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시계의 초침이 어디에 오면 점심시간이 시작되는지, 평소 1분 1초까지 세심하게 따지던 클락. 시계 없이 살아보니, 시간은 제멋대로 빠르게 또는 천천히 흘러가는 것 같다. 아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때문인 것 같다고 느끼고 있던 순간, 다들 어마어마한 짐을 짊어지고 하나둘씩 나타났다. 정말 시계들이 지구를 떠나려나 보다.
다들 이게 무슨 꼴이야, 이 아름다운 지구를 두고 어딜 가겠다는 거야? 이제부터는 내가 1초 정도 틀려도 엉덩이 때리지 않을게. 다들 왜 이래요, 1초에 두 번 움직이는 시계들처럼. 자고로 시계는 1초에 한 번, ‘째깍’ 틀리지 않고 잘 움직이면 그만이라고. 우리 예쁜 수정이, 너만은 날 이해해 주길 바란다.
클락. 미안하지만 우린 이미 마음을 정했어. 근데 너 정말 ‘1초’를‘째깍’의 순간이라고만 생각하는 건 아니지? 1초에 대한 정의는 프랑스 국제 도량형국(BIPM)의 발표를 따르거든. 시간단위의 정확한 기준이 되는 거지. 1초에 대한 정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화해 왔어. 내가 자세히 설명해 줄게.
아~. 내가 생각하던 1초는 아주 옛날에 사용했던 정의구나. 사실 지금까지 나는 1초 때문에 전전긍긍해 본 적이 없어서 1초를 정확히 정의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던 것 같아.
클락, 잘 생각해 봐. 너 저번에 소녀시대 콘서트 티켓을 선착순으로 예매할 때 1초 늦어서 콘서트에 못 간다고 엉엉 운 적 있잖아. 아마 그건 그 회사에서 사용하는 시계가 네가 사용하는 시계보다 1초 정도 빨라서 그랬을지도 몰라. 그럼 넌 정말 1초 차이로 티켓을 살 수 없었을 테니까. 이렇게 기준(참값)과 차이가 생기는 것을 *오차라고 하는데, 난 지금까지 발명된 시계 중에 가장 오차가 작은 시계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고 있지. 그래서 난 대한민국 시각의 기준이 되는 대한민국 표준시를 알려주지. 그건 바로 나, 세슘원자시계만 측정할 수 있거든.
아무래도 세슘이가 잘난 척하는 꼴은 못 보겠다. 세슘이가 어떤 녀석인지 내가 설명해 줄게. 세슘이가 나보다 정확한 시계라고 인정받는 이유는 시간에 대한 오차가 적기 때문이야.
세슘-133 원자는 *동위원소가 없고 원자구조가 간단해 안정된 물질이거든. 진동수가 매우 일정해 원자시계로 사용하기 가장 알맞지. 특히 2007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개발한 세슘원자시계 KRISS-1은 자기장, 전기장, 빛, 온도, 중력처럼 오차가 생길 수 있는 주변 요소들을 조절해 시간의 정확도를 초기의 세슘원자시계에 비해 10배나 높였다고 해. 30만 년 동안 1초 정도의 오차만 생기지. 이 오차는 0에 가까운 값이야.
대한민국 표준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홈페이지(www.kriss.re.kr)에서 대한민국 표준시 프로그램(UTCk3.1)을 내려받으면, 누구나 정확한 시각을 알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 컴퓨터의 시각을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에서 유지하고 있는 서버에 접속해 대한민국 표준시와 같은 현재 시각을 알려 준다.
*근삿값
측정값과 같이 참값에 가까운 값을 그 참값에 대한 근삿값이라고 한다.
*오차
근삿값을 측정할 때는 측정하는 도구의 눈금에서 가까운 수를 읽으므로 실제 값과의 차이가 생긴다. 즉 측정한 값과 이론적으로 정확한 값과의 차이를 말한다.(오차)=(근삿값)-(참값)으로 구한다.
*동위원소
같은 원소지만 원자의 질량이 다른 원소를 말한다.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
2011 클락스토리 시계들의 반란을 잠재우다
Intro. 클락, 이러다 클나!
Part 1-1. 1초의 위대함, 오차 0에 도전!
Part 1-2.대한민국 시계, 세계에 우뚝 서다!
Part 2-1. 째깍째깍, 수학으로 가는 시계
Part 2-2. 지금의 시계가 있기까지
Part 3-1. 도전! 나만의 시계 만들기
Part 3-2. 특명, 시계를 지구로 모두 소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