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진 초전도현상이나 초고속컴퓨터 등은 극한기술의 결과물이다.
극한기술은 이론과학 및 실험과학분야에서 선진국의 대학을 중심으로 개발되어 응용이 시작되었다. 그러다가 점차 산업체에 그 기술원리가 확산됨으로써 고부가가치의 제품생산, 신물질의 창조, 고도의 현상을 이용한 첨단공정의 개발 등이 가능해져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극한기술은 점차 이용이 확대됨에 따라 전기·전자산업 신소재산업 우주·항공산업 정밀기계산업 생명공학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핵심기술이 되었다. 기술개발의 첨단화경향에 따라 극한기술의 중요성과 응용분야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으며, 높은 기술수준과 함께 새로운 물리·화학적 기초원리의 적용성도 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하나의 극한기술을 적용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극한기술별 상호간 발생기술의 복합화, 응용분야의 다양화가 추진되고 있다.
극한기술의 응용분야를 (표1)에 정리하였다.
생명공학에도 활용
미국 일본 서독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들은 60년대부터 극한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하여 왔다. 이들 선진국에서 극한기술이 산업체로 이전되고 중요한 생산기반기술로 등장된 시기는 1970년대이다.
이러한 배경에 힘입어 70년 이후 극한기술 수준 및 응용분야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집적회로 신소재 초정밀제품 정밀화학 생명공학 등 첨단제품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기술로 등장되고 있으며 계속적인 기술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세계의 반도체 생산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은 1메가DRAM 4메가DRAM의 고밀도집적회로(VLSI)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초청정기술 및 고진공기술을 확보하였으며, 아울러 초고속컴퓨터용 조셉슨소자의 개발을 위한 극저온기술의 실용성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 일본 프랑스 서독 등은 극저온 초전도현상을 이용하여 시속 5백~1천㎞의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과 소련이 선도하고 있는 무중력기술은 우주개발·이용의 확대와 아울러 무중력상태에서의 순수의약품 제조 및 정밀원형부품(眞球) 생산을 시도하고 있다.
선진국의 극한기술 관련 연구기관 및 연구활동을 보면, 미국은 미항공우주국(NASA), IBM연구소 등에서 극한기술의 실용화 연구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MIT 스탠퍼드대학 일리노이대학 등을 중심으로 극한기술에 관한 기초연구와 응용원리개발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 극한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일본은 통상산업성의 공업기술원 산하 전자기술종합연구소(ETL) 계량연구소(NRLM) 기계기술연구소(MEL) 나고야공업연구소 등에 극한기술연구를 위한 전문연구 조직 및 인력을 강화하여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과기청의 금속재료연구소 무기재질연구소에서도 극한환경을 이용한 신물질 합성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연구활동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미국 행정부는 1987년 '초전도개발촉진 계획'을 수립하였으며 관련 연구비 규모를 2배로 확대하여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도 극한기술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차세대 산업기반기술 연구개발제도' '대형 공업기술 개발제도'등의 지원정책을 수립하여 과학기술진흥비의 25%정도를 극한기술분야의 연구비로 지출하고 있다.
극한기술 분야별로 선진국의 기술개발 동향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극저온/NASA가 가장 활발
극저온기술개발은 미항공우주국(NASA)을 중심으로한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다. 미국은 이외에도 미국립표준기술연구원(NIST),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 아르곤 연구소, 필립스 연구소 등에서 극저온발생연구, 극저온에서의 양자간섭장치, 조셉슨소자개발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일본 소련 등에서의 극저온발생기술도 발달되어 1K미만의 극저온을 실용화하고 있으며, 적합한 시스팀개발, 제조원가의 절감, 시스팀의 성능향상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극저온의 측정기술 개발현황을 보면, 미국은 레이크쇼어 및 IBM 등 첨단제품 생산회사를 중심으로 측정기기류를 생산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옥스퍼드대학을 중심으로, 독일에서는 레이볼드사와 지멘스사를 중심으로 일본은 도시바 히다치 스미도모 등에서 측정장치를 실용화하고 있다.
