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여러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입니다. 췌도 내 베타세포를 혹사하지 않기 위해서도 혈당 관리는 중요합니다. 지속적인 고혈당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를 계속해서 일하게 합니다. 베타세포는 혹사당할수록 기능을 잃어 제2형 당뇨병을 유발합니다. 혹사가 더 심해지면 베타세포가 모두 죽어버려 인슐린이 전혀 나오지 않는 제1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효율적인 혈당 조절 방법은 ‘밥’으로만 배를 채우는 습관을 없애는 것입니다. 한 끼 식사에서 배를 가장 많이 채우는 영양소가 탄수화물이 되지 않도록 하는 거죠. 의식적으로 단백질이나 채소 등의 음식을 섭취해야 합니다.
김유미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혈당 스파이크가 일어나는 것은 여러 면에서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주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액상 과당이 들어간 음료수 대신 물을 섭취하고, 과일을 섭취할 때도 주스로 섭취하는 것보다는 최대한 그대로 먹도록 노력합니다. 과일 속 섬유질은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분해되고, 포도당이 체내로 흡수되는 속도를 줄여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갈아서 주스로 만들면 이 섬유질이 파괴돼버리죠. 충분한 수면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적은 양의 인슐린으로도 효율적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인 인슐린 효율성이 잠을 적게 자면 감소해 혈당 조절 능력도 떨어집니다.
문준호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고혈당이 지속되면서) 지방의 크기가 계속해서 커지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기 쉽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 수용체에 문제가 생겨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하는데요.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면 지방세포가 방출하는 자유 지방산의 양도 증가합니다. 자유 지방산은 인슐린 수용체와 인슐린 신호전달경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가령 10개의 인슐린으로 10개의 포도당을 전달했던 몸이, 10개의 인슐린으로 5개의 포도당을 전달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러면 혈중의 포도당(혈당)은 올라가지만, 세포가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은 부족하게 돼 세포 기능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따라서 혈당을 건강하게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매일 체중을 측정하는 습관과 음식을 식판에 담아 먹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또 짜게 먹을수록 밥과 같은 탄수화물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됩니다. 싱겁게 먹는 습관도 비만과 당뇨를 예방하고 혈당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오창명 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
급격히 치솟은 혈당을 내리는 데에는 운동이 좋다는 연구가 많습니다. 밥을 먹고 10분 정도 걷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혈당 관리에 좋습니다. 운동의 방식으로는 한 번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보다는 저강도로 자주 하는 운동이 혈당 변동성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또 꾸준한 운동은 장기적으로도 혈당 변동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운동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규칙적인 식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혈당은 음식을 섭취하면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그때마다 인슐린이 분비되는데요. 잦은 식사는 베타세포가 여러 번 일을 하게 만들고 쉽게 피로하게 합니다. 간식을 자주 먹는 것보단 일정 시간에 식사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