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기도 어렵고 벗기도 어려운, 기껏 입고나면 뒤뚱거리며 움직여야 하는 모습으로 우주복을 기억하고 있었다면 생각을 바꿀 때가 왔다. 최근 새롭게 출시된 우주복들은 지난 50년의 고루함을 넘어서 때로는 편리함으로, 때로는 힙하고 쿨한 감성으로, 때로는 엘레강스한 이미지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과연 어떤 우주복이 있을까. 다채로운 24FW 시즌 우주복들을 살펴봤다.
지구에서 봐도 프라다, 명품 우주복
지난 10월 16일(현지 시각) 프라다와 액시엄 스페이스가 협업해 만든 우주복 AxEMU는 우주과학자들과 디자이너 모두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빨간 라인이 포인트로 들어간 우주복은 달과 38만 4000km 떨어진 지구에서 봐도 프라다의 감각을 상기시킨다. 뿐만 아니라 프라다는 혁신적인 봉제 기술로 기능성과 디자인 모두를 잡아냈다. 이 우주복은 추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달 착륙 계획인 ‘아르테미스 3호’ 계획에서 쓰일 예정이다. 2026년 출시 예정. 가격 미정.
스페이스 룩의 창시자, 우주복으로 돌아오다
프랑스에서 활동한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이 1960년대 일찍이 우주복에서 영감을 받은 ‘스페이스 룩’을 선보였다는 사실을 아는가. 미래주의의 첨병이었던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가 우주복으로 돌아왔다. 2024년 9월, 유럽우주국(ESA)에서 사용할 우주비행사용 훈련복을 공개한 것이다. 이 우주복은 ESA의 달 탐사 미션 시뮬레이션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가격 미정.
차세대 우주복의 선두 주자, 스페이스X SpaceX
2017년 8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항공 회사 ‘스페이스X’가 공개한 우주복은 충격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슬릭하게 빠진 몸선과 군더더기 없이 핏한 우주복이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연상시킬 만큼 미학적으로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7년이 지난 2024년 5월, 스페이스X는 최초의 우주 관광용 민간 선외 우주복을 발표했다. 특유의 슬림함은 그대로 유지한 채 우주 생존 기능과 헬멧에 쓰이는 디스플레이까지 업그레이드했다. 우주복은 비매품이나 피규어는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서 구입 가능하다. 300달러.
발레를 해도 무리 없는 플렉서블함을 우주에서
헬스장에서 땀에 젖은 운동복만 봤다고 브랜드 ‘언더 아머’를 무시하지 말라. 언더 아머는 이미 2019년, 우주항공 회사 버진 갤럭틱과 협업해 차세대 선내 활동복을 발표한 바 있다. 일상생활은 물론 달리기, 발레 등 다양한 동작으로 움직여도 무리 없는 유연함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 평상 운동복도 이렇게 예쁘게 만들어주면 좋으련만! 비매품.
미래가 기대되는 브랜드, 데카트론의 선내복
의류 브랜드가 우주복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다양하다. 브랜드의 명성과 가치 때문일 수도 있고, 우주라는 극한 환경이 제품의 성능을 시험하고 홍보하는 무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스포츠 브랜드 ‘데카트론’이 프랑스 우주국(CNES), 우주의학생리학연구소(MEDES)와 함께 선내복을 만들기 시작한 이유도 바로 그것일 테다. 데카트론은 2024년 선내복을 공개할 예정이다. 비매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