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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 미디어] 돌고래는 수학 천재? 돌핀

꿈꾸는 다니엘의 용감한 모험


“파도타기도 안 되고, 산호초 밖으로 나가는 것도 안 되면 도대체 뭘 하라는 거지?”
호기심 넘치는 소년 돌고래 ‘다니엘’은 불만이 많다. 그가 속한 돌고래 무리의 규율이 매우 엄격하기 때문이다. 오직 할 수 있는 일은 먹이사냥뿐. 무료한 일상을 반복하던 어느날, 다니엘에게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꿈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돌고래 다니엘!


보통 돌고래 무리는 먼 거리를 주기적으로 돌아 다니면서 생활한다. 하지만 무슨 영문인지 다니엘이 속한 돌고래 무리는 산호초로 둘러싸인 잔잔한 바닷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만약 산호초 밖으로 나갔다가는 대장 돌고래에게 꾸중을 듣게 된다.

이런 규칙을 답답해 하는 어린 돌고래 다니엘은 파도타기를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날, 대장 몰래 산호초 밖에서 파도타기를 즐기던 다니엘은 바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게 된다. 어디서 들려오는 소리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 때마침 거대한 만타가오리가 산호초 장벽을 넘어 다니엘에게 다가온다. 만타가오리는, 방금 다니엘이 들은 소리는 바다가 다니엘을 부르는 소리라며 용기를 내서 그 부름에 응답해 보라고 말한다.

고민 끝에 꿈을 찾아서 모험을 떠나기로 결심한 다니엘. 무리를 떠나면 영원히 받아 주지 않을 거라는 대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은 산호초 장벽을 뛰어넘어 넓은 바다로 나선다. 하지만 꿈을 찾겠다는 굳은 의지와 두근거림도 잠시뿐, 이내 다니엘은 새로 만난 세계를 즐기며 이곳 저곳을 기웃거린다. 그러던 중 산호초에 매여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갑오징어 ‘칼’을 구해 주게 되고, 둘은 친구가 된다.

칼과 함께 파도타기를 즐기던 다니엘은 또다시 들려온 바다의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꿈을 찾기 위한 모험을 계속 이어나간다. 산호초 밖에서 만난 친구 칼과 함께 떠나는 흥미진진한 모험! 과연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돌고래가 만드는 도넛 모양을 연구하는 수학자들

다니엘이 속한 돌고래 무리 중 하나인 꼬마 돌고래 ‘스파키’는 머리 위에 달린 분기공에서 내뿜는 공기방울로 장난 치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돌고래는 분기공으로 호흡할 뿐 아니라 방귀까지 뀐다는 놀라운 사실도 가르쳐 준다.

실제로 돌고래는 다양한 종류의 공기방울을 내뿜는데, 그 중에는 ‘보텍스’라고 부르는 고리도 있다.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돌고래들은 마치 서커스 곡예처럼 보텍스 고리를 만들고, 그 사이를 지나가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 현상은 카르만 보텍스라는 헝가리 물리학자가 처음 발견해 이름 붙인 것으로, 우리말로는 소용돌이라고 해석한다. 물체 주변에 물이나 공기 같은 ‘유체’가 흐를 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데, 마치 물체가 뒤쪽으로 소용돌이를 하나 둘씩 주기적으로 떼어 보내는 것처럼 보인다.

보텍스는 돌고래가 만드는 공기방울뿐 아니라 우리 생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특히 축구 경기에서는 종종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선수가 슛을 할 때 공에 회전이 거의 없으면, 공이 공기 사이를 가르고 날아가면서 마치 공기가 공 주변을 흘러가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긴다. 이때 공 뒤쪽으로 보텍스가 생겨서 공의 진행 방향이 변하게 되는데, 어디로 움직일지 예측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무회전 슛’이다. 보텍스로 인한 이런 특징 때문에 무회전 슛은 골키퍼도 속수무책인 마구가 된다.

이처럼 보텍스 현상이 일어날 때는 물체가 심하게 흔들리기 때문에, 건물을 지을 때는 보텍스를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 학자들은 보텍스가 일어날 때, 물체에서 소용돌이가 떨어져 나가는 주기가 물체의 지름과 유체의 속도 등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는 그 값을 알아내는 함수를 만들었다. 이렇게 물리 현상을 방정식이나 함수처럼 수학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는 분야를 ‘수치해석’이라고 한다.

