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사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과학적 지식과 증거로 진범을 찾고, 때론 재판 결과를 뒤집어 무죄를 증명하기도 한다.
과학수사에 쓰이는 대표적인 방법 3가지를 살펴보자.
CASE 01. 혈흔 형태 분석
혈액은 바닥이나 벽 등 사물에 튄 각도(충돌각도)를 통해 분출 지점을 유추할 수 있다. 점도가 낮은 액체는 외부의 힘에 민감해 움직임을 예측하기 힘들지만, 혈액은 물보다 점도가 6배 이상 높아 이전의 운동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돌각도가 지면과 수직인 경우 혈흔은 원 모양에 가깝고, 충돌각도가 작을수록 혈흔은 길쭉한 타원 형태가 된다.
충돌각도를 계산하면 혈액이 분출된 지점을 특정할 수 있다. 충돌각도에 맞게 혈흔의 앞머리 부분과 날아온 방향을 실로 연결한다. 피는 한 번에 많은 양이 튀기 때문에, 여러 개의 혈흔을 연결하면 줄이 겹치는 부분이 생기는데, 이 지점을 혈액이 분출된 지점으로 추정한다. 이런 방법을 ‘줄 연결 기법(String Method)’이라고 한다.
CASE 02. 법영상 분석
법영상 분석은 화질을 개선한 영상으로 사건의 진위를 확인하거나, 사진이나 영상 속 상황을 3차원 복원해 피해자 또는 피의자의 진술과 비교하는 방법이다.
또 영상 속 인물의 특징을 파악해 동일인을 식별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딥러닝 기반의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한다. AI는 사전에 학습된 3D 얼굴 기하 모델을 이용해 눈, 코, 입, 귀 등의 좌표를 추출한다. 이후 정면이 아닌 얼굴들은 기하학적 변환 방식인 ‘어파인 변환’을 거쳐 정면에서 바라본 이미지가 되도록 정렬한다. 이후 딥러닝 기술로 AI가 방대한 양의 사진 데이터를 학습하도록 하고, 학습을 마친 AI에 두 인물의 사진 또는 영상을 입력하면 동일인인지 확률값으로 알 수 있다.
CASE 03. DNA 분석
현재 전 세계 DNA 감식의 표준은 ‘STR(Short Tandem Repeat) 분석’이다. DNA에는 2~7개의 염기서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STR이라고 한다. 방대한 정보를 가진 DNA를 한꺼번에 분석하긴 어렵기 때문에 짧은 염기서열의 반복 정도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한국과 미국은 20개의 STR를 분석한다.
DNA는 사슬 두 가닥이 서로 마주보며 얽힌 이중나선 구조를 가지고 있다. STR 분석은 각각의 가닥에서 반복되는 STR의 개수를 분석해 고유한 값을 얻는다. 예를 들어 AGAT라는 염기서열이 한 가닥에서는 7번, 다른 한 가닥에서는 6번 반복된다면 (7,6)이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분석이 완료되면 해당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해 용의자나 실종자 등의 신원과 비교하는 작업을 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