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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맨] 물멍, 나도 해볼까? 마리모 보면서~!

 

한 TV프로그램에서 물멍(물 보며 멍하게 있기)이 취미인 배우를 본 후 스트레스 해소에 ‘딱’이라고 생각한 하비맨. 물고기를 키우기는 조금 겁이 나서 동글동글 마리모 키우기에 도전했다!  
 

※ 편집자 주
취미를 묻는 질문에 언제나 ‘독서’라고 답하는 독자를 위해 다양한 취미를 소개한다. 수학 토핑을 듬뿍 넣은 천방지축 얼렁뚱땅 체험기를 통해 취저(취향저격) 취미를 찾아보자. 

 

동글동글 귀여운 모습의 마리모는 녹조류입니다. 주로 일본에 서식하는데, 특히 일본 홋카이도 아칸 호수의 마리모는 그 모습이 아름다워서 일본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이 지역의 마리모는 지름이 무려 40cm에 이릅니다. 


마리모는 밤에는 호수 바닥에 있다가 낮이 되면 아주 가끔 수면으로 떠오릅니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마리모가 기분이 좋으면 둥둥 뜬다고 생각했습니다. 마리모가 떠오르면 행운이 찾아온다고 믿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마리모는 식물이기 때문에 실제로 감정을 느끼지는 못합니다. 마리모가 수면에 뜨는 이유는 단순히 낮에 광합성을 하고, 이때 만들어진 산소 기포로 인해 부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마리모 키우기는 3년 전쯤부터 한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키우는 것이 어렵지 않고 모양이 귀여워서 지금도 사람들이 꾸준하게 찾는다고 해요. 마리모는 물고기가 사는 어항을 허전하지 않게 장식하는 효과도 줍니다. 촉감은 살짝 거칠면서 생각보다 단단합니다. 

 


그런데 마리모는 구 모양의 덩어리가 하나의 개체는 아닙니다. 마리모의 단면을 보면 알 수 있듯 실 모양의 녹조류가 모여서 공 같은 모양을 만든 것이죠. 마리모가 구 모양으로 생긴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란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나요?

 


 2단계 케플러 추측으로 푼 마리모 모양의 비밀

 


마리모가 동그랗게 뭉쳐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마리모의 구 모양이 물고기에게 덜 잡아먹히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실처럼 떠다니는 대마디말목이라는 녹조식물은 송어에게 자주 잡아먹힙니다. 하지만 마리모가 사는 지역의 물고기들은 마리모를 잘 공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리모가 구 모양인 이유를 물에 잘 굴러들어오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밖에 오래 있으면 말라 죽기 때문이죠.  

 


토가시 타츠야 일본 지바대학교 바다생물계연구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마리모가 구 모양으로 뭉쳐있는 이유를 기하학적으로 분석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2014년 1월 20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마리모가 구 모양으로 쌓여있을 때와 이불처럼 쌓여있을 때 마리모의 생물량을 비교하기로 했습니다. 생물량은 한 지역에 생존하는 생물의 총량을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 같은 면적에서 마리모의 생물량이 최대인 경우를 기준으로 잡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마리모가 구 모양으로 최대한 많이 쌓이려면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 정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케플러 추측’을 활용했습니다.


1611년 독일 수학자 요하네스 케플러가 제시한 케플러 추측은 주어진 공간에서 크기가 같은 구를 가장 많이 쌓으려면 겉부분에 있는 구를 제외하고는 구 하나에 다른 구 12개가 닿게 쌓아야 한다고 추측한 내용입니다. 여러 개의 구를 피라미드 형태로 쌓는 모습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먼저 구를 바닥에 촘촘하게 배열하고 그 사이사이의 움푹 파인 곳에 다음 층을 쌓는 식이죠. 이처럼 반복되는 배열을 연구하기 위해 ‘단위 격자’라고 부르는 기본 단위를 정합니다.

 


연구팀은 마리모가 구 모양으로 한 층에 배열된 모습을 정육각형 모양의 단위 격자가 서로 맞붙어있는 모습으로 도식화했습니다. 이 형태가 케플러 추측대로 여러 층 쌓여있다고 가정했죠. 그런 뒤 같은 면적에서 구 모양의 마리모가 쌓여서 존재할 수 있는 최대 생물량과 이불처럼 깔려있을 때의 최대 생물량을 비교했습니다. 그런데 마리모가 이불처럼 쌓일 수 있는 최대 높이는 5cm입니다. 그 이상 쌓이면 광합성이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구 모양 마리모의 반지름이 1층으로 쌓여있을 땐 4.13cm, 2층일 땐 2.07cm, 3층일 땐 1.38cm를 넘으면 이불처럼 쌓여있을 때보다 생물량이 항상 더 많았습니다.  

 


 
3단계 마리모 키우기 총평 

“마리모, 매력 넘치네?” 


마리모의 귀여운 모양은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해져요. 다른 수중 생물이 있는 어항에 넣어서 꾸밀 수도 있으니 활용도도 높죠. 물고기 키우기가 부담스럽다면 마리모를 선택하세요!  


장점 귀여워, 암튼 귀여워.
단점 움직이는 걸 좋아하면 물고기를 키우자. 

 

 

요즘 대세인 물멍을 해보려고 시도한 마리모 키우기! 정말 간단하고 귀엽죠? 마리모는 가격도 1만 원 이내로 저렴해서 부담 없이 키울 수 있어요. 하비맨의 좌충우돌 취미 리뷰는 다음 호에도 계속됩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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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조현영 기자 기자
  • 도움

    정현교(홍산수족관 대표)
  • 사진

    김미래 기자 기자
  • 디자인

    김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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