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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⑫ 감염병의 진단 | 전세계를 뒤흔들다

김태영의 통합과학 사용설명서
⑫ 감염병의 진단
전세계를 뒤흔들다

 

 

편집자 주
2028학년도부터 모든 수험생이 수능을 치르는 ‘통합과학’은 물화생지의 기초 개념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과학적 사고력을 기르는 과목입니다. ‘통합과학 사용설명서’는 통합과학에서 꼭 알아야 할 핵심 개념을 짚고, 이를 실제 문제나 과학 기사 속 사례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보고된 COVID-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은 순식간에 전 세계를 뒤흔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이 감염병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2020년 1월 20일에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우리가 소중한 일상을 되찾기까지는 거의 3년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코로나 19가 이처럼 빠르게 확산된 이유는 바이러스가 새로운 돌연변이 형태로 등장했으며, 사람 사이에서 전염력이 매우 강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질병 중 병원체가 몸속에 침입함으써 생기는 질병을 ‘감염성 질병’이라고 합니다. 감염성 질병의 경우 다양한 경로로 병원체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으며, 특히 침방울(비말)이나 공기 중 미세입자(에어로졸)를 통해 병원체가 호흡기로 전달되는 경우, 짧은 시간 안에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 역시 비말 전파와 공기 전파가 모두 가능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불과 두 달 만에 하루 확진자 수가 수천 명에 이르는 폭발적 증가를 보였고, 사망자 수 역시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기존에 없던 새로운 병원체가 등장하면, 치료를 위한 약물이나 예방을 위한 백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전염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응 전력이 됩니다. 전염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미 감염된 사람들을 신속하게 찾아내고, 이들과 다른 사람들이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따라서 감염병 대응에서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코로나 19 유행 당시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코로나19 자가 검사 키트를 구매하여 스스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키트는 신속항원검사를 위한 것으로, 환자에서 채취한 검체 속에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특정 단백질이 존재하는지를 항원-항체 반응을 통해 확인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가 가진 단백질 중 일부는 우리 몸에 들어오면 항원으로 작용합니다. 항원이 침입하면 숙주는 이를 제거하기 위해 항체라는 면역 단백질인 항체를 만듭니다. 항체는 항원과 결합하는 부분의 입체 구조가 매우 특이적이기 때문에, 각각의 항체는 특정 항원에만 결합하는 특징을 가집니다.

 

 
 

 

신속 항원 검사 키트는 이러한 항원-항체 반응의 특징을 이용합니다. 검체를 넣는 투입부 근처에는 색소가 붙어 있는 항체 Ⅰ이 존재합니다. 검체에 바이러스 항원이 있다면, 이 항원은 항체 Ⅰ과 결합한 채 키트 내부를 따라 이동합니다.
키트의 검사선에는 같은 바이러스의 다른 종류의 항원과 결합하는 다른 종류의 항체 Ⅱ가 고정되어 있습니다. 항체 Ⅰ과 결합한 항원이 검사선의 항체 Ⅱ와 추가로 결합하면, 항체 Ⅰ이 가지고 있던 색소가 검사선에 모여 특정 색의 선이 나타납니다. 한편, 대조선에는 항체 Ⅰ과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대조군 항체가 고정되어 있습니다. 항체 Ⅰ이 항원과 결합한 상태이든 결합하지 않은 상태이든 대조군 항체와 결합하므로, 대조선에는 검체 속 항원의 유무와 상관 없이 항상 색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검체를 키트에 넣어주면 검사선과 대조선에 모두 색이 나타나고,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의 검체를 키트에 넣어주면 검사선에서는 색이 나타나지 않고 대조선에만 색이 나타납니다.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이용한 진단은 매우 빠르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감염자의 체내에 바이러스의 양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신속항원검사에서는 음성이었지만, 병원에서 PCR 검사를 받은 뒤 확진되는 사례도 자주 보고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코로나 19 감염자가 의무적으로 격리되어야 했던 시기에는 격리 여부와 격리 해재 여부를 신속항원검사가 아닌 PCR(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 결과로 결정하였습니다.

PCR 검사는 채취한 검체 속에 있는 매우 적은 양의 병원체 핵산을 복제하여 감염 여부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진단 방법입니다. 병원체의 핵산은 고유한 유전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만, 실제 검체에는 그 양이 극히 적기 때문에 바로 검출하거나 분석하기가 어렵습니다. PCR 검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체 속에 매우 소량 존재하는 바이러스 유전 물질을 반복적으로 복제하여 양을 크게 늘린 뒤 이를 검출합니다. 만약 검체에 바이러스의 핵산이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증폭 과정에서 충분한 양으로 증가하여 검출이 가능해집니다. 반대로 검체에 바이러스 유전 물질이 없다면 아무리 증폭해도 핵산이 검출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PCR 검사는 감염 초기와 같이 바이러스 양이 적은 상황에서도 높은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신속항원검사에 비해 검사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감염병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검사 방법을 상황에 맞게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기후의 변화는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병원체가 등장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또한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의 과도한 사용 역시 기존 치료법으로는 치료하기 어려운 슈퍼 바이러스나 슈퍼 박테리아의 등장을 야기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교통의 발달로 전 세계의 인구 이동이 더욱 빠르고 광범위해지면서, 새로운 병원체가 등장했을 때 순식간에 전 세계적 유행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습니다.
이 모든 사실은 매우 안타깝게도, 코로나 19와 같은 감염병이 언제든 다시 나타나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용 중인 진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물론, 더 빠르고 정확한 새로운 진단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 이루어져야 합니다.