극저온 응용기술은 기술수준의 향상과 함께 응용대상 분야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소련은 공동연구로 5백메가와트의 열유체발전소를 소련에 건설하였고, LASI(미국) 등에서는 초전도를 이용한 무손실 전력송전을 모색하고 있으며 일본전자종합연구소는 작동시간이 기존 것보다 1백배 정도 빠른 조셉슨소자의 실용화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
이밖에도 극저온 응용기술 분야에서는 핵융합로, 초전도 자석에 의한 입자가속기, 시속 5백㎞급 자기부상열차, 핵자기공명현상을 이용한 인체의료진단(NMR-CT), 조셉슨소자를 이용한 초전도 양자간섭장치(SQUID), 저온에서의 고체수소 합성 등에 관한 실용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초고온/플라즈마 발생
초고온기술은 과거 30년 동안 미국과 소련이 중심이 되어 초고온 플라즈마의 발생(온도: 수억도, 밀도: ${10}^{14}$$g{cm}^{-3}$)및 제어응용에 관하여 집중적으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미국의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소련의 레베데프연구소, 일본 전자 기술종합연구소는 초고온을 위한 플라즈마생성, 고출력 레이저광의 집속기술, 플라즈마 밀폐에 관한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초고온 측정기술 분야에서는 미국립표준기술연구원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프린스톤대학 등과 일본의 계량연구소 전자기술종합연구소 전파연구소(CRL) 등의 표준기관을 중심으로 초고온 플라즈마의 온도 밀도 측정기술 및 열물성 측정기술을 개발하여 관련 산업계에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초고온 측정기술은 아직까지 발생기술 수준에는 미달되고 있다. 열물성 측정기술의 경우 신소재 개발의 촉진과 더불어 많은 발전을 가져와 전용생산설비가 출현하였으나 측정장치의 개발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사용중인 초고온 측정을 위한 톰슨산란법 분광분석법 등 초고온 플라즈마를 측정하는 기술의 정확도 향상을 위하여 미국립표준기술연구소 일본계량연구소 등에서 이론확립과 더불어 측정장비의 정확도 향상에 주력하고 있으며 열물성 측정을 위한 레이저 섬광방법(Laser Flash)도 함께 시도되고 있다.
한편 초고온 응용기술 분야에서는 초고온에 의한 고효율발전(열효율 55% 이상), 플라즈마응용 표면처리, 신물질을 이용한 내연기관, 로킷엔진의 설계제작, 핵융합발전기술, 첨단 세라믹스 합성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초고압/인조 다이아몬드
초고압 발생기술 분야의 연구활동은 미국의 하운드 엔지니어링사, 아메리칸 인스트루먼트사, 하이프레셔 등의 고압장치업체들이 1만5천기압 수준의 초고압용 튜브 및 밸브를 생산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도 미국의 빔트리플렉스펌푸, 트러블터빈사와 스위스 버크하트엔지니어링회사에서 초고압펌프 및 압축기를 개발, 보급하고 있다.
고압 측정장치는 미국의 하우드 엔지니어링사에서 개발한 분동식압력계로 3만 기압까지 측정이 가능하며, 미국을 비롯한 일본 서독 영국 등에서도 초음파측정으로 2만 기압까지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실용화하고 있다.
초고압에서의 재료합성시에는 초고압상태에서 2천℃이상의 초고온을 요구하므로 이를 측정하는 연구도 매우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초고압응용기술로는 공업용 다이아몬드 합성, 고속선반용 초경공구제작, 분말야금 고압성형 및 정밀요업 생산 등.
정밀요업은 제조과정에서 1천~2천 기압의 고압력이 필요하며 고성능 엔진부품, 세라믹스나 초경재료 등의 생산에 핵심 소재로 사용된다. 공업용 다이아몬드는 1천5백~2천℃이상의 고온과 5만 기압 이상의 초고압에서 제조되며, 이는 초고온 초고압상태에서 분자간 원자간의 거리가 축소되어 동일한 부피내에 많은 입자가 존재하게 됨으로써 초경결정구조를 얻을 수 있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공업용 다이아몬드는 정밀기계의 내마모성 작동부품, 초정밀가공 및 고속가공을 위한 다이아몬드 공구류 등에 사용되며, 다이아몬드 공구류는 고속강 공구보다 30배이상의 고속가공이 가능하고 뛰어난 내마모성에 의해 μ이하의 가공을 실현할 수 있다.
