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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 커넥티드(Connected)

보이지 않는 커넥션의 예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네비게이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핸들을 돌리며, 짱공유로 개봉중인 영화를 다운받고, 매순간 찍어낸 사진을 친구들과 나누는 일은 우리의 일상이 됐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 공간을 매개로 누군가와 또는 무엇인가와 끊임없이 ‘접속’한다. 디지털데이터를 이동시키는 수치적 능력을 뜻하는 주파수대역은 내 자신을 친구와 커뮤니티와 다른 세상과 연결하는 사적이고도 사회적인 관계의 조건을 의미하게 된 것이다. 가상과 실재, 이종생명체와 인간, 과거와 현재,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전에는 별개로 존재했던 요소들이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미디어아트 전문미술관 ‘아트센터 나비’가 기획한 ‘Connected’전은 모바일 기기와 인터넷으로 24시간 확장하는 우리 삶이 새로운 관계를 맺는 모습에 귀기울였다. 예술가이자 건축가, 프로그래머이자 해커인 예술과 미디어 기술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휴대폰문화, 도시환경, 가상현실, 신(新)에코시스템, 음악, 디지털 자본주의에 대한 시적이고, 유머 있게, 때로는 도전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자율 광비행체 2.0(ALAVs 2.0)


‘비생물체들이 인간과 함께 생각하고 행동하는 미래의 모습은 어떨까?’


제드 버크는 네트워크에 기반한 새로운 생태계를 표현했다. 그는 ‘자율 광비행체’가 예술과 기술, 디자인을 접목한 ‘이종생명체와 함께 살아가기’에 대한 실험이라고 말한다.


이는 생체모방공학(biomimetics)을 적용해 탄생시킨 기계와 인간 사이의 ‘과도기적 종(種)’으로 관객들은 휴대폰으로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누고 먹이도 줄 수 있다.


최신 인터랙티브 음성인식 기술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와 선마이크로시스템사가 개발한 선스팟(SunSpot)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이 프로젝트는 소위 ‘유비쿼터스’라는 수사학에서 벗어나 실제로 인간이 환경과 관계 맺고 소통하는 모습을 그렸다.

 

공유지(Common Grounds-Devmap) 워크스페이스-언리미티드 2002^실제공간과 가상현실을 네트워크 상에 재구성한 프로젝트.


공유지(Common Grounds - Devmap)
 

벨기에의 미디어아트 팀 ‘워크스페이스-언리미티드’는 2002년부터 ‘공유지’(Common Grounds)라는 프로젝트로 인터넷으로 연결된 가상환경을 실험해왔다. 건축과 미술을 전공한 이들은 3D 멀티미디어 게임 ‘퀘이크Ⅲ’(QuakeⅢ)엔진을 변형해 게임공간을 사람과 실제 건축물, 예술센터를 연결하는 공공의 영역으로 전환시켰다.

이들이 재구성한 곳은 캐나다 몬트리올의 SAT 센터,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V2 미디어아트 센터, 벨기에 겐트의 부르이트 아르누보 건물, 그리고 아트센터 나비 전시장이다. 네트워크에 로그인한 사용자는 실제 미술관에 들어간 듯 작품을 감상하고 다른 곳에서 동시에 접속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발자국(Footprints)


앤 푸차론과 마크 아고의 ‘발자국’은 관객들이 카메라폰으로 직접 촬영한 발 이미지를 휴대전화로 전송해 완성하는 작품이다. 땅을 딛고 서있는 나의 발과 그 장소의 이미지는 ‘내가 여기 있었다’는 기억의 메타포이자 끊임없이 이동하는 디지털 유목민의 흔적이다.
 

싸이월드, 플리커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진 나눠보기’같은 인터넷의 공유 문화를 작품으로 연결시켰다. 각기 다른 시공간을 담아내는 이 사진들은 한 개인 삶의 편린이자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자율 광비행체(ALAVs) 제드 버크 2005~2006^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된 인터렉티브 오브젝트.


구글은 스스로를 잠식한다 (Google Will Eat Itself)


개방성과 자유, 나눔의 미학을 갖는 네트워크도 거대자본의 지배와 정보조작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UBERMORGEN.COM의 넷아트 작품 ‘구글은 스스로를 잠식한다’(Google Will Eat Itself)는 인터넷 판을 점령하며 글로벌그룹으로 거듭나고 있는 구글을 상대로 경고장을 던진다. (www.gwei.org)


이들은 구글사의 가장 큰 수입원인 광고시스템 ‘애드센스’(AdSense, 웹사이트 방문자가 작은 구글 광고 텍스트를 클릭할 때마다 소정의 금액을 받는 시스템)를 수많은 네트워크 사이트에 심어놓고 이를 통해 수익을 거둬들인다. 이 수익으로 구글사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결국 구글사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이다. 계산에 따르면 2억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모바일공모전 작품


전통적인 미술관이 아닌 내 손안에서 즐기는 예술작품이란 어떤 것일까. 지난 4개월간 진행됐던 국제 공모전 ‘모바일 아시아 2006’의 수상작은 전시장뿐만 아니라 위성DMB 채널(TU 미디어의 채널블루)에서도 동시에 전시해 ‘모바일 세대’의 새로운 창작물의 모습을 예견하고 있다.

커넥티드(Connected)전은 네트워크 기술로 변모하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물체, 사람과 사이버 공간 사이의 새로운 관계와 정체성에 대한 흥미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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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진화하는 네트워크
기획1. 모바일 三國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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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허서정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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