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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광통신망 실현 앞당긴 전자동 광증폭기


광섬유연구실의 연구원들은 광통신용 전자동 광증폭기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데 자부심을 갖는다. 제일 앞줄 가운데가 김병윤 교수다.


연기와 봉화가 유일한 원거리 통신 수단이던 시대를 지나, 1880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전화를 발명하면서 유선통신은 사람들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를 한층 줄였다. 그 후 1백년이 채 되기도 전에 세계는 지구촌이라는 이름으로 더 가까워졌다. 광통신이 전세계 곳곳을 빛으로 휘감았기 때문이다. 세계의 인터넷 교통량은 전화를 통한 음성정보량을 2000년부터 앞지르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영상과 데이터 전송이 폭증함에 따라 2007년에 50배로, 2010년대에는 1백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제 첩첩산중의 천문대와 서울의 병원 사이에 원격진단이 이뤄지며, 대부분의 정보는 동영상의 형태로 전세계를 누빌 것이다.

현재 AT&T를 비롯한 세계의 통신 업체들은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발전에 따라 정보량과 전송 속도의 증가를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구축을 핵심적인 국가 사업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통신속도를 증가시키는 것. 여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여러 종류의 파장을 묶어 한 개의 광섬유를 통해 전송하는 파장분할다중화(WDM: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 방식이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빛이 부르는 멋진 신세계

광통신 기술은 머리카락 굵기의 광섬유를 통해 빛을 보내고 이 빛에 정보를 실어 보냄으로써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한다. 하지만 광통신 기술에도 복병은 있다. 빛이 광섬유 내에서 수십 km 이상 진행하면 빛이 점차 약해져 광증폭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WDM방식을 사용할 경우에는 광증폭기가 여러 색깔의 빛을 균일하게 증폭해 줘야한다. 이러한 광증폭기를 실현하는 것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 각국의 큰 숙제였다. 이 숙제를 KAIST의 김병윤 교수(물리학과)가 시원하게 해결했다.

김교수는 희토류 금속인 에르븀이 들어있는 광섬유를 사용해 만든 광증폭기에 이전에 개발한 능동형 파장 가변 필터를 접목시킴으로써 전자동으로 색깔이 다른 빛이 균일하게 증폭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증폭돼 나오는 빛의 파장별 차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균일하게 조절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수동식 광증폭기는 16가지 색깔의 빛을 증폭해 50만 회선을 동시에 전송할 수 있는데 비해 전자동 광증폭기는 1백가지의 빛을 증폭해 3백만 회선을 동시에 전송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교수는 “안정성을 확보한 제품이 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겸손해 하면서도 2003년 북미 전자동 광증폭기 수출시장 규모가 10억 달러라며 연구의 경제적 기술적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인다.

미래는 빛의 시대다. 우주의 역사가 1백50억년 됐다고 말할 수 있고, 28년 뒤 소행성 하나가 지구로 근접할 것이라는 것도 빛을 매개로 한 정밀한 천체 관측으로 가능한 것이다. 모든 정보는 빛에 실려 각 가정은 물론 전세계의 연구소로 흘러들어가 미래 사회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멋진 신세계는 빛의 세계를 말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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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장경애 기자
  • 사진

    박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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