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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헤는수학] 랜선으로 떠나는 우주 여행, 이번 정류장은 화성입니다

수학동아×과학동아천문대, 시민 참여 천문프로젝트

 

코로나19 사태로 요즘 ‘랜선 여행’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사진을 보며 유명 여행지를 가상으로 방문하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천문학 시민과학프로젝트는 지구 밖 천체로 가상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5월에는 달에 다녀왔는데요, 6월에는 화성으로 여행을 떠나보시죠!

 

※ 편집자 주 
수학동아는 과학동아천문대와 함께 매달 천문학 분야의 시민과학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과학동아천문대에서 진행하는 왜소은하 찾기 프로젝트의 새로운 소식도 전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2020년은 화성 탐사의 해입니다. 7월부터 8월 사이에 3대의 화성 탐사 로켓을 발사할 예정이거든요. 가장 먼저 미국이 시작합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탐사선을 실은 로켓을 7월에 발사할 계획입니다. 이어서 중국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7월과 8월 사이에 각각 탐사선을 발사합니다.


NASA의 탐사선은 여섯 개의 바퀴로 화성 표면을 돌아다니며 지구로 가져올 시료를 채취하는 차량 형태의 로봇 ‘퍼시비어런스’를 탑재합니다. 이 로봇은 화성 하늘을 날아다니며 화성 표면의 자세한 모습을 촬영할 드론도 싣고 있습니다.


‘하늘에 묻는다’는 뜻에서 ‘톈원(天問)-1호’라고 이름을 붙인 중국의 탐사선 역시 바퀴가 6개 달린 탐사 차량을 화성 표면에 착륙시켜 최소 3개월 이상 화성의 표면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UAE의 화성 탐사선 ‘호프(희망)’는 화성 주위를 1년 이상 공전하면서 대기의 상태를 관측할 예정입니다.

 


이 모든 탐사는 랜선을 타고 화성을 여행할 여러분을 위한 중계소 역할을 합니다.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신비로운 화성 표면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내주기 때문이죠. 랜선 화성 여행은 과학자의 연구에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미 이들 탐사선의 선배인 ‘마스 르네상스 오비터’가 2005년부터 화성 주위를 돌며 촬영한 사진을 보며 천문학자의 연구를 돕는 시민과학프로젝트 ‘플래닛 4’가 진행 중이랍니다.


플래닛 4는 네 번째 행성이라는 뜻이에요. 수성, 금성, 지구에 이어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는 네 번째 행성인 화성을 뜻하는 다른 말이죠. 화성은 다른 행성에 비해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우며, 자전 주기가 24시간 37분이어서 지구와 비슷하고, 자전축도 기울어져 있어서 계절이 나타납니다. 또 생명체의 필수 요소인 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천문학자와 대중에게 남다른 관심을 받는 행성입니다. 화성을 제2의 지구로 개척하고자 탐사하는 우주비행사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 ‘마션’은 우리나라에서만 488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아 흥행에 성공했죠.


흥미로운 사실은 ‘수학’을 알면 더욱 흥미진진하게 랜선 화성 탐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플래닛 4 프로젝트를 통해 함께 화성 구석구석을 둘러볼까요?

 

 

 

도형 찾으며 여행하는 화성


환영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막 화성에 도착했습니다. 우리가 랜선을 타고 여행할 지역은 화성의 남극입니다. 어떤 모습이 펼쳐질지 두근거리신다고요? 먼저 위쪽 사진부터 보시죠. 


마치 지구의 사막을 하늘에서 내려다본 것 같지 않나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자글자글한 주름이 눈에 띕니다. 같은 모양이 전체와 유사한 형태로 무한히 반복되는 ‘프랙털’을 떠올리게 합니다. 실제로 화성 표면에는 지구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프랙털 구조의 지형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 속 검은 무늬가 눈에 거슬리지 않나요? 이 검은 무늬는 땅속에서 이산화탄소 가스가 방출되는 모습입니다. 화성의 봄에는 비교적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땅속 얼음에 갇혀 있던 이산화탄소 가스가 지표면으로 방출됩니다. 그러면서 마치 화산이 분출할 때 화산재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은 현상이 나타납니다.


플래닛 4 프로젝트는 참가자에게 화성 표면의 사진을 보면서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는 부분을 표시하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모양으로 화성의 대기 상태를 연구할 수 있거든요.


사진 속 검은 점들을 잘 살펴보세요. 어떤 점은 타원 모양이고, 어떤 점은 원과 삼각형이 겹쳐 있는 고깔 모양입니다. 타원 모양의 점은 바람이 심하게 불지 않아서 땅속에서 나온 이산화탄소가 제자리에서 올라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고깔 모양은 거센 바람이 불어서 방출된 이산화탄소가 바람에 흩날려 생긴 모양입니다. 이 모습을 관찰하면 어느 방향으로 바람이 불고 있는지, 바람의 세기는 얼마나 되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같은 지역을 주기적으로 관찰한 사진을 분석하면 계절에 따라서 바람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알 수 있죠.

 

 

 

2편의 논문으로 발표된 시민 천문학자의 탐험


여러분에 앞서 랜선으로 화성을 여행한 탐험가들 덕분에 플래닛 4 프로젝트에 참여한 천문학자들은 화성의 지형과 날씨를 분석한 두 편의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각각 2018년과 2019년에 ‘이카루스’라는 학술지에 발표했죠.


2018년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지표면에서 나타나는 거미줄 모양의 지형과 침식된 흔적이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분석했습니다. 1만 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화성 표면 사진을 보고 표시한 정보를 이용한 겁니다. 2019년에 발표한 논문은 8만 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4만 개로 쪼갠 221장의 사진에 표시한 결과를 분석한 내용이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봄철 화성의 남극에 부는 바람의 흐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가요? 수학이 랜선으로 화성 여행을 즐기고, 천문학자의 연구를 돕는 데 쏠쏠한 도움이 되죠? 여러분도 지금 랜선으로 화성에 접속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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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6월 수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기자
  • 사진

    NASA
  • 디자인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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