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어디서나 자유로이 통화할 수 있는 값싸고 편리한 이동통신장비가 개발되고···
알다시피 초기의 무선통신은 도전식(導電式)이었다. 이 방식은 양끝을 접지한 전선을 공중에 팽팽하게 설치한 뒤 이 전선에 전류를 흘린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반대편에는 전선을 설치, 전류를 검출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설치비용이 많이 들며 통신거리도 짧아서 실용화하는데 난관이 많았다. 사실 엄격한 의미에서 본다면 무선통신이라고 볼 수도 없다. 단지 유선이 아닌 방법으로 새롭게 시도했다(1842년)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무선통신의 진정한 태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건은 19세기 말인 1895년에 일어났다. 그 해에 이탈리아의 마르코니에 의해 전파를 이용한 무선전선이 발명된 것이다. 이것을 계기로 무선관련 장비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더구나 진공관 트랜지스터 IC LSI라는 부품이 순차적으로 출현함에 따라 장비의 고도화와 다양화도 함께 이뤄졌다.
많은 정보를 빠른 시간에
전파는 주파수에 따라 분류되므로 먼저 주파수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시계의 추를 예로 들어 보자. 추가 한번 움직여서 다시 제자리로 오면 1회의 진동이 생긴 것이다. 만약 이 추가 1초에 한번 진동을 하면 이때의 주파수는 1이다. 따라서 만일 시계의 추가 1초에 10번 왔다 갔다 하는 진동을 한다면 그때의 주파수는 10이다. 주파수의 단위는 독일사람 헤르츠(Hertz)의 이름을 따서 ㎐로 표시 한다.
그렇다면 전파에 있어서의 주파수는 어떻게 계산하는 것일까. 우선 전파의 기본성질을 알아보자 (약간은 따분하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수학에서 자주 쓰이는 사인(sine) 함수의 그래프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전파도 기본적으로 사인함수의 모양을 하고 있다. 즉 신호가 계속 진동하면서 공간상을 이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파의 진동이 많으면 많을수록, 다시 말해 주파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보다 많은 정보를 짧은 시간내에 보낼 수 있다. 또 전파를 보낼 수 있는 거리도 멀게 할 수 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전파신호의 주파수는 성능이 좋은 장비일수록 높아진다.
아마추어 무선사(HAM)들이 사용하는 무전기는 보통 수십 메가헤르츠(㎒)다. 즉 1초에 수천만번의 진동이 있는 신호를 가지고 통신을 한다. 이에 비해 위성통신에 사용되는 신호의 주파수는 기가헤르츠(㎓)단위다. 대개 30㎓=30X${10}^{9}$㎐ 이상의 주파수를 쓰므로 엄청난 진동수임을 알 수 있다 (음성신호는 20㎐~20㎑에 속한다).
전파의 전달경로가 복잡해
전파가 처음 이용되기 시작했을 때에는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높은 주파수를 쓸 수 없었다. 따라서 장파나 중파와 같이 비교적 낮은 주파수를 가지고 서로간의 정보를 교환했다. 따라서 통신거리도 짧아 비교적 가까운 곳끼리만 통신이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자회로와 부품이 비약적으로 발전, 과거에는 위성통신이나 우주선 등에서 쓰던 높은 주파수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는 초장파(주파수가 매우 낮다)에서부터 극초단파(주파수가 매우 높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파수의 전파가 사용되고 있다. 왜냐하면 주파수에 따라 전파를 전달하는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구의 표면을 따라 전달되는 장파, 지표면과 전리층 사이를 반사 해 나가면서 지구의 반대쪽에도 전달되는 단파(햄에 이용), 아주 예리한 직선성을 가진 초단파·극초단파 등 모든 전파는 그 주파수에 따라 다양한 성질을 나타낸다. 대표적인 무선통신인 이동 통신은 다른 통신방법에 비해 여러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이동통신을 하려면 무선통신 방법을 이용해야만 한다. 사실 이동통신은 사용자가 정지한 상태에서 하는 통신이 아니므로 무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둘째 이동통신은 통신기술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셋째 무선통신을 이용하는 매체 (TV 라디오 등)가 매우 많으므로 이런 매체들과의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무선전화기를 사용하는 도중 라디오를 켰더니 전화기에 잡음이 섞인다든지 하는 문제가 생기면 안된다. 넷째 전파의 전달경로가 복잡하다.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사용자들 사이의 정보교환을 위한 일종의 '길' 을 만드는 작업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도로를 예로 든다면 움직이는 사람이 가는 곳마다 길을 새로 닦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각국에서 이용되고 있는 이동통신 설비는 실로 다양하다. 예를 들면 자동차 전화기(카폰)를 비롯해 무선호출기 퍼스널무선 전화기 간이무선 등 여러가지가 있다. 이들 장치는 각각 사회·경제 생활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데 여기서는 여러 이동통신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기로 하자.