 

김태영
서울대 생물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교육학과에서 교육 평가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교육학과 생물학의 융합적 시각을 바탕으로 강대수능연구소 과학연구실 책임연구원을 지냈고, 현재는 대치 두각학원과 대성 마이맥에서 통합과학 및 생명과학 강사로 활동 중이다.


통합과학 개념 실전 탐구

 

 

Q.그림 (가)는 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나타낸 모식도이고, (나)는 (가)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신속항원검사 키트이다. A와 B는 단백질과 핵산을 순서 없이 나타낸 것이다.

 

(가)
(나)
① (나)는 검체 속의 A를 검출하는 진단 방법이다. (○, ×)
② (나)의 대조선에는 (가)의 항원 단백질과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가 고정되어 있다. (○, ×)
③ (가)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의 검체를 (나)의 키트에 떨어뜨리면 대조선과 검사선에 모두 색이 나타나지 않는다. (○, ×)
④ 검체에 들어 있는 바이러스의 양이 적을 경우 (나)를 이용한 검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 ×)
A.정답 : ×, ×, ×, ○
해설(1) A는 핵산, B는 단백질이며, (나)는 바이러스의 항원 단백질 유무를 알아보기 위한 검사 도구이다.
(2) (나)의 대조선에는 진단 키트에 들어 있는 항체와 결합하는 대조군 항체가 고정되어 있으며, 검사선에는 바이러스의 항원 단백질과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가 고정되어 있다.
(3)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의 검체를 (나)의 키트에 떨어뜨리면 대조선에는 색이 나타나고 검사선에는 색이 나타나지 않는다.
(4)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이용한 검사의 경우 검체에 들어 있는 병원체의 양이 적을 경우 병원체가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Q.다음은 PCR 검사에 대한 설명이다. 옳은 설명에는 ‘○’를, 옳지 않은 설명에는 ‘×’를 표시하시오.
① 병원체의 특정 유전자를 증폭하여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방법이다. (○, ×)
② 검체 내에 병원체가 들어 있지 않다면 유전물질을 여러 차례 복제해도 병원체의 핵산이 검출되지 않는다. (○, ×)
③ 신속항원검사보다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진단을 할 수 있다. (○, ×)
④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한 진단 방법이다. (○, ×)
A.정답 : ○, ○, ×, ×
해설(1) PCR은 검체에 들어 있는 병원체의 유전자를 증폭하여 양을 늘린 후 검출하여 병원체의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방법이다.
(2) 검체 내에 병원체가 들어 있지 않다면 유전물질을 여러 차례 복제해도 병원체의 핵산이 검출되지 않으며, 검체 내에 병원체가 소량이라도 들어 있다면 유전물질을 복제했을 때 병원체의 핵산이 검출된다.
(3) PCR 검사는 신속항원검사에 비해 정확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린다.
(4) 신속항원검사는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한 진단 방법이고, PCR은 병원체의 핵산을 직접 검출하는 진단 검사이다.

 

과학기사로 개념 확장하기

 

 

① 신속PCR 쟁점 3가지(기사 클릭)

과학동아 2021년 5월호

 

이 글을 통해 기존 PCR과 신속PCR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할 수 있으며, 검사 속도·정확도·검체 방식 등에서 신속PCR이 가진 장점과 한계를 이해할 수 있어요. 또한 신속PCR과 타액 검체 방식처럼 현존하는 진단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검사 기술 개발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논의되고 적용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② 바이러스 확진부터 역학조사까지(기사 클릭)

과학동아 2020년 3월호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하는 유전자 기반 진단법인 PCR의 원리와 과정, 그리고 이를 개선한 실시간 PCR(Real-time PCR) 기술의 특징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PCR이 바이러스가 체내에 존재할 때만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한계를 보완하고 잠복기가 지난 후에도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항체 기반 진단법 개발도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③ 호흡검사만으로 세균 감염 쉽게 파악(기사 클릭)

과학동아 2000년 7월호

 

이 글은 비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헬리코박터 피로리 감염 여부를 간편하고 저렴하게 진단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신속항원검사나 PCR 외에도 다양한 진단법의 가능성이 존재하며, 새로운 진단 기술 개발을 위해 기존의 틀을 넘어선 다양한 접근 방식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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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김태영 대성마이맥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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