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의 시선을 사로잡은 우주사진
"진정한 발견을 위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이다.” -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허블우주망원경이 활약하기 이전에 인류는 아름다운 우주를 보지 못했다. 대기에 영향을 받아 흐트러진 별빛만 볼 수 있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찍은 우주사진은 과학적 가치를 지닐 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예술 작품에 영감을 불어넣는 재료가 됐다. 우주사진을 본 사람들은 시, 소설, 그림, 그리고 퀼트(수예 작품)로 표현했다. NASA는 지난해 허블우주망원경의 수리작업 과정을 아이맥스 영상으로 담은 ‘허블 3D’를 제작했다. 20년간 허블우주망원경은 2000개의 은하와 10억 개가 넘는 별을 관측했다. 그중 인류의 시선을 사로잡은 우주사진도 적지 않다.

암흑에너지 비밀 벗기고 유년기 우주도 포착
1994년 7월 천문학자들은 목성에 이목을 집중했다. 목성에 혜성이 충돌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허블우주망원경의 초점을 목성으로 돌렸다. ‘슈메이커-레비 9’ 혜성이 목성과 충돌하는 장면을 허블우주망원경에 잡아냈다. 우주에서 발생하는 혜성충돌 현장을 인간이 최초로 목격한 것이다. 이듬해인 1995년에는 허블우주망원경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를 담은 영상인 ‘허블 딥 필드’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 영상으로 우주 생성 초기에 이미 은하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우주의 나이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허블 딥 필드 외에도 은하들의 중심부를 집중적으로 관측한 결과 그곳에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포착했다.

수많은 성운들 속에서 별들이 탄생하는 영역을 찾아낸 것도 허블우주망원경이다. 또한 천문학계의 난제인 암흑물질의 존재도 확인했다. 은하단 내 은하들의 운동이나 은하에 분포해 있는 별들의 운동을 관찰한 결과였다. 2004년에는 멀리 있는 초신성 42개를 관측해 과학계의 최고 난제인 암흑에너지의 비밀을 한 꺼풀 벗기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 대대적인 수리와 첨단 장비 장착으로 거듭난 허블우주망원경은 빅뱅 이후 6억~8억 년 무렵의 유년기 우주의 은하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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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빛을 낚는 고해상도 카메라
허블우주망원경은 발사된 이래 5번의 수리작업을 거쳤다. 핵심 부품인 카메라와 광학장치 교체가 주 목적이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발사 당시 광시야행성카메라(WFPC)를 장착했지만 반사경 결함 때문에 1993년 첫 번째 수리 작업이 있기 전까지 무용지물이었다. 1994년 원래 있던 WFPC는 WFPC2로 교체했다. 초창기 촬영한 대부분의 우주사진은 WFPC2로 찍은 것이다. 1997년에는 ‘근적외선 카메라 및 분광계(NICMOS)’와 ‘우주망원경영상분광기(STIS)’가 추가로 설치됐다. NICMOS는 1~2.5μm(마이크로미터, 1μm=10-6m) 사이의 근적외선을 찍는 기기로 뜨거운 어린 항성을 품고 있는 성간구름을 관측하거나 활동적인 은하의 내부 특성을 연구하는 데 사용됐다.
2002년 장착된 고해상도관측카메라(ACS)는 가시광선과 자외선 영역에서 사용되는 카메라로 ‘울트라 딥 필드’를 촬영하고 암흑물질의 존재를 찾아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네 번째 수리임무를 마지막으로 퇴역이 예상됐지만, 계속 유지하자는 여론 덕분에 NASA는 2009년 5월 광시야카메라(WFC3)와 우주기원분광기(COS)를 새로 장착했다. 이 수리로 허블우주망원경은 자외선에서 민감도가 10배 증가했다. 앞으로 차세대 우주망원경과 함께 행성과 은하 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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