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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개최된 1988년에 대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산업공학을 전공하며 산업공학이 제조, 유통, 통신, 금융, IT 등 다방면에서 활용되는 학문임을 알았다.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그중에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일까’, ‘나중에 사회에 기여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당시는 변화의 시기였다. 소련해체, 독일통일, 중국개방 등으로 인해 국제질서가 변화하고 있었다. 또 컴퓨터와 통신기술이 급속히 발전했고, 민주화를 비롯한 정치사회적인 변화도 일어났다. 이러다 보니 제조업의 위기의식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런 시기에 제조통합 및 자동화 연구실에 들어가 공부하면, 국내 제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없는 무인공장. 기계와 로봇이 힘들고 위험한 일을 대신해서 하고, 사람은 기계와 로봇에게 명령을 내리고 또 명령대로 실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모습을 꿈꿨다. 미국, 일본, 독일을 비롯한 선진국과 경쟁국가의 정부, 기업, 대학도 같은 모습을 그리며 많은 투자와 연구를 하고 있었다. 우리 연구실은 이들보다 앞서야 한다는 사명감을 불태웠다.

대학원 입학 후 바로 유연생산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밤새워가며 컴퓨터와 기계앞을 지켰다. 실패를 하고 마음앓이 하는 시간도 있었고, 가까스로 사고없이 운영할 수 있는 수준까지 만들고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쁨을 느끼기도 했다. 박사과정에서도 한동안 공장자동화와 씨름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반기술과 표준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도전적인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무식하면 용감할 수 있다고, 그 덕분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연구실의 친구, 선후배와 나눈 고민과 즐거움은 필자를 웃음짓게 한다. 피치 못해 밤을 새우는 동료와 함께 밤을 새우고, 연구실 바닥에 스티로폴을 깔고 그 위에서 잠도 자고,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는 컴퓨터 게임으로 내기도 했던 추억들을 잊을 수 없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공부하고 일하는 방법을 배웠던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

요즘에 우리 후배들은 산업공학이 어떤 학문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세계 도처에서 다양한 산업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는 선배들의 모습에서 답을 찾았으면 좋겠다.

 

 

 

 

2011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정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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