이나 겁쟁이로 굳어진 건, 현대에 들어 닭이 대량으로 사육되면서부터예요. 사람들이 일상에서 닭을 만날 수 없게 되면서 닭의 다양한 특성을 알기 어려워진 거예요. 그러면서 닭은 겁 많고 머리가 나쁘다는 인식이 굳어졌답니다.
한편 닭은 부지런한 동물로도 잘 알려졌어요. 닭이 새벽이면 어김없이 우는 이유는 뇌 속에 있는 ‘송과체’ 덕분이에요.
송과체는 척추동물의 뇌 속에 있는 작은 내분비기관으로, ●멜라토닌을 분비해요. 이 덕분에 사람은 낮이 되면 깨어나고 밤에는 잠을 잘 수 있지요.
그런데 송과체는 일부 파충류나 어류, 조류에게서 더욱 발달했어요. 그 결과 조류인 닭은 동 트기 직전의 희미한 빛도 민감하게 감지해 울 수 있답니다.
●멜라토닌 : 송과선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으로, 빛 주기를 감지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닭은 머리가 정말 나쁠까?
흔히 머리가 안 좋은 사람을 닭에 비유해요. 닭의 머리는 정말 나쁠까요? 일반적으로 조류는 뇌의 용량이 작고, 뼈가 비어 있어요. 또 기낭이라는 공기주머니를 지닌 것이 특징이지요. 모두 하늘을 날기 위해 무게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한 결과랍니다. 닭도 조류 중 하나라 뇌 용량이 작아요.
하지만 닭이 똑똑하다는 실험 결과도 많아요. 일단, 닭은 서열에 대해서는 비상한 기억력을 가졌어요. 닭은 서열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서 수탉들이 모여 있으면 늘 치열한 싸움이 벌어져요. 싸움 결과 서열이 결정되면 그 순서를 무려 96마리까지 기억한답니다. 그리고 이 서열에 따라 암컷을 차지하고, 모이 쪼아 먹는 차례도 정해지지요.
또한 과학자들은 닭이 24개 정도의 울음소리를 내서 상황에 따라 서로 소통한다는 사실도 알아냈어요. 예를 들어 포식동물이 접근할 때 내는 경고음과 배고플 때 내는 소리를 구별해서 사용하는 거지요. 재미있게도 수탉은 포식자가 나타날 때, 주변에 수탉만 있으면 경고음을 내지 않았어요. 경쟁자가 잡아먹히면 오히려 이득이기 때문이에요. 처해진 환경에 따라 다른 행동을 하는 판단력도 돋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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