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영화라고 하면 극장용 영화를 생각하지만 극장은 하나의 상영장소일 따름이다. 20세기에도 영화제작자들은 비디오용과 극장용을 별도 판매했다.(편집을 약간 달리했음)
21세기초에 극장에가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어질지라도 영화산업은 번창할 것이다. 늘어나는 여가, 완전히 대중화한 비디오, 여기에다 선명하고 입체적인 영상의 박진감 그리고 커다란 TV화면은 오락매체로서 영화가 존속, 번영하는데 좋은 조건이 될것이다.
극장(영화관)은 21세기 초에는 두개의 다른 유형으로 나뉘어질것이다. 하나는 예술지향성 극장이랄까, 소형영화를 만들어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주제와 방법으로 실험적인 작품을 많이 상영하는 극장이다. 다른 하나는 첨단 전자기술을 이용한 '하이테크 극장'일 것이다.
이런 극장에서는 예컨대 20세기 후반에 활약했던 인기배우가 다시 태어난 것처럼 보여줄 수 있다. 과거의 필름을 다시 돌리는게 아니고 그래픽기술 등을 이용해 외모나 목소리를 전자공학적으로 재생 시키는 것이다. 만화까지도 새로운 전자기술로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들 것이다.
가장 완벽한 배우, 적어도 외모에 있어서 팔방미인형의 배우가 존재할 수 있을까. 21세기의 과학 기술은 그런 인간을 찾으려는 제작자나 프로듀서의 수고를 덜어줄것이다. 물론 21세기에도 멋진 배우는 등장할 것이지만 보다 완전을 추구하면서 사람이 해내기 어려운 것까지 척척 해내는 로봇배우가 등장할 것이다.
로봇 배우는 너무나 깜찍해서 대개의 장면에서는 로봇인지 인간인지 관객들은 구별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로봇은 물론 전선과 밸브와 마이크로칩의 집합체에 불과하지만 말을 타고 달리거나 우주비행을 할 경우 정말 실제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클로즈업된 상태에서 미묘한 감정의 표현 같은 것을 해야 될때 과연 로봇배우가 해 낼수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연출자는 그럴때 실제인간배우를 등장시켜 관객을 속일 것이다. 집에서 즐기는 영상오락의 소스로서 TV방송과 VTR는 21세기초에 오히려 20세기 후반에서보다 더 많은 사람이 즐기게 될 것이다. 물론 여행과 별장에서의 휴식이 광범하게, 서민층까지 즐기는 것이 되겠지만 일단 실내에 들어앉게 되면 그림이나 소리를 즐기는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TV브라운관은 거의 벽크기로 될 것이고 20세기의 80~90년대부터 꾸준히 개발한 고화질 영상은 21세기초에는 완전한 단계에 이를 것이다. 브라운관의 주사선은 배로 늘어날것이고 영상이나 소리 모두가 디지틀신호로 전송될 것이다.
21세기초에 가능하게 보이는 혁명적인 영상매체는 영상막이나 브라운관이 없이 영상을 보는 장치이다. 과연 그런것이 있을수 있을까? 20세기 60년대에 미국과 유럽을 휩쓴 환각제의 경우를 연상해 보라. 사용자 뇌속에서 어떤 영상이 전개되었을까? 가칭 직접연결매체(direct-connect medium)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그것인데 이런 매체중의 하나로 VTR에서 영상을 눈의 망막에 직접 투사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사람의 눈이 브라운관이나 영사막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공상과학소설가들은 이미 20세기에 이런 매체를 묘사한바 있다. 또 늘 첨단을 달리는 군수산업계에서 전투기 조종사가 조정장치를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 뇌 속의 심안(心眼)을 이용해 비행기를 조정하는 실험을 계속해 왔다. 어느 산업보다 치열한 경쟁속에서 신제품 개발에 열중해 있는 가전업계에서는 직접 전달매체의 개발에 총력을 기울을 것이고 2020년경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결국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품개발을 해내고 말 것이다. 그러나 직접연결 영상이 뇌에 어떤 영향을 주게될 것인가? 21세기 초에도 왕성한 상업주의는 그것이 초래할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는 무관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