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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하 노피곰 도댜샤

올 추석 달이 유난히 큰 이유

보통 사람에게 일년 중에 달이 관심의 대상이 되는 시기는 단 두 번이다. 하루는 정월대보름이고, 다른 하루는 바로 추석이다. 지금 창밖을 보니 보름달이 떠있다. 추석이 됐나보다. 창밖에 두둥실 떠오른 보름달을 바라보며 달의 과학을 생각해보자.


9월 18일 추석에는 보름달이 뜬다. 하늘에서 달은 태양을 제외한다면 인류에게 가장 친숙한 존재였다.


달 크기, 그때그때 달라요

많은 사람들은 정월대보름이나 추석 때 보이는 달이 더 크다고 믿는다. 사실 막연히 그렇게 믿고 싶어한다. 적어도 두 날은 좀 특별한 날이고, 또 그렇기에 특별한 달이 뜰 것이라고 믿으니까.

사실 객관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우리가 임의로 정한 정월대보름이나 추석 때 굳이 달이 더 커야 할 이유는 없다. 한달에 한번씩 떠오르는 보름달이 그날이라고 달라질 이유가 없다. 즉 추석날 좀더 특별한 달이 떠오를 거란 생각은 단순한 심리적인 환상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보이는 달은 항상 그 크기가 같을까? 이제 이 의문을 풀어보자. 만일 달이 지구에서 항상 동일한 거리에 있다면 우리가 보는 달의 크기는 같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달의 궤도는 정확한 원이 아니다. 그러므로 달의 크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눈썰미가 좀 있는 사람은 며칠 간격으로 달을 쳐다보면 달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적어도 오늘 크게 느껴진다거나 작게 느껴진다거나 하는 정도는 생각보다 쉽게 구분된다. 다만 달이 지평선 부근에 있을수록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끼기 때문에 달이 하늘 높이 있을 경우에 비교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달의 시반경은 가장 클 때는 각크기가 16분 45초에 이르고 가장 작을 때는 14분 40초로 거의 약 2분각 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사람의 눈이 1분각은 쉽게 구분할 수 있으므로 이 정도 크기 변화를 파악해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올해 추석의 보름달 크기는 어떨까? 9월에 달의 크기가 가장 큰 날은 9월 17일이며, 그 크기는 16분 34초에 달한다. 반면 가장 작은 날은 9월 1일로 14분 42초다. 추석인 9월 18일의 보름달은 16분 30초다. 즉 상대적으로 달이 대단히 크게 보이는 날이다. 그래서 이번 추석은 달이 큰 날이다. 그러므로 달을 보며 “우와~ 오늘 유난히 달 크다~”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달의 칭동에 대한 증거. 상현달을 찍은 두 사진에서 '위난의 바다'라고 불리는 작고 둥근 모양의 지형을 살펴보면 그 위치가 가장자리에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을에는 달이 낮게 뜬다

달의 크기가 때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달의 고도 또한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평소 우리가 무심히 넘겨버리는 것인 만큼 한번 제대로 생각해 보자. 밤하늘에서 달이 움직이는 길을 우리는 백도라고 부른다.

반면 태양이 움직이는 길을 우리는 황도라고 부른다. 백도는 황도에 대해 약 5도(정확히는 5도 9분) 가량 기울어 있다. 이 5도는 일단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무시하기로 하자. 그렇다면 달은 천구상에서 황도와 비슷한 길로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한여름 하지 무렵 정오 시각에 태양은 고도가 가장 높아진다. 그래서 한여름에 그림자의 길이가 가장 짧다. 이 말은 황도의 고도가 가장 높아진다는 뜻과 통한다. 반대로 한겨울 동지 무렵이 되면 정오의 태양 고도가 낮아진다. 이때는 그림자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어진다. 즉 황도의 고도 또한 낮다는 뜻이다.

