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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구제역 전파

올겨울 혹한이 최악 확산 불렀다

바이러스가 박테리아, 동물, 식물 등 다른 생명체와 근본적으로 다른 특징은 이들이 세포가 아니라 ‘입자’라는데 있다. 세포로 이뤄진 생명체는 대체로 30~40℃ 부근에서 번식력이 가장 왕성하고 온도가 낮을수록 활동이 억제되거나 죽는다. 겨울철에 음식이 썩는 일이 드문 이유다.
 



그런데 입자인 바이러스는 온도가 낮을수록 더 오래 산다. 숙주에서 벗어나 홀로 있을 때는 사실상 ‘무생물’이기 때문이다. 세포처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영양을 섭취할 필요도, 호흡 할 필요도 없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가운데서도 가장 단순하고 작은 피코나바이러스과(科)에 속한다. 4가지 단백질이 각각 60개, 즉 240개의 단백질이 불과 8500여 개 염기로 이뤄진 게놈(30억 개인 인간 게놈의 40만 분의 1에 불과하다!)을 감싸고 있다. 공 모양인 바이러스 입자의 지름은 25nm(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 크기로 3000마리를 나란히 놓아야 머리카락 한 가닥의 지름이 된다.



바이러스가 살아 있느냐 여부는 단백질에 둘러싸여 있는 게놈이 온전하게 보존돼 있느냐에 달려 있다. 또 숙주(바이러스가 침투해 번식하는 생명체) 세포 표면을 인식할 수 있는 단백질도 온전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사실 구제역바이러스는 매우 연약한 편이다. 게놈이 DNA보다 훨씬 불안정한 RNA로 이뤄져 있고 외피가 없어 단백질 캡슐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충북대 수의학과 강신영 교수는 “단백질 구조가 변형되면 숙주의 세포 표면에 달라붙을 수 없다”며 “이런 변형은 온도가 높을수록 빨리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한편 단백질의 안정성은 용액의 산성도에도 민감한데 산성이나 염기성에서는 쉽게 변형돼 감염력을 잃는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추워 산성이나 염기성인 소독액이 얼어붙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제대로 죽이지 못하고 있다.


 

[산성이나 염기성 액체인 소독약은 구제역바이러스를 쉽게 죽일 수 있다. 그러나 추위로 소독약이 얼면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



온도와 구제역바이러스의 생존기간

구제역바이러스 입자가 떠돌아다닐 때 감염력을 유지할 수 있는 생존기간은 온도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한여름에 해당하는 37℃에서는 하루면 죽지만 올해 같은 추위에는 사실상 겨울 내내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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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한반도 바이러스 대공습!
Part 1. 구제역 전파
Part 2. 숙주 특이성
Part 3. 백신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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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강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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