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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달이 된 '아누셰 안사리'

지난 11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에 위치한 스탠퍼드대에서 여성 최초 우주여행객인 아누셰 안사리의 강연이 있었다. 페르시아 학생회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520명 정원의 강당이 안사리를 보러온 사람들로 빼곡히 채워졌다. 청중의 대부분은 미국에 거주하는 이란인. 그들은 강연을 통해 같은 민족인 안사리가 실현한 우주여행에 긍지와 자부심을 느꼈다. 아누셰 안사리는 강연이 끝난 뒤 과학동아 독자를 위해 특별 인터뷰에 응했다. 그녀가 우주에서 가져온 감동과 꿈을 들어본다.
 

ISS 도착해 승무원들과 만난 안사리. 10일간의 우주여행은 그녀의 기억 속에 평생 남을 감동이었다.


Q_무중력인 ISS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먹는 것, 입는 것, 생활하는 모든 것이 새로웠어요. 무중력에서 움직일 때는 작은 힘으로도 큰 속도가 나요. 처음엔 지구에서 하던 대로 힘을 줘 움직이다가 벽에 부딪혀서 멍이 많이 들었어요. ISS의 한쪽 문 앞에는 ‘속도 제한 230km/h’라는 표지판도 붙어있답니다.

Q_강연에서 보여준 동영상에서 머리 감는 장면이 인상 깊던데

우주공간은 여성에게 불편한 점이 많아요. 가루 화장품은 사용할 수 없죠. 물이 귀해서 샤워도 제대로 못하고 씻을 때는 오직 젖은 수건, 마른 수건으로 번갈아 가면서 닦는 게 전부죠. 무중력에서 마음껏 샤워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에게 큰 상금을 주고 싶어요.

Q_우주여행으로 달라진 게 있다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어요. 지구에서는 작은 것 하나에도 마음을 빼앗겨 걱정했는데,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국경도, 전쟁도, 가난도, 걱정도 없이 평화로워 보였죠. 제가 걱정하던 일들이 너무 하찮게 느껴졌고, 실타래처럼 엉킨 세상의 많은 일도 다 풀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생겼죠.

Q_귀환 후에 달 여행 진흥 기금을 전달했는데, 앞으로 계획은?

안사리 X프라이즈 재단(Ansari X Prize)의 일을 계속할 거예요. 앞으로는 ISS로 떠나는 여행뿐만 아니라 달 여행도 할 수 있는 때가 있겠죠. 기회가 된다면 저도 가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우주여행의 꿈을 실현하기 기대합니다.

Q_이란에서는 안사리 씨를 ‘또 하나의 달’이라고 하던데

제가 태어난 나라 이란을 사랑합니다. 귀환 직후에 이란 전통의상을 입고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었죠. 지구환경에 적응이 덜 되서 몸놀림이 부자연스러웠지만 너무 행복했어요. 이란 국기를 단 우주복을 입고 세상에 알리는 것도 제게는 큰 영광이었답니다. 이란에서는 여성을 달로 표현해요. 그래서 ‘또 하나의 달’이라고 부르는 것이에요.

Q_우주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두 가지를 당부하고 싶어요. 첫 번째로 공부를 열심히 하세요. 아는 만큼 경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습니다. 저도 지금 대학원에서 천문학을 공부하고 있어요. 나중에 다시 우주여행을 하거나 재단 일을 더욱 즐기고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서죠. 두 번째로 자신의 꿈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해요. 주변에서 제 꿈을 비현실적이라고 놀렸지만 꾸준히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면서 꿈을 구체화할 수 있었고, 그 꿈에 대한 열정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준 사람들도 만나게 된 거죠.

Q_꿈을 성취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자신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요. 꿈을 이루려면 ‘꿈을 이룰 수 없다’‘포기하라’고 외쳐대는 자기 내면의 소리를 없애야 합니다. 한 번 꿈을 품으면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하고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열정을 가지고 노력해야 해요.

Q_과학동아 독자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정보화 시대에서 지식은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습니다. 지식을 바탕으로 뭔가를 이룰 수 있지만, 이 시대에 진실로 필요한 것은 지식을 뛰어넘고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상상력입니다. 상상력은 우리의 미래를 우주탐험과 세계평화, 환경보전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과학동아 독자들이 이런 상상력을 가지고 세계를 이끌어 나가기를 소망합니다.
 

아누셰 안사리가 과학동아 독자를 위해 사진에 직접 사인(사진 왼쪽 겨드랑이)을 해서 보냈다. 그녀의 말처럼 상상력이 현실로 이뤄지는 세상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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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김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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