달과 태양이 같은 방향에 있을 때를 우리는 삭이라고 한다. 반대로 달과 태양이 정반대쪽에 위치하면 우리는 보름달을 볼 수 있다. 자, 이제 문제를 풀어보자. 한여름 태양의 고도가 가장 높다는 의미는 삭인 달의 고도가 가장 높다는 뜻이다. 태양과 달이 하늘의 같은 쪽에 있기 때문이다. 반면 보름달의 고도는 정반대로 가장 낮다. 그 이유는 태양은 고도가 높은 하지점에 위치하지만, 보름달은 황도상에서 고도가 가장 낮은 동지점 부근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상황이 반대가 된다. 태양은 동지점에 있어서 고도가 낮아지는 반면, 보름달은 정반대인 하지점에 위치하므로 고도가 높아진다. 그래서 보름달이 가장 높이 뜨는 시기는 겨울이며, 가장 낮게 뜨는 시기는 여름이다. 그럼 봄과 가을은?

그 중간이라고 보면 된다. 가을에 뜨는 보름달은 중간 정도의 고도를 가진다. 추석날 뜨는 보름달도 고도로 따지면 천구상의 적도 부근에 있으므로 중간 정도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장 흔히 보는 달은 상현달이다. 다른 시간대에 비해 저녁에 달을 많이 보기 때문이다. 즉 저녁에는 서쪽하늘에서 초승달을 보거나 아니면 남쪽하늘에서 상현달을 보게 된다.

가을, 상현달은 어디에 있을까? 가을철 태양은 추분점에 있을 것이다. 상현달은 태양에 대해 90도 동쪽에 위치한다. 이 지점이 어디일까? 추분점에서 동쪽으로 90도에 위치한 점은 동지점이다. 동지점은 고도가 낮다. 그래서 가을철 상현달은 동지점에 위치하므로 상현달은 고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9월초 무렵 저녁에 남쪽하늘을 쳐다보면 다른 때에 비해 더욱 낮은 위치에서 상현달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을에는 달이 낮게 뜬다고 느낀다.

달은 항상 한쪽 면만 보일까

우리는 달의 앞면만을 본다. 이것은 달의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묘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바라보는 달은 초승달에서 보름달까지 그 모양의 변화는 있을지언정 표면 지형의 변화는 없다. 항상 우리가 바라보는 달의 표면은 토끼가 방아를 찧는 모습이다.

지금은 우주선이 달에 가서 그 뒷면을 찍어온 탓에 달의 뒷면에 대한 수수께끼는 풀렸다. 달의 뒷면에는 앞면에 비해 검은 바다 부분이 적고 크레이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 우리는 정확히 달의 앞쪽 절반만 볼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달은 약간 흔들리면서 지구 주변을 돌고 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달의 뒷면 일부가 우리에게 보였다가 보이지 않았다가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를 우리는 칭동이라고 부른다.

칭동은 동쪽과 서쪽이 더 보이게 되는 경도칭동과 남쪽과 북쪽이 더 보이게 되는 위도칭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두 칭동의 크기는 모두 약 6도 가량 된다. 칭동 때문에 우리는 달의 뒷면을 미약하게나마 조금 더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달에서 볼 수 있는 면은 50%가 아니고 59%나 된다.

달의 칭동 현상 또한 느낄 수 있을까? 칭동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달의 표면 지형에 대한 약간의 지식이 필요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초승달이나 상현달을 비교해 보는 것이다. 초승달을 보면, 서쪽 지평선 쪽으로 둥그런 달걀 모양의 작고 검은 바다 지형이 있다. 이곳은 ‘위난의 바다’라고 이름 붙은 곳이다.

위난의 바다 위치를 주의깊게 보면 어느 날은 이 부분이 달의 거의 가장자리에 있지만, 다른 때는 가장자리에서 약간 떨어진 위치에서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달의 칭동 증거다. 9월에는 상현 무렵의 달이 서쪽을 좀더 많이 보여주는 위치이며, 하현달의 경우 반대로 동쪽 부분을 조금 더 보여주는 위치에 있다.

이런 칭동 현상은 겨울에 접어들면 그 반대가 돼 상현달 무렵 동쪽을 좀더 보여주는(실제로는 빛이 비치지 않는 부분이므로 보이지 않는다) 위치가 된다. 물론 칭동은 때마다 달라지므로 가을이라고 해서 다음해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달의 크기 변화^오른쪽 위의 그래프는 9월 한 달 동안 날짜(x축)에 따른 달의 시반경(y축)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보름달 직전인 17일에 달이 가장 크다. 아래 달의 위치변화 그림을 보라. 그 이유는 달과 지구와의 거리가 이날 가장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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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조상호 천체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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