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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모바일 三國志

세계 모바일 산업의 중심, 한·중·일

동아시아가 첨단 디지털 산업과 역동적인 모바일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화기, 라디오, 텔레비전, 유선 인터넷은 미국과 유럽이 먼저 보급에 나서 관련 산업과 문화를 이끌었지만, 모바일 미디어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선도하고 있다. 2006 독일월드컵 때 독일의 한 디자인회사가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의 이미지를 축구공에 담았는데, 이들이 선택한 한국의 대표 이미지가 바로 IT와 모바일이었다.

홍콩과 대만은 휴대전화 보급률이 100%에 이르렀고, 한국과 일본도 6세 이상 전체 인구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비율이 70%를 넘어섰다. 중국은 휴대전화 보급률이 30%에 지나지 않지만 가입자 수로 보면 세계 1위다.

하지만 이런 양적인 팽창에도 불구하고 한·중·일 삼국이 휴대전화 인터넷을 활용하는 범위는 매우 제한적이다. 동아시아가 모바일 산업과 문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광활한 인터넷 망에 모바일 미디어를 접목시킨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또 각 나라의 문화적 특성과 인터넷의 사용행태 그리고 모바일 인터넷의 특성을 고려한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 한·중·일 삼국이 모바일 미디어에 대해 학술, 산업, 기술, 예술 등 다양한 측면으로 활발하게 교류한다면 큰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일본은 어린이 휴대전화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반다이사와 윌컴사가 합작해 만든 어린이 휴대전화. 유해사이트 차단기능이 있다.


베루토모, 일본의 모바일 문화를 이끌다

일본은 한·중·일 삼국 중 모바일 인터넷을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1999년 엔티티 도코모(NTT Docomo)사가 ‘아이모드’(i-mode)라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2년 만에 이용자수가 3천3백만명을 넘었다. 일본에서는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비율보다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비율이 더 높다. 전체 인터넷 이용자의 33.5%가 휴대전화로만, 28.3%가 컴퓨터로만 인터넷에 접속한다.

일본의 휴대전화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진 데는 독특한 문자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한몫했다. 1990년대 중반 일본 청소년들은 무선호출기로 얼굴을 알지 못하는 또래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이른바 ‘베루토모’(벨 친구)라는 문화를 만들었다. 1990년대 말 이메일이 가능한 휴대전화가 등장하자 이들은 ‘메루토모’(이메일 친구)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이어갔다. 이 문화가 확산되면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이메일 사용이 급속도로 높아졌다.

일본 히도츠바시 대학의 이시 교수는 “일본의 모바일 인터넷은 컴퓨터 인터넷의 연장이나 대체물이 아닌, 무선 호출기와 휴대전화로부터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베루토모 같은 익명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일본의 전반적인 인터넷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에서는 인터넷에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는 일이 매우 드물다. 최근 젊은 층에 확산된 블로그는 대부분 인터넷 아이디로 운영되며, 익명으로 의견을 펼치고 토론하는 ‘2채널’이라는 사이트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의 인터넷은 오프라인과 거리를 두는 대안적 공간의 성격이 강하다.
 

한국은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1위지만 모바일 인터넷 사용률은 저조하다.


유비쿼터스 코리아 어디로 갈까?

우리나라는 정부가 90년대 말부터 일반 가정에 초고속 인터넷 보급에 앞장서온 결과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를 줄곧 지켜왔다. 휴대전화 인터넷 사업도 정부의 ‘유-코리아’(U-Korea, Ubiquitous Korea) 정책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모바일 인터넷 인프라에 비해 활용이 매우 저조하다. 이메일을 포함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휴대전화 비율이 전체 휴대전화의 89%에 달하지만, 휴대전화로만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1.7% 밖에 안된다.

한국이 휴대전화 인터넷을 널리 사용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문자 전송시스템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동일한 휴대전화 사업자의 가입자 사이에서만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휴대전화 사업자가 달라도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컴퓨터와 휴대전화의 사용 환경 차이도 중요한 이유다. 컴퓨터는 인터넷을 이용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하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작은 문자판과 화면 때문에 휴대전화 멜로디 다운로드, 음악 및 사진 전송,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부분에 활용범위가 치우쳤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이동통신 기술이 개발되며 휴대전화 인터넷 활용 범위가 다양해지고 있다. 2006년 6월부터 상용화된 와이브로(Wibro, Wireless Broadband)는 이동 중에도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멀티미디어 방송 같은 대용량 데이터도 처리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저렴한 요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가 인기다.


정부가 일으킨 대륙의 모바일 바람

중국의 경우 정부가 1997년 ‘중국 텔레콤’에서 모바일 산업을 분리해 ‘차이나 모바일’(China Mobile)을 설립하면서 모바일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중국 사람들 대부분은 모바일 미디어의 사용료에 부담을 느낀다. 그래서 싼 요금으로 모바일 미디어를 사용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활성화됐다. 저렴하게 휴대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선불카드와 일정 지역에서만 통화가 가능하지만 통화료는 유선 전화 수준인 ‘리틀 스마트’(Little Smart) 폰이 인기다. 또 문자서비스(SMS)를 음성통화보다 많이 사용한다. 문자서비스는 ‘엄지손가락의 경제혁명’이라 불릴 만큼 중국의 모바일 미디어를 주도했다. 이제 단순한 문자 기능뿐만 아니라 멜로디, 게임, 일기예보 같은 업그레이드형 문자정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중국 시장의 규모와 가능성 때문에 많은 외국 자본이 중국의 모바일 미디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과 MP3폰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등 중국의 모바일 미디어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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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정주영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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