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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오래된 서고 - 아직 풀리지 않은 암호

 

무너지는 복도에서 도망쳐 무작정 문이 열리는 서고에 들어섰다. 어디선가 오래된 책 냄새가 난다 했더니 정말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것 같은 책뿐이다. 곧바로 대탈출 멤버들과 함께 단서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까 퍼즐에 있던 글자는 책 번호야!” 
병재의 말에 책들을 확인해보니 퍼즐에 있던 것과 비슷한 번호가 책에 쓰여 있다.

 

# CIA 앞 암호 조각품 ‘크립토스’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정보조직인 미국중앙정보국(CIA)의 앞마당에는 30년째 풀리지 않은 암호가 적힌 조각품이 있다. 1990년 11월 3일 세워진 이 조각품은 그리스어로 ‘숨겨진’이라는 뜻인 ‘크립토스’라 부르며, 미국 조각가 짐 샌본이 만들었다. 조각된 암호는 전 CIA 암호연구소 소장이었던 에드 샤이트의 도움을 받아 만든 것으로, 알파벳 865자, 물음표 4개로 이뤄져 있으며 암호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샌본은 “크립토스는 수수께끼 속의 수수께끼”라며, “모든 암호를 풀어야 숨은 의도와 의미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1999년 앞의 세 부분이 한꺼번에 해독되면서 완벽하게 풀릴 거라는 기대가 커졌지만, 아직도 마지막 한 부분은 풀리지 않았다.

 

#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서 ‘조디악 암호와 맥코믹 코드’

 

미국에서 1968년부터 2년 동안 5명을 살해하고 그 이후로도 수십 명을 살해했다고 알려진 연쇄 살인마 일명 조디악은 언론사와 경찰에 암호문을 보냈다. 조디악이 보낸 암호문은 총 4개로 지금까지 확실하게 풀린 것은 1개뿐이다. 풀린 암호는 알파벳을 다른 알파벳이나 기호로 바꾼 ‘치환 암호’였다. 허나 나머지 암호는 아직 풀지 못했고, 범인의 정체마저 밝히지 못했다.


또 1999년에는 살인사건 현장에서 의문의 암호가 발견됐다. 미국 미주리주 동부에서 살던 41살 리키 맥코믹이 시체로 발견됐는데, 경찰이 그의 주머니 안에서 맥코믹이 쓴 듯한 두 장의 메모를 찾았다. 그런데 거기에는 문자와 숫자, 기호가 섞인 암호문이 적혀있었다. 


미국연방수사국(FBI)은 ‘맥코믹 코드’를 풀기 위해 노력했으나 끝내 실패하고 2011년에 코드를 대중에게 공개했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암호의 종류와 해결 방법 모두 미궁에 빠져 있다.

 

# 암호학 역사상 최고의 난제, 보이니치 필사본

 

 

20세기 혁명가로 활동했던 한 남자가 있다. 이 사람은 시베리아 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탈출한 뒤 윌프리드 보이니치라는 가명을 쓰며 정체를 숨긴 채 책을 사고파는 서적상으로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1912년, 보이니치는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오래된 책을 하나 발견한다.


15세기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이 책은 책을 발견한 보이니치의 이름을 따 ‘보이니치 필사본’이라 불린다. 현재는 272쪽 중 240쪽만 온전히 남아있다. 이 책이 유명해지게 된 건 알록달록한 그림과 함께 알려지지 않은 문자와 언어로 쓰였기 때문이었다.


책에 적힌 식물이나 행성, 목욕하는 여성 등의 그림을 보고 약초학이나 천문학, 생물학, 우주론, 약학, 처방전까지 여섯 개의 분야를 다루는 책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발견 후 약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책의 내용은 물론 어떤 형태의 암호문인지도 알아내지 못했다.

2020년 06월 수학동아 정보

  • 홍아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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