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수학으로 봐도 독도는 우리땅이군. 자, 이제 독도에 도착했으니 본격적으로 독도의 하늘, 바다, 땅을 구경해보자! 독도의 하늘, 바다, 땅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함께 말이야.
독도는 동해 해양생태계의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철새의 휴게소로 많은 철새가 지나가는 곳이기도 하죠. 이렇게 여러 생태계가 공존하는 독도를 잘 보존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독도를 조사하곤 합니다. 또 독도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연구와 그 결과는 독도가 실질적인 우리땅임을 입증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학자가 독도를 조사하고 있답니다.
독도의 하늘
독도는 넓은 동해를 건너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가는 새들이 유일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곳으로 철새들의 휴게소 같은 역할을 합니다. 또한 동해안에서 관찰되는 괭이갈매기의 대부분이 독도에서 번식합니다.
최순규 강원대학교 야생동물어류연구보전센터 선임연구원은 주로 새들이 이동하는 봄과 가을에 독도를 방문해 독도의 조류를 조사합니다. 최 선임연구원은 독도를 걸어 다니면서 하루 동안 관찰되는 새들의 종류와 개체 수를 파악합니다. 또 죽은 새가 있다면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 혹시 사람이 원인이 아닌지 검토하죠. 이뿐만 아니라 독도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괭이갈매기를 비롯해 독도에서 번식하는 바다제비, 매 등의 번식행동을 조사해 안정적으로 번식하는지를 확인합니다.
최 선임연구원은 최근 울릉도의 텃새로 잠시 독도를 들린다고 알려진 흑비둘기(왼쪽 사진)가 사실 가을이 되면 독도를 지나 일본으로 가서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다시 새끼를 키우기 위해 울릉도로 온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최 선임연구원은 “새의 개체수를 조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가 이동하는 이유를 파악하는 것은 독도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가치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독도의 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독도의 해양을 주기적으로 조사합니다. 얕은 바다의 경우 연구자가 직접 장비를 메고 물속으로 들어가 조사합니다.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깊은 바다라면 연구선에서 무인관측 장비를 내려보내 조사하죠. 특정 장소에서 오랫동안 해양의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서 해양관측장비를 장착한 해양관측부이를 계류해 조사합니다. 해류의 분포나 수온의 분포, 영양염 분포 등 광범위한 해역을 조사할 때는 인공위성을 사용해 조사하기도 합니다.
바다를 조사하는 데 수학은 필수입니다. 예컨대 독도의 수온 분포 특성을 연구할 때 평균수온, 최고 및 최저수온 등 다양한 통계적 방법이 활용되거든요. 또 독도 해역에서 관측된 자료를 활용해 가까운 미래를 예측할 때 수학 모형을 사용합니다. 실제 수학 모형을 사용해 독도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울릉난수성 소용돌이*의 형성 과정을 확인한 일이 있습니다. 2020년 5월 국립해양조사원은 1993~2017년 인공위성이 관측한 해수면 높이, 해류, 현장관측 자료를 통해 울릉분지 내 62개 난수성 소용돌이의 발달과정을 수학 모형으로 분석했어요.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울릉난수성 소용돌이는 고온고염의 동한난류가 독도 연안을 따라 북상하다가 동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형성됐습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울릉난수성 소용돌이 외에도 동해 냉수성 소용돌이*의 형성 과정도 수학 모형을 사용해 분석 중이랍니다.
독도의 토양
독도의 토양을 연구하는 분도 있습니다. 바로 손연규 국립농업과학원 토양비료과 연구관이에요. 2008년 우리나라에 토양 조사가 안 된 지역이 많다는 의견을 들은 손 연구관은 그 일환으로 독도를 조사하게 됐어요. 토양은 암석이 풍화작용과 토양생성작용을 받아 이뤄진 결과물로 토양을 조사하면 그에 맞는 농작물, 비료를 선택할 수 있죠. 손 연구원은 “독도는 돌섬이기 때문에 농사를 짓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에 있는 토양을 분석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어요.
토양 분류를 기반으로 하는 토양조사는 먼저 현장에서 육안으로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육안으로 관찰되지 않는 것은 땅을 파 깊이별로 시료를 채취한 뒤 실험실에서 pH, 질소, 인산 등 화학적 성질과 모래 함량, 물빠짐 등 물리적 성질을 분석하고 분류하죠. 이후엔 조사한 결과를 가지고 지역별로 어떤 토양이 있는지 토양지도를 만들어내고 각각의 토양이 작물 재배에 적합한 토양인지 등을 연구합니다.
토양을 분류할 땐 지형, 흙의 성분, 물빠짐, 모재(토양 생성의 원물질), 유효토심(식물의 뿌리가 뻗을 수 있는 토양의 깊이) 등의 특성을 확인합니다. 이 중 특성들이 한 개라도 다르면 다른 토양이라 여기고 ‘◯◯통’이라고 이름 붙입니다. 아래 표는 독도와 울릉도의 토양을 나타낸 자료입니다. 손 연구관은 “처음 독도의 토양을 연구할 때 울릉도와 같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주요 재료와 흙의 성분 등이 달랐다”며 “제 조사로 독도통이라는 이름을 붙여 동아시아토양학회에 발표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습니다. 독도통의 발견은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인 지질학적 증거를 견고히 했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용어정리
* 난수성 소용돌이 : 울릉도 남쪽 부근에 나타나는 소용돌이로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따뜻한 물이 모이다가 하강하는 특성을 지닌다.
* 냉수성 소용돌이 : 독도 동남쪽 부근에 나타나는 소용돌이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차가운 물이 상승하다 수면에 퍼지는 특성을 지닌다.
* 식양질과 사양질 : 식양질은 점토 함량이 18% 이상, 사양질은 18% 이하인 흙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