포켓 벨 기능까지
먼저 무선호출기를 꼽을 수 있다. 이 기기는 일명 '삐삐'라고도 부르는 소형호출기다. 무선호출기는 보통 외출해서 대화를 할 수 없는 사람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경우, 쉽게 불러 낼 수 있는 연결수단이다. 초기의 제품은 단지 무선호출신호음(音)만 작동하게 돼 있었다. 이때 붙여진 별명이 바로 '삐삐'다.
그러나 최근 가까운 일본에서는 소리뿐 아니라 문자표시도 가능한 고성능의 무선 호출기가 이미 시판 되고 있다. 이 제품은 포켓벨(pocket bell)기능까지 제공해준다.
기존의 제품은 호출하는 사람의 일방적인 요구에 따라 신호가 울렸다. 따라서 호출되는 사람의 개인적인 생활은 완전히 무시되기 일쑤였다. 사소한 호출이라 할지라도 호출되는 사람은 그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자표시가 가능한 제품을 사용하면 호출되는 사람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 표시기능을 이용해 호출 이유를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단순한 호출기능 뿐 아니라 정보전송까지 가능하므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일반 가정에도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전화기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화 또는 TV 드라마 등에서나 가끔 볼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보통 카폰(car-phone)이라고 불리는 이 전화기는 이동하면서 전화를 받게 돼 있다. 따라서 현재 여러 곳에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사용범위가 날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일반 가정용 승용차는 물론이고 열차 버스 등 대중 교통수단에까지 장착돼 있다.
또 전화기의 종류도 차체 고정형에서 숄더형, 다시 핸디형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추세다. 점차 소형화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전화 외에도 선박용 전화, 열차용 공중전화, 항공기용 전화 등이 개발중인데 곧 어디에서나 전화통화가 가능한 시대가 올 게 분명하다.
레저용 무선통신징비도
다음으로 개인용 무선(퍼스널 무선)에 대해 알아보자.
퍼스널 무선은 주로 개인이나 개인소유상점 등에서 사용하는 장비로 일상의 레저나 상업활동에 쓰이는 무선통신장치다. 일본에서는 아마추어 무선용 보다는 약간 성능이 높고 위성통신보다는 성능이 다소 낮은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이 무선통신은 매우 간단해서 햄(HAM)처럼 무선종사자에게 자격을 요구하지 않는다. 또 무선국의 허가도 쉽게 취득할 수 있고 무선설비도 성능에 비해 대체로 저렴하다. 일본의 경우 지난 82년에 처음 상품회된 이래 판매가 급격히 증가, 근래에는 전국에 걸쳐 1백36만국 정도 (1987년 2월말 현재)가 운용되고 있다.
MCA(Multi Channel Access), 즉 육상 이동통신 시스템도 이미 가동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여러 이용자가 공동으로 사용함으로써 효율을 증가시키는 장치인데 두가지 신호가 주로 쓰인다. 통화를 위한 신호와, 신호 사이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중재하는 기능을 갖는 제어신호가 그것이다. 따라서 이 방법을 사용하면 보다 빠른 통화가 가능해진다.
50GHZ를 사용하는 간이무선도 등장했다. 이 간이무선은 비디오 카메라로 잡은 영상이나 텔레비전 화면, 음성신호, 컴퓨터 통신신호, 전화신호 등 여러 신호를 모뎀이라는 신호변환장치를 이용, 안테나로 보내 안테나끼리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다. 대개 이 간이무선은 간단한 통신업무를 목적으로 사용된다. 무선설비의 조작에 무선종사자 자격이 필요없고 무선국의 허가도 손쉬워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용량의 정보를 짧은 시간내에 보내야 하는 경우 (예를 들어 영상통신)에는 부적합 하다.
AVM(Automatic Vehicle Monitoring) 장치는 운행중인 차량의 상태를 알려주는 무선통신 장치다. 예를 들면 현재의 위치 적재상태 운행상황 긴급상황 등을 중앙에 있는 통제소에 무선으로 송출, 신속히 정보를 주고 받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여러 대의 차량을 운행해야 하는 운송회사에서는 각 차량의 상태를 파악, 장래의 운행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AVM 필요성이 커진다.
AVM을 종류별로 살펴보면 반자동방식 분산수신방식 분산송신방식 시간차방식 위상차방식 등 여러가지가 있다. 대도시에서는 도시의 구조적 특성상 주로 분산송신방식이 이용되고 있다. 분산송신으로 통신하는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분산방법에서 '분산'의 의미는 어떤것일까?
