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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사연은 프랑스에 사는 채널 구독자께서 보내주신 고민입니다. "울랄라~! 아시다시피 최근에 파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에 불이 나 프랑스인의 심장이 까맣게 타버렸습니다. 원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정말 안타까운 사연이죠. 2019년 4월 16일에 프랑스 파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에 불이 나서 첨탑이 무너지고 지붕이 불타는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건축 기간만 182년 걸린 소중한 문화재가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게 된 겁니다.


화재 원인은 성당 어딘가에서 전선이 합선되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오후 6시 43분경에 시작된 화재는 약 1시간 뒤인 7시 40분에 첨탑에 옮겨 붙어 13분 만에 첨탑 전체를 무너뜨렸습니다. 약 20분 뒤 8시 14분에는 지붕도 불에 타서 무너져버렸습니다.


불길을 잡기 위해 소방관들이 온 힘을 다했지만 15시간이 지나서야 불길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었죠. 불행 중 다행인 건 불길이 성당의 앞쪽 종탑으로 번지는 걸 막은 겁니다. 종탑까지 불길이 번졌다면 건물 전체가 불길에 휩싸여 자칫하면 성당 전체가 붕괴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약 400명의 소방관이 지붕과 종탑 사이에 ‘물의 장막’을 만들어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았습니다. 하마터면 856년의 역사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수학이 돕는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복구하기 위해 현재 여러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학이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 연구자가 3차원(3D) 스캐닝 기술로 노트르담 대성당의 모습을 정밀하게 기록해 뒀는데, 이 기술의 핵심 원리가 ‘수학’이기 때문입니다. 3D 스캐닝이란 3D 스캐너로 얻은 이미지를 디지털 정보로 전환하는 모든 과정을 말합니다.


주인공은 2018년 11월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앤드루 탤런 미국 배서대학교 교수입니다. 고딕 건축물 전문가인 탤런 교수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노트르담 대성당 전체를 샅샅이 스캔했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오래되고 건축 기간이 길어 명확한 설계도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3D 스캐닝을 하면 현재의 모습을 토대로 도면을 만들거나 건축 혹은 보수 과정을 가늠할 수 있어 많은 연구자들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탤런 교수의 애초 의도와는 다르지만, 그가 남긴 3D 스캐닝 데이터를 이용하면 노트르담 대성당의 상세한 도면을 만들 수 있어 대성당 복구에 큰 도움을 줄 거라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3D 스캐닝 기술이 수학이냐고요? 현실 속에 있는 물체를 디지털 공간의 3차원 좌표계에 그대로 재현하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빛(레이저)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하지만, 현실의 사물을 가상의 세계로 옮기는 과정은 오롯이 수학적인 알고리듬과 계산을 통해 이뤄집니다. 지금부터 ‘수학상담소’ 채널 구독자 여러분께만 자세한 원리를 알려드릴게요.

 

3D 스캐닝으로 재현한 미륵사지 석탑


3D 스캐닝을 건축물 복구에 활용한 사례로 2018년 보수 작업을 마친 우리나라의 미륵사지 석탑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전라북도 익산시 미륵사 터에 남아있는 미륵사지 석탑은 7세기 백제시대에 건축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석탑입니다. 하지만 고려시대에 벼락을 맞아서 한 차례 크게 파손됐고, 이후 계속적으로 돌이 무너지자 1915년 한반도를 식민 지배하던 일본이 시멘트를 부어서 붕괴를 막았습니다.


80년 이상 흉물스런 모습으로 남아 있던 미륵사지 석탑은 구조까지 불안정하다는 진단을 받고 2001년부터 본격적인 보수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이때부터 탑을 해체하면서 3D 스캔으로 탑의 형상과 구조, 재료의 모양을 세밀하게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탑을 다시 쌓는 과정에서 탑의 형태와 재료를 결정할 때 3D 스캐닝 데이터를 참고했습니다. 

 


그 결과 미륵사지 석탑은 과거의 흉물스런 모습이 아닌 자연스러운 탑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석탑이 보수 전 모습과 다르다는 논란이 있지만, 3D 스캐닝 기술을 쓴 것과는 관련이 없는 부분입니다.


노트르담 대성당 복구 작업에도 미륵사지 석탑처럼 3D 스캐닝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까요? 미륵사지 석탑 보수 작업의 모든 과정에 참여했던 김현용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사는 “3D 스캐닝 정보가 복잡한 구조를 해석하거나 컴퓨터로 가상 복원을 하는 과정 등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3D 스캐닝 전문가인 안재홍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실제 복구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3D 데이터에 익숙하지 않으니 그들이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는 SW가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19년 06월 수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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