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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3 수식으로 예측한 박태환 2관왕 가능성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오차 내 접전

베이징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의 메달 가능성을 소개하는 뉴스가 매일 쏟아지고 있다. 여러 금메달 후보 중에서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는 선수는 단연 박태환이다. 출중한 외모와 온화한 성품뿐만 아니라 세계 정상급 선수와의 경쟁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 수영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박태환은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을까. 기록은 얼마나 단축할까. 그동안의 기록을 수식모형으로 분석해 그의 금메달 가능성을 전망해보자.


나이에 따른 수영선수의 기록변화^보통 수영선수는 전성기에 다가갈수록 기록이 좋아지고 전성기(t*)에 최고 기록을 내며 그 뒤 기록이 퇴보하는 주성장곡선을 따른다. 하지만 물안경에 물이 들어오는 문제처럼 단기변동이 나타나 실제 기록은 주성장곡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감독의 3가지 고민을 그래프로

지난 5월 7일 태릉선수촌에서 박태환을 지도하고 있는 노민상 감독을 조심스레 만났다. 노 감독의 고민은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먼저 박태환의 전성기가 언제일지 고민할 것이다. 운동선수는 누구나 전성기가 있지만, 정확히 언제라고 쉽게 말할 수 없다. 대부분의 수영전문가는 세계적 선수들을 볼 때 수영선수의 전성기, 즉 최고 기록을 내는 시점을 보통 19~20세로 본다. 야구의 이승엽처럼 다른 종목의 선수가 30세가 넘어도 최고 기록을 내는 것과는 다소 다르다.

둘째로 과연 전성기의 최고 기록이 얼마인지 알고 싶을 것이다. 최고 기록이 어느 정도인지는 박태환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체육계의 최고 관심사다. 전성기에 박태환이 세계 신기록을 깰 수 있을지 대단히 궁금해한다.

셋째로 전성기까지 얼마나 빨리 기록을 단축할까 고민할 것이다. 박태환은 1년 전쯤 태릉선수촌을 떠났다가 지난 2월 다시 돌아왔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더 빠른 시간 안에 기록을 단축하기 위한 숙고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이런 3가지 고민을 과학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그래프로 표현할 수 있다. 선수는 전성기에 자신의 최고 기록을 달성하고 그 뒤 점차 퇴보하는 주성장 곡선을 따를 것이다. 이외에도 기록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물안경에 물이 들어와 수영에 지장을 준다든지 하면 단기변동으로 나타날 것이다.


올해 전성기를 맞은 박태환(1)은 베이징올림픽에서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2), 호주의 그랜트 해켓(3)과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물안경문제는 단기변동요인

선수의 주성장곡선은 나이에 따라 기록이 지수함수적으로 좋아져 최고 기록에 도달했다가 다시 퇴보한다고 가정했고, 최고 기록 시기 전후의 변화가 대칭적이라고 가정해 지수함수에 제곱을 포함했다. 필자는 선수의 기록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양상을 설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수식을 개발했다.

(수식)

이 수식에서 기록(t)은 t 시점에서 박태환의 기록이고, t*는 박태환이 가장 좋은 기록을 낼 때의 나이며 이때 기록이 바로 ‘최고 기록’이다. 즉 나이(t)가 t*가 되면 수식의 분모가 1이 돼 그때 기록이 최고 기록이 된다. δ는 단기적으로 해당시점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것이다.

먼저 박태환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자유형 200m, 400m, 1500m에서 거둔 기록을 살펴보자. 그동안 박태환은 자유형 3종목에서 자기 기록을 갱신해왔다. 기록은 50m 롱코스보다 25m 쇼트코스에서 더 좋다. 쇼트코스에서는 롱코스에서보다 턴을 더 많이 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개발한 수식에서 박태환의 기록에 대한 계수들(최고 기록, t*, δ)을 통계적으로 추정해 구했다. 물안경에 물이 차 기록이 좋지 않았다는 점과 쇼트코스 경기를 단기변동으로 고려했다. 또 데이터가 부족해 200m, 400m, 1500m를 한꺼번에 사용했으며 모든 수치를 50m당 기록으로 바꿔 분석했다.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수식)

여기서 ${D}^{200}$, ${D}^{400}, ${D}^{1500}은 각 종목을 구분하는 가변수(이진변수)이며 ‘쇼트코스’, ‘물안경문제’도 쇼트코스인지, 물안경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구분하는 가변수인데, 이들 가변수는 0이나 1의 값을 갖는다.

특히 수식에서 보듯이 박태환이 최고 기록을 낼 수 있는 전성기는 만 19.21세로 분석됐다. 베이징올림픽 남자자유형 400m 결승이 열리는 올해 8월 10일 박 태환의 나이는 만 18.9세이다. 박태환은 올림픽이 열리는 해가 자신의 전성기와 겹치는 행운까지 누리게 된 셈이다.

또 그의 최고 기록은 200m에서 1분46초26, 400m에서 3분44초26, 1500m에서 14분54초로 각각 예측됐다. 각 종목의 실제 기록과 모형에 의한 기록을 대조해보면 차이가 거의 없다. 모형이 실제 기록을 설명하는 능력이 약 98%에 이르기 때문이다.
 

박태환의 자유형 기록


전성기의 박태환, 한물간 경쟁자 만나

똑같은 수식을 박태환의 주요 경쟁자인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와 호주의 그랜트 해켓에 적용해봤다. 이들의 전성기도 박태환과 거의 동일하게 만 20.24세로 분석됐다. 오는 8월 10일 펠프스는 23.1세이고, 해켓은 28.3세인데, 두 선수 모두 전성기를 지난 상태다. 전성기에 펠프스는 200m에서 1분45초18, 400m에서 3분47초35를 각각 기록하며, 해켓은 400m에서 3분40초94, 1500m에서 14분41초49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성기 기록을 분석한 결과만 놓고 보면 박태환이 어느 종목에서나 펠프스나 해켓을 넘어서진 못한다. 다행히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전성기에 도달한 박태환이, 전성기를 지난 두 선수와 경쟁한다.

베이징올림픽 때 각 종목에서 세 선수의 기록을 예측해봤다. 아쉽게도 세 선수 모두 각 종목의 세계 기록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태환은 200m에서 1분46초28을 기록해 펠프스 (1분45초41)에 뒤지는 반면, 400m와 1500m에서는 3분44초31과 14분54초16을 각각 기록해 해켓(3분44초63, 14분56초19)에 앞설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박태환이 헤켓을 앞선다는 것은 예측오차 내의 결과이다. 따라서 박태환이 우리의 희망대로 2개의 금메달을 딸 수 있을지는 그날의 컨디션에 달려 있는 셈이다. 최소 은메달 2개는 딸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본다.

간단한 수식으로 선수의 전성기나 기록을 예측하는 작업이 매일 15km를 물에서 보내는 선수들에 대한 결례일지 모르겠다. 체육 전공자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유럽 국가처럼 스포츠의 승패나 기록에 따라 상금을 타는 복권이 발전한 나라에서는 스포츠 기록에 과학적이고 계량적으로 접근하는 분야가 최근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물론 필자가 가정한 모형은 앞으로 더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전성기 이후의 기록 퇴화 속도가 이전의 기록 단축 속도와 다를 것이란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다만 필자가 예측한 대로 박태환이 당당히 경쟁자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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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차경천 마케팅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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