간단히 말해 사인 포스트(sign post)라고 하는 소규모의 무선국을 도시의 도로 주변 곳곳에 적절히 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분산송신방식을 채택하면 이 사인포스트 근처를 지나는 차량으로부터 차량 정보를 받는다. 이 정보를 중앙의 무선국이 수신함으로써 전체 차량에 관한 정보를 중앙에서 파악하게 된다.
한편 구내무선국은 빌딩이나 공장 등 비교적 소규모의 지역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주고 받을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방식을 응용 할 때 꼭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무선신호가 너무 클 경우 지역외부까지 신호가 전달돼 혼선이 생길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신호의 출력량을 제한해야 한다는 점이다.이 방식을 이용하면 데이터의 자동전송장치, 공업용 기기의 원격제어장치, 개인용 컴퓨터 등의 데이터전송장치, 구내 호출장치 등을 다양한 형태로 시스템화 할 수 있다.
그러나 출력신호의 크기가 너무 작으면 잡음이 많이 발생하고 송·수신정보에 오류가 생기기 쉽다는 문제가 따른다. 이처럼 출력신호의 조절이 까다롭기 때문에 근래에는 유선을 이용한 방법, 즉 LAN (근거리 통신망)을 주로 사용하는 경향이다.
텔레터미널 장치 (tele-terminal system)는 중앙에 공동이용센터를 두고 부근에 몇개의 텔레터미널 센터를 설치, 각 이용자가 텔레터미널 센터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게 하는 장치다. 대개 텔레터미널은 전용선을 통해 중앙의 공동이용센터와 정보를 주고 받는다.
공동이용센터와 텔레터미널 사이에는 유선이 깔려 있다. 따라서 이 두 곳은 유선으로 정보를 교환 한다. 반면 텔레터미널과 이용자들 사이는 무선으로 연결돼 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외출중인 세일즈맨이나 운행중인 차량의 이동상황, 자동판매기의 고장설비, 교통정보 수집, 이용자의 컴퓨터와 중앙의 대형컴퓨터 사이의 빠른 정보 교환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거론한 여러 종류의 무선통신은 모두 '무선'이기 때문에 갖는 고유의 특징이 있다. 송·수신장치만 갖고 있으면 정보를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지역적 장해와 거의 무관하게 교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유선통신은 양자사이에 전송선로를 개설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나 정보를 확실하게 보내야 하거나 다량의 정보를 전송해야 할 경우에는 무선 보다는 유선이 효율이 높다. 특히 광케이블(cable)을 이용한 통신은 신뢰성이나 속도면에서 월등하다. 종합정보통신망(ISDN)이나 근거리통신망(LAN) 등이 이런 유선통신의 일종으로 앞으로 다가오는 정보화시대에 적합한 통신방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렇다고 무선통신의 미래가 어둡다는 얘기는 아니다. 앞으로도 무선통신은 위성통신 레이다 항공산업 우주선 사이의 정보교환 등에 그 장점을 계속 확대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꿈의 텔레포트
앞으로 진행될 이동통신의 발전 형태는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현재의 전화기를 이용하는 방법을 고(高)기능화 하는 일과 전화가 아닌 다른 매체를 이동통신의 새 주역으로 개발하는 일이다.
전화기를 이용하는 방법의 궁극적인 목표는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라도 통화할 수 있는 휴대전화의 꿈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자동차전화 무선호출 무(無)전선전화 등도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개발된 부산이다.
또 최근 영국에서 실용화 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텔레포트(teleport)라는 새로운 개념의 CT2 무선휴대전화기(자택 사무실 뿐만 아니라 역 공항 쇼핑센터 등의 장소에서 여러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공중' 수신기를 설치, 이용자의 전화기와 무선으로 연결하는 일종의 휴대용 공중전화기)는 휴대전화에의 희망을 더욱 부풀게 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휴대 전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술적인 과제가 해결돼야 할 것이다.
우선 휴대전화기의 크기가 매우 소형이어야 하고 가격도 저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도체 기술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둘째로 여러가지의 이동통신이 서로 다른 체계를 가지고 이용되는 것을 통합, 각 무선 기지국을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무엇보다 무선제어기술 교환제어기술 등이 필요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표준화기술도 함께 발전돼야 할것이다. 셋째로 많은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주파수를 높이는 기술이 요청되고 있다. 주파수를 높일수록 더 많은 정보를 더욱 신속하게 교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적 과제들이 해결되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자유로이 통화할 수 있는 값싸고 편리한 이동통신 장치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음성 뿐만 아니라 컴퓨터정보 영상자료 등을 교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 새 장치들은 종합정보통신망(ISDN)과 조화를 이뤄 미래의 고도 정보화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