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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탐방] 우리는 수학을 사랑하는 N.O.M

인천 송도고 수학 동아리


무더운 여름, 책상을 정리하던 최 기자는 특별한 브로셔를 발견했다. 바로 수학 교구를 직접 제작하는 인천 송도고 수학 동아리 N.O.M을 소개하는 브로셔다. 수학 교구를 만드는 특이한 활동에다 예사롭지 않은 동아리 이름까지, N.O.M은 대체 어떤 동아리일까?
호기심이 발동한 최 기자는 곧바로 인천 송도고등학교를 찾아갔다.


생활 속에 숨은 수학의 본질을 찾는다!


도대체 N.O.M이 무슨 뜻일까? 동아리원들을 만나자마자 이름에 담긴 뜻부터 물었다.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3학년 김형선 군은 ‘수학의 본질을 찾아보자’는 뜻에서 ‘Nature of Mathematics’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2년 전 처음 동아리를 만들 때 동아리원들끼리 이름 공모전을 열고, 그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N.O.M을 동아리 이름으로 결정한 것이다. 동아리원들이 생각하는 수학의 본질이 뭐냐고 묻자, 모두가 입을 모아 ‘생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저희는 문제 풀이가 수학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우리 생활 곳곳에 숨어 있는 수학의 원리를 발견하고 싶다는 뜻으로 ‘Nature of Mathematics’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게다가 이름을 줄이면 N.O.M이 되잖아요? 우리말로 하면 ‘놈’이라는 발음이 돼서 다들 ‘이거다’라고 생각했어요. 김형선(3학년)

동아리를 담당하는 장연순 선생님이 처음 동아리를 만들었을 때 목표로 삼았던 것은 사실 수학경시대회나 영재시험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학문화원을 방문한 동아리원들이 수학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교구를 보고 흥미를 느끼면서 다양한 활동이 더해지기 시작했다.

교구 만들기에서 시작해서 교육봉사와 교내 수학 스토리텔링대회 개최, 수학 신문과 달력 만들기 등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실생활과 관련된 수학 원리를 찾을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다 보니, 수학 신문을 만들거나 스토리텔링 소재를 찾을 때는 특히 <;수학동아>; 기사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장우중(3학년)

동아리원들은 이렇게 바쁜 활동 가운데서도 애초 목표였던 경시대회와 영재시험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틈틈이 시간을 내서 선배가 후배를 가르쳐 주는 방식으로 시험을 준비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선후배 관계가 돈독해졌고, 각종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동아리원들도 생겨났다.


수학 교구 발명으로 특허까지 낸다!

N.O.M의 동아리방인 ‘데카르트실’에는 희한한(?) 물건들이 가득하다. 바로 동아리원들이 직접 만든 수학 교구들이다. 수학문화원 방문을 계기로 창작 교구들을 만들기 시작한 동아리원들은 두세 명씩 팀을 이뤄 매년 하나씩 수학 개념을 설명하는 교구를 만든다. 각자 수학 교과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렵거나 교구를 이용해 설명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개념을 선택한 뒤, 여러 번의 회의를 거쳐 교구를 제작하는 것이다. 특히 이전에 만들어진 적이 없는 새로운 교구를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 교과과정 중 직선의 방정식에서 대칭 개념을 배울 때 ‘대칭패드’의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대칭이라는 개념은 어떻게 보면 쉽고, 또 어떻게 보면 어려워요. 저는 대칭 개념을 중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보여 주고 싶어서 이 교구를 만들었어요.
사용법은 간단해요. 칠판 위에 좌표평면과 임의의 직선을 그리고 자석이 달려 있는 이 대칭패드를 붙여요. 대칭패드의 아크릴 판에 점을 찍은 후에 판을 뒤집기만 하면, 그 직선에 대해 대칭인 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요. 김태형(3학년)

작년에는 동아리원들이 만든 교구를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에서 전국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몇몇 교구들은 과학축전을 방문한 교구 회사에서 관심을 보여 특허를 출원하고 제품으로 만들기로 했다. N.O.M 동아리원들의 창의성과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저는 친구들과 함께 원판을 이용해 산술 기하 평균을 기하학적으로 설명하는 ‘지오탭’이라는 교구를 만들었어요. 2~3주 동안 교구를 만들면서 생각지 못했던 문제가 여러 번 일어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다가 친구들과 의견 다툼을 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결국 멋진 교구가 완성되어 뿌듯했어요. 배정모(3학년)


꿈과 우정을 심어 준 동아리 활동!


교구를 만들어 특허까지 낼 정도지만, 동아리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활동은 교육봉사활동이라고 한다. 동아리원들은 작년까지 매주 두 번, 올해는 매주 한 번씩 학교 근처에 있는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가정 환경이 어려워서 공부 할 여건이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과외 선생님처럼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을 보충해 주고, 때로는 보드게임이나 운동을 하면서 함께 놀기도 한다. 특히 이때 동아리에서 만든 초등학생용 교구를 가져가 아이들을 가르쳐 보기도 한다.

처음에는 제가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지 많이 걱정했어요. 하지만 열심히 준비했고, 아이들이 제가 설명한 걸 이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기뻤어요. 이렇게 가르치면서 저도 덩달아 수학 실력이 느는 것 같아요. 방지영(3학년)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이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아서일까? N.O.M에는 수학 선생님을 꿈꾸는 동아리원들이 많다. 또 봉사활동을 할 때면 여러 학년이 섞여 함께 가르치는데, 그래서인지 선후배 사이의 우정도 돈독하다.

N.O.M 동아리원들은 후배들에게 자신 있게 동아리 활동을 권한다. 수학 공부 뿐 아니라 발명과 봉사활동을 하고, 꿈과 우정까지 기를 수 있는 수학 동아리의 매력을 자신들이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수학 동아리 N.O.M을 통해 많은 송도고 학생들이 꿈과 우정을 쌓아가길 기대해 본다.


지도교사의 한 마디

꿈과 우정을 쌓는 수학 동아리에 참여해 보세요!

처음에 동아리를 만들 때는 아이들이 수학경시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랐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교구를 만들고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활동이 아이들의 성장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교구를 발명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봉사하면서 의젓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도 큰 감명을 받았답니다.

수학 동아리 활동의 장점은 수학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뿐만 아니라, 선후배가 함께 활동하면서 끈끈한 우정을 쌓을 수 있다는 거예요. 학교에 수학 동아리가 있다면 꼭 참여해 보세요!
 
_인천 송도고 수학교사 장연순

2013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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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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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연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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