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대 연구팀이 표고버섯(Lentinula edodes) 균사체를 이용해 전기 소자 ‘멤리스터(memristor)’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표고버섯을 이용해 만든 멤리스터는 기존 반도체 기반 메모리처럼 이전 전기 상태를 잘 기억하면서도, 제작 비용이 덜 들어 지속가능한 대안 반도체로 꼽힌다. 연구 결과는 10월 10일 ‘플로스 원’에 발표됐다. doi: 10.1371/journal.pone.0328965
멤리스터는 전류의 양에 따라 저항을 바꾸고, 이 저항값을 유지하며 흘러간 전류의 양을 기억하는 소자다. 인간이 정보를 기억할 때, 뇌 속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의 활성이 높아진다. 흐른 전류의 양을 기억해 저항값을 유지하는 멤리스터와, 정보 처리를 할 때 신경세포 간의 연결을 기억해 높은 활성도를 유지하는 시냅스의 역할이 비슷하다. 그래서 멤리스터는 인간 뇌의 구조를 모사해 만드는 뉴로모픽 소자의 핵심이다.
그런데 반도체 기반 멤리스터는 희토류를 이용하고, 제작 비용이 많이 든다. 신경세포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를 이용한 멤리스터는 유지하기가 까다롭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균사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버섯 등 균류에 주목했다. 진균은 전기적 자극을 줬을 때 전류가 흐를 수 있는 구조를 유동적으로 추가하고 강화한다. 멤리스터에 적합한 특성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특히 표고버섯은 방사선에 강해, 우주 방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우주선에 활용할 잠재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표고버섯이 멤리스터로서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우선 표고버섯을 키웠다. 표고버섯 균사체가 다 성장한 다음, 7일간 균사체를 말려 표고버섯 멤리스터를 만들었다. 표고버섯 멤리스터의 성능 테스트는 건조된 표고버섯에 탈이온수를 뿌린 뒤 전류를 흘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류를 흘린 결과, 멤리스터는 전류 양에 따라 저항값을 초당 5850번이나 바꾸며 빠르게 반응했다. 이때 정확도는 90%에 달했다. 표고버섯 멤리스터가 전류의 양을 기억하는 메모리로서 잘 기능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 연구 결과는 균류 기반 컴퓨터가 뉴로모픽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