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길을 걷다 보면 젊은 남성이나 여성들의 머리카락이 많이 컬러풀(colourful)해졌음을 볼 수 있다. 붉은 머리, 노란 머리, 진한 갈색 머리. 이런 머리카락 색은 인위적으로 물들인 경우다. 하지만 인종에 따라 머리카락 색이 원래 그런 경우가 있다.
머리카락의 색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피부 밑에는 털을 만드는 세포가 있다. 세포분열을 되풀이하면 그 안에서 털이 나온다. 이때의 털은 인종에 관계없이 모두 흰색이다. 세포 안에서는 털의 본체를 만드는 작업과 색소를 만드는 작업이 달리 이뤄지는데, 체내에 있던 새하얀 털이 몸밖으로 나오면서 비로소 인종마다 고유한 색소를 입힌다. 한국사람의 경우 검은색으로 염색된다.
털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또 빠진다. 빠지는 시기도 계절에 따라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머리카락은 가을에 잘 빠진다. 머리카락은 코털이나 눈썹에 비해 잘 자라지만 동시에 잘 빠지기도 한다. 머리카락이 다른 털에 비해 쉽게 백발이 되고 잘 빠지는 이유는 몸의 에너지 절약과 관계가 있다.
백발은 병적인 이유를 제외하고는 인체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취하는 수단이다. 다시 말해 털을 노화시키는 대신 다른 부분을 젊게 유지한다. 인간은 에너지 소모가 격력해질 경우 그것을 보충할 수 없게 되면 불필요한 세포분열을 줄인다. 그때 손톱, 머리카락, 비듬, 때 등이 그 희생의 제물이 된다. 대머리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해 볼 수 있다. 최근 젊은이 사이에 백발이 증가하는 까닭은 유전적 요소에다 불만이나 피로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게 되면 환경 요소나 스트레스의 영향을 더욱 강하게 받는다.
머리카락의 색깔은 멜라닌이라는 색소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동양인의 머리카락은 멜라닌 색소가 적어 갈색을 띤다. 백발은 멜라닌이 거의 없는 상태다.
스트레스로 백발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것은 멜라닌이 줄어들기 때문인지 모른다. 공포나 걱정으로 '하루밤 사이에 백발이 돼 버렸다'는 것은 사실 믿기 어렵다. 그렇게 갑자기 멜라닌 색소가 없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검은 머리를 갈색으로 물들이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심지어 검은 머리를 흰머리로 바꾸기도 한다. 패션이라고 한다지만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들이는 것은 털의 케라틴이라는 단백질을 약품을 사용해 갈색이나 은백색으로 만드는 것이다. 물들이는 것은 둘째치고, 멋있어 보이려고 하는 일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