이처럼 수학자와 물리학자들은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수식을 만든 뒤, 여러 변수들의 값을 다르게 했을 때 어떻게 변하는지를 연구해서 자연 현상을 예측하고 있다.


돌고래의 공기방울 방정식

그런데 돌고래들은 사냥을 할 때도 공기방울을 활용한다. 이때는 분기공이 아닌 지느러미로 수많은 물거품을 일으킨다. 돌고래가 좋아하는 먹이인 정어리떼에게 흰색 물거품은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돌고래들은 거품 벽에 갇힌 정어리 떼를 손쉽게 잡아먹을 수 있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물거품이 생기면 돌고래들도 정어리 떼를 분별할 수 없게 되는데, 어떻게 놓치지 않고 사냥에 성공하는 걸까?

그 이유를 궁금하게 생각한 영국 사우스햄튼대 팀 레이튼 교수는 돌고래가 초음파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그랬더니 단순히 반사된 초음파를 수신하는 것만으로는 물거품 속에서 정어리 떼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 즉, 신호를 분석하는 능력이 더 필요한 것이다. 보통 잠수함에서 사용하는 초음파탐지기는 초음파 신호를 분석해서 물체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이때 복잡한 비선형 방정식을 활용한다. 연구팀은 돌고래 역시 본능적으로 이 같은 수학적인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비선형 방정식을 활용해 사냥하는 돌고래?

돌고래가 본능적으로 먹이를 잡기 위해 활용하는 비선형방정식의 원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돌고래의 소리, 수학적으로 들어 보자!

돌고래는 사냥할 때뿐 아니라 서로 의사소통을 할 때도 초음파를 활용한다. 초음파가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를 모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물속에서 빛보다 소리가 더 잘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돌고래들 사이에서는 아주 독특한 기하학적 기준이 생긴다.

사람들에게 직선이란, 두 점 사이를 연결하는 가장 짧은 경로를 의미한다. 빛이 시각 정보를 해석하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파는 물속에서 이동할 때 빛보다 물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물은 깊이에 따라 밀도차와 온도차가 생기는데, 이 때문에 음파는 포물선을 그리면서 곡선 모양으로 전파된다.

즉, 돌고래에게 직선은 사람의 기준에서는 포물선 모양이 된다. 따라서 돌고래들은 물속에서 서로 포물선 모양으로 자리잡을 때 서로의 소리를 가장 잘 들을 수 있다.
 

돌고래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수학!

다니엘은 모두의 만류를 뿌리치고 꿈을 찾기 위해서 안전한 고향을 떠난다. 그런데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에도 안전한 수조를 떠나 거친 바다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돌고래가 있다. 바로 서울대공원 돌고래 ‘제돌이’다.

제돌이는 제주도에서 불법으로 포획된 ‘남방큰돌고래’ 종으로, 법원의 결정에 따라 4월에 제주도로 돌아가게 된다. 그곳에서 두 달 동안 적응 훈련을 거치고 난 뒤 자연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제돌이가 바다에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도록 생태학자들이 돕고 있다.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연구팀은 작년 말부터 서울대공원에 있는 제돌이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왔다. 그리고 제주도에 돌아간 4월부터는 물속에 마이크를 넣어 제돌이가 내는 소리까지 연구할 예정이다.

제돌이의 소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물 속에 섞여 있는 다양한 소리를 걸러내고, 제돌이가 내는 소리만을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푸리에 변환’이라는 수학적인 분석 방법이 필요하다. 푸리에 변환은 여러 가지가 뒤섞인 신호를 분리하는 함수식으로, 음파와 물결파, 전기장, 자기장 등을 분석할 때 사용한다.

음파는 수학적으로 파형과 진동수, 진폭이라는 요소로 구성된다. 푸리에 변환은 수없이 뒤섞여 있는 소리 요소에서 비슷한 파형과 진동수, 진폭을 분리한다. 연구팀은 제돌이가 낸 소리만 뽑아낸 뒤, 자연 상태의 돌고래가 내는 소리와 비교해서 적응 정도를 파악할 예정이다.

영화 속 주인공 다니엘은 자기 힘으로 꿈을 찾아 떠나가지만, 제돌이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과연 다니엘은 꿈을 찾을 수 있을까? 또 제돌이는 거친 바다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4월에는 돌고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4월에 제주도 바다로 돌아가는 서울대공원의 돌고래 제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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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 기타

    그린나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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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든 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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