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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겨냥했다   


     Shutterstock

    그린란드 남서쪽 끝에 위치한 러셀 빙하. 높이 60m에 달하는 거대한 빙하는 근처 캉에흘루수아크 공항이 있어 과학 연구자는 물론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어떤 식으로든 그린란드를 얻을 것이다.”


    최근 수십 년 동안 기후위기는 그린란드를 과학 연구의 대상이자 현장으로 만드는 듯했다. 그런데 최근, 그린란드는 과학이 아닌 국제 정치면에 그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2017년 1월부터 4년 동안 1기 행정부를 이끌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직후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에게 그린란드 매입에 관해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2019년 8월, 그린란드§입 검토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전략적으로 흥미롭고 관심이 있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덴마크 총리는 “터무니없다”며 “그린란드는 판매 대상이 아니”라고 공식 대응했다.


    일종의 사건인 듯했던 트럼프의 ‘그린란드 구매 의지’는 47대 대통령으로 재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1월 2기 행정부를 이끌기 시작하며 구체화됐다. 그는 2025년 3월 NBC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달에 열린 미국 의회 합동회의 연설에서 “그린란드를 얻을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2026년 1월에는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그린란드를 장악하는 데) 군사 행동이 선택 사항”이라 발언함에 따라 덴마크 코펜하겐과 그린란드 누크 등에서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군사력 사용은 배제하겠다”고 했지만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한다는 기조는 고수함에 따라 논란이 확대됐다.

     

    GIB

     

    북극권에 위치한 그린란드는
    기후위기 영향 외에도 극지 고층대기 연구와
    우주 환경 조사에 적합한 핵심 관측지로
    꼽히기도 한다


     
       그린란드, 정말 ‘희토류 노다지’일까?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욕심내는 이유는 크게 두 개로 꼽힌다. 그중 하나가 광물 자원이다. 그린란드는 현재 각국이 ‘핵심광물’로 주목하고 있는 광물이 상당수 분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심광물이란 반도체나 전기차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광물을 뜻하는 단어로, 한국은 물론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이 각자 지정해 공급망 및 의존도를 관리하고 있다. 희토류, 금, 철, 아연 등이 대표적인 핵심광물이자 그린란드에 매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린란드 자치정부 역시 2009년 광물자원에 관련한 주권적 권한을 갖게 된 이후 자원 탐사 및 개발에 관해 적극적이다. 2012년에는 한국도 그린란드와 자원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전략 광물 탐사 및 지질 연구 협력을 추진했다. 이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덴마크·그린란드 지질조사소(GEUS)와 협력해 공동 연구에도 나섰다. 2월 10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만난 김의준 자원탐사개발연구본부 광상지질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또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총 두 번의 사업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팀은 그린란드 남부의 일리마우싹과 보츠벨트란 지역을 탐사했는데 김 연구원은 두 곳 모두 “알칼리 마그마가 굳어 만들어진 지역”이라 설명했다.


    알칼리 마그마는 알칼리 금속(나트륨, 칼륨) 산화물 비율이 높고 이산화규소(SiO2)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마그마다. 알칼리 마그마는 경희토류가 잘 농축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경희토류는 17개의 희토류 원소 중 원자 번호가 작은 란타넘(La), 세륨(Ce), 프라세오디뮴(Pr), 네오디뮴(Nd) 등을 가리킨다. 네오디뮴은 희토류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원소로 전체 희토류 소비의 40%를 차지한다. 김 연구원은 “지질학적인 측면으로만 본다면 분명 그린란드의 희토류 매장량은 많은 편”이라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지질학적 측면이라는 점이 강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그린란드 외에도 어느 대륙이나 희토류는 꽤 많이 매장돼 있는 편이에요. 한국도 강원 홍천 등에 희토류가 있어요. 하지만 광물 자원 개발은 환경 오염이 어쩔 수 없이 뒤따르기 때문에 제약이 있는 겁니다.” 그는 그린란드의 지역 인프라적 한계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린란드는 계절에 따라서 얼음이 얼고 녹다 보니, 채굴한 자원을 어떻게 운송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어요.”


    실제 오늘날 과학 연구를 목적으로 그린란드에 오가는 이들은 한목소리로 그린란드에 기반 시설이 없다는 점을 짚었다. 그린란드 북부, 북위 82도의 시리우스 파셋 지역에서 일어난 녹화 현상에 관해 연구를 진행한 김민철 극지연구소 생명과학본부 책임연구원은 “다른 북극권 지역인 알래스카나 러시아와 다르게 그린란드는 도로조차 거의 깔려 있지 않아, 쌍발기 경비행기나 헬리콥터를 띄워 연구 현장을 오가야 했다”고 설명했다. 경비행기는 한 번 띄우는 데 1억 원 수준의 비용이 든다. 


    “그나마 자원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그린란드 내에서 염산이나 황산 등의 산 용액으로 광물의 불순물을 제거해 순도를 높이는 산 처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산 처리는 환경오염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김의준 연구원은 이렇듯 현지 여건과 채산성 면에서 그린란드가 ‘노다지’로 알려진 것에 반해서 민간 광물 탐사가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을 짚었다. “만약 광물 자원이 미국의 목표였다면 기업 등을 앞세워 그린란드에 들어갔겠죠. 현재 상황에서 광물 자원 자체가 우선 순위는 아닌 것 같습니다.”

     

    NASA/JPL-Caltech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15~2021년에 얼음이 녹는데 바다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오션스 멜팅 그린란드’ 임무를 수행했다. 임무에는 항공기와 선박이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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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기획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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