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교육 토론 현장에 나와 있는 홍나비요정 리포터입니다! 그런데 토론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반장들 모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네요. 안건은 7월 마감된 ‘고교 수행평가를 축소해주세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건입니다. 안타깝게도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정부의 공식 입장을 듣지는 못했지만, 무려 92,948명이 지지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반장들 역시 목소리를 안 낼 수 없죠.
“모둠 발표인데, 혼자 발표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 최서인
“열심히 수행평가를 준비했는데, 노력이 부족하다고 점수를 낮게 받은 적이 있습니다.” - 이도현
찬성, 반대 나눌 것 없이 수행평가에 대한 불만이 동시에 터져 나왔습니다. 가장 먼저 반장들이 현재 수행평가의 문제로 꼽았던 것은 바로 ‘수행평가의 양’이었습니다. 거의 모든 과목에서 수행평가를 해, 겹치는 기간에는 피곤해서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 김수진
반장들은 수행평가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모든 과목이 동시에 평가를 진행하니 부담스럽다고 밝힌 겁니다. 수행평가의 평가 기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습니다. 태도와 인성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한 것이죠. 교육부와 교육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서 만든 기준이 있지만, 대다수 반장은 이 기준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듯했습니다.
교사가 로봇처럼 공정하다면 좋겠지만 사람인 이상 평가에 사적인 감정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임나경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는 문제는 협동심을 강조하는 모둠 단위의 활동에서 더 두드러졌습니다.
7명이 조를 이뤄 발표 자료를 만드는 수행평가를 했습니다. 그때 ‘자기는 잘 못한다’라며 손을 떼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참여도와 상관없이 수행평가 점수를 똑같이 받았습니다. - 김수한
청소년 사이에서는 ‘무임승차’, ‘버스타다’라고 부를 정도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인데요, 이 때문에 수행평가 축소를 찬성하는 반장들이 있었습니다. 또 암기 위주인 지필 평가와 비슷한 형태의 수행평가가 많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모두 입을 모아 수행평가의 문제를 얘기했지만, 놀랍게도 전체 반장들 중 인 5명은 수행평가 축소를 반대했습니다.
수행평가가 한계는 있지만, 중간·기말고사와 달리 태도, 인성 등 과정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꼭 있어야 합니다. 시험 잘 보는 학생을 기르는 것이 교육의 목적은 아니니까요. - 김현수
수행평가는 과제의 결과뿐 아니라 해결하는 과정을 평가해 ‘과정 평가’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결과 중심인 지필평가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교육 정책이라는 겁니다. 또 연구 발표나 동영상 제작, 연극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가 이뤄져 많은 경험을 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때문에 평가를 공정하게만 진행한다면, 미래 진로나 적성, 특기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수행평가 축소의 찬성, 반대 의견은 좁혀질 듯 좁혀지지 않은 채, 토론 전과 비교해 찬반 인원 수에 변화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현재의 수행평가 기준을 개선할 방법이 나왔는데요, 그중에 몇 가지 소개해 드리며, 저는 교육 토론 현장 리포트를 마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