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수학 동아리계의 팔방미인!

경기 경화여고 큐브클래스


 
벚꽃이 흩날리는 봄날,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경화여고에서 벚꽃만큼이나 미소가 아름다운 소녀들을 만났다. 바로 경화여고를 대표하는 수학동아리 ‘큐브클래스’ 학생들이다. 어떤 과목보다 수학을 좋아한다는 소녀들은 한 달에 두 번씩 모여 ‘수학 토론’을 즐기고, ‘수학 UCC 만들기’와 ‘교내 수학 행사 주최’로 전교생에게 수학 알리고자 힘쓰고 있다. ‘수학 홍보대사’로 소문난 큐브클래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4계절 4색의 특별 활동!


‘큐브클래스’는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수학을 주제로 토론하는 수학동아리다. 발표 주제는 바코드의 원리나 피타고라스 정리의 오류, 황금 비율과 같이 실생활에 숨겨진 이야기는 물론 방정식, 무리식, 함수, 미적분과 같이 학교 수업시간에 배우는 내용 등 다양하다. 이때 선배들은 주제에 따라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곁들여 발표 수업을 준비한다. 덕분에 후배들은 선배들에게 선행 개념을 누구보다 먼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2012년 3월, 동아리로 인정된 큐브클래스는 1기 8명, 2기 9명, 3기 3명으로 구성 돼 있다. 1기 학생들은 고3이 되면서 공식적인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선후배 사이의 관계가 돈독해 후배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달려와 준다.

지난 1년 동안, 동아리라는 걸 처음 운영하며 동고동락해서인지 후배들을 생각하면 애틋한 마음이 들어요. 그래서 어려운 일이 생기면 최대한 도와 주려고 노력해요. 토론 준비는 물론, 동아리 운영에 있어서도 조언을 많이 해줘요. 후배들이 더 열심히 해서 10년, 20년 뒤에도 큐브클래스가 경화여고에 남아 있으면 좋겠어요. 경험해 보니 노력해서 얻은 열매는 정말 달더라고요. 박서정(3학년, 1기 기장)

큐브클래스는 1년 동안 계절과 시기에 맞춰 특색 있는 활동을 한다. 신입회원들이 들어 오는 봄에는 보드게임 중 하나인 ‘루미큐브 대항’을 펼쳐 친밀감을 키운다. 여름 방학을 앞둔 시기에는 ‘수학티셔츠 만들기’를 하면서 서로의 작품을 뽐낸다. 가을에는 학교축제인 ‘백합제’와 외부 대회에 출전할 UCC 작품을 만든다. 특히 겨울에는 ‘영어교육모델 창의경영학교’인 경화여고를 대표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영문학술지 출간을 준비한다.

이 모든 활동은 토론 수업과 함께 병행한다. 토론 수업은 대부분 영어로 PPT 자료를 만들어 준비하는데, 모둠별로 돌아가면서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정기적으로 다른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 훈련도 하고 있는 셈이다.

수학 UCC에 따뜻한 감성을 담다!

최근에는 토론 수업에서 PPT 외에도 동아리원들이 스스로 제작하고 편집한 영상을 발표 자료로 이용하고 있다. 각 모둠별로 촬영은 물론, 스스로 연기자가 돼 보기도 한다. 이렇게 한 해 동안 학생들이 만든 영상 자료 중에서 특별히 잘 만들어진 것을 골라 ‘수학 UCC 공모전’에 출품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가을에 열린 ‘제2회 수학문화축전’에서는 수학 원리를 UCC나 사진으로 표현하는 ‘스마트 수학 갤러리 공모전’이 진행됐다. 큐브클래스 학생들은 이 공모전에 모두 네 개의 UCC 작품을 출품하였고, 그 중 두 개의 작품이 각각 금상과 동상을 수상했다. 상을 받은 작품 주제는 ‘테셀레이션’과 ‘13’이었다. 두 작품 모두 딱딱한 수학 개념을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할 만한 이야기로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우리 생활 속에 수학이 녹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등하굣길에 자주 보는 보도블록에서 아이디어를 발견했어요. 저희 모둠은 보도블록이 품고 있는 ‘테셀레이션’을 주제로 ‘빈틈없는 세상’이라는 영상을 만들었어요.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테셀레이션의 매력을 더욱 느끼게 됐어요. 또한 전에 몰랐던 네덜란드의 판화가 에셔에 대해서도 알게 됐죠. 무엇보다 딱딱한 수학을 UCC라는 말랑말랑한 도구로 담아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박진영(3학년, 금상 수상)

저희는 ‘13’을 주제로 수학 영상을 만들었어요. 13이라는 숫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운을 상징한다고 여기잖아요. 13에 담긴 수학 개념을 전하는 것과 동시에, 13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지막 자막으로 ‘불행한 숫자는 없다. 누군가에 의해 불행해진 숫자만 있을 뿐이다’라는 문장을 썼어요. 사람들의 감성을 더 자극할 수 있는 자막을 넣기 위해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좋은 평가를 받은 거겠죠? 박은아(2학년, 동상 수상)

전교생이 수학을 사랑할 때까지!


큐브클래스 학생들은 경화여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1년에 한 번 ‘창의 인재 선발대회’를 연다. 창의 인재 선발대회는 매년 겨울방학 직전에 열리는 교내 행사로, 창의 수학 문제를 참신한 풀이방법으로 푼 학생을 선발하는 대회다. 이를 위해 큐브클래스 학생들은 전교생이 흥미롭게 참여할 수 있는 문제를 직접 출제한다.

올해로 3회를 맞이하는 이 대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 2011년에는 전교생 중 약 40%가 참여했고, 2012년에는 참여율이60%를 넘었다. 덕분에 큐브클래스 학생들은 문제 출제는 물론, 심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교생의 애정어린 관심이 동아리원들에게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처음에는 학업과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동아리가 하는 일이 계속 늘어나니까,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불안하지 않아요. 수학을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모여 자주 의논하다 보니, 공부하는 것 이외에도 배우는게 많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이지윤(3학년)

수학에서 ‘큐브(정육면체)’는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는 기본 도형이다. 큐브클래스 학생들도 다방면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지도교사의 한 마디

수학, 머릿속에만 머물러 있게 하지 마세요!

큐브클래스 학생들은 평소 흥미를 가졌던 수학 주제를 선정한 뒤, 관련 자료를 모으고 함께 공부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서로가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의견을 나누면서 올바른 지식을 얻는 거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도 키울 수 있습니다.
가끔 학생들에게 드라마의 줄거리를 물으면, 감정까지 실어 실감나게 말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만큼 자신들의 기억 속에 줄거리가 빈틈없이 채워져 있다는 증거죠. 마찬가지로 수학 내용이 머릿속에 짜임새 있게 채워져 있다면 그것을 얼마든지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수학, 어렵다고 고민하지 말고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세요!
-경기 경화여고 수학교사 차재선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3년 06월 수학동아 정보

  • 염지현 기자
  • 사진

    염지현 기자
  • 사진

    차재선
  • 사진

    위키미디어

🎓️ 진로 추천

  • 수학
  • 교육학
  • 문화콘텐츠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