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난다 긴다 하는 영재들이 모이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이곳엔 ‘소수를 숭배한다’라는 미스터리한 신조로 활동하는 수학 동아리 ‘소수교’가 있다. 종교를 방불케 하는 이름답게 소수교의 신앙심은 깊다. 어디에? 당연히 소수다. 소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쳤다.
‘당신의 눈은 몇 개입니까?’, ‘당신은 소수로 이뤄져 있습니까, 합성수로 이뤄져 있습니까?’
소수교에 가입한 뒤엔 반드시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신입 부원들을 대상으로 기존 부원들이 소수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소수교 교화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질문이다. 여기서 기존 부원들은 신입 부원들에게 우리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소수를 알려주고, 나이와 학번 등을 소인수분해 하게 하며 소수가 우리와 밀접한 수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장난스러워 보이는 활동이지만, 억지스러운 활동은 아니다. 우리 신체 대부분은 첫 번째 소수인 2개인 것이 많으며, 18세는세이고, 학번 107은이듯 1과 소수만을 이용해 모든 수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화 프로그램을 거친 뒤에 소수교 정식 부원이 되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각자 소수를 공부한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진다. 소수를 이용한 수학 문제를 만들고 공유하며, 정수론 교재도 직접 제작해 공부한다. 모니터에 숫자를 하나씩 띄워놓고 부원들끼리 해당 수를 암산으로 소인수분해 하는 활동을 할 때도 있다. 무엇보다 이들이 가장 집중하는 일은 소수를 이용한 이벤트를 기획해 소수의 매력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