■고진공/진공청소기에서 입자가속기로
진공펌프가 산업현장에 도입된 후 산업고도화 경향에 따라 진공수준도 함께 발전되었다. 1940년대의 전구나 진공관 생산, 50년대에는 브라운관과 형광등의 제조 등에 기본이 된 진공기술은 점차 발달되어 60년대까지의 진공야금기술 수준을 거쳐 70년대 이후부터는 집적회로의 제조, 에너지개발, 신재료 합성 등 과학산업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진공의 발생기술은 현재 ${10}^{-13}$기압의 고진공을 창출할 수 있는 진공기가 판매되고 있으며, 멀지 않아 ${10}^{-12}$torr(약 ${10}^{-15}$기압) 수준의 극고진공장치도 상품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베리언사를 중심으로 고성능 펌프의 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며, IBM 벨연구소 등에서도 박막제조 및 진공표면처리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고진공에서의 측정기술은 현재 약 ${10}^{-15}$기압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진공표준의 역사는 80년대부터 미국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독일 일본 등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으며, 특히 스위스와 독일에서 개발된 점성식 진공계는 고진공 영역에서 안정된 측정치를 보이고 있어 진공표준 비교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한편 고진공 응용기술분야의 연구동향으로는 고순도 재료의 제조 및 가공, 다층의 반도체 집적회로의 구성, 초강력 레이저 발생, 핵융합을 위한 진공용기 제작, 입자가속기 및 정밀광학부품 제조기술 등이 있다.
진공은 정도에 따라 저진공 중진공 고진공 초고진공 등으로 구분되며 그에 따라 진공기술의 응용 분야도 달라진다. 저진공기술은 진공청소기 진공건조기 진공탈수기 등에 이용되고, 중진공기술은 형광등 수은등 플라즈마 표면처리 등에, 고진공기술은 전자현미경, 진공증착 브라운관 등에 이용되고 있다. 또한 초고진공기술은 입자가속기 우주용기자재의 연구 등에 응용된다.
■초청정(超淸淨)/클린룸
초청정기술은 고집적회로 제조를 위해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반도체 제조를 위해서는 집적도에 따라 고도의 청정공간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1K DRAM은 1970년도에 개발되었으며 청정도는 10만~1만 Class, 수준이었다. 그러나 64K DRAM일 경우에는 100 Class, 1메가 DRAM의 제조에는 1Class의 청정도가 요구된다. 현재 1M DRAM급 반도체 생산을 위한 Class1급의 청정실을 실용화하였으며, 멀지 않아 Class 0의 수준에 도달될 전망이다.
청정실은 청정도와 기류의 상태를 종합해서 수직층류식 수평층류식 난류식 등의 3가지로 구분된다.
초정정기술의 응용분야는 매우 광범위하다. 현재 선진국에서는 선폭을 1μ이하로 형성하여 1메가 DRAM급 이상의 반도체 제조, 효소반응 및 유전자 실험연구를 위한 초청정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면의 가공, 정밀렌즈의 가공, 고순도 정밀 우주선 조립, 로봇 조립 등을 위해 초청정기술이 응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초청정기술은 병리치료를 위한 무균실, 방사능 사용장소에서의 분진제어용으로 응용되고 있으며, 응용분야의 확대 및 기술수준의 고도화를 위해 계속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무중력/우주·항공산업에 필수
무중력기술은 베어링용 금속진구(眞球)의 생산, 세라믹스 제조 등 복합재료 생산, 자성체 및 단결정물질의 제조, 생체기원물질의 생산 등에 이용되고 있다.
우주환경은 고진공 상태, 격심한 온도변화, 강한 방사선, 강한 진동 및 충격이 수반되기 때문에 이에 견딜 수 있어야 하고, 아울러 장치의 경량화와 낮은 소비전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므로 고도의 첨단기술이 필요하게 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극한기술은 각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으며, 산업발달과 기술혁신 추세에 따라 산업계의 기술수요도 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극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선진국들은 자체 기술개발로 기술우위를 지켜나가기 위해 국책적으로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기술보호주의 경향이 고조됨에 따라 극한기술의 전문화, 기술이전 회피 등의 보호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2000년대의 기술선진국으로서의 위치를 확립하고, 증대되는 기술수요를 충족하기 위하여 극한기술의 독자적인 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