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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유: 쉴 새 없이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주문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수다를 멈추고 일단 먹고 봅시다. 설마 식사 중에도 수다를 떨진 않을 거예요. 그렇죠, 박사님들?

 

 

MC 유: 그러고 보니 박사님들 모두 안경을 쓰셨네요. 네 분이 동시에 안경을 벗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미식 박사: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에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안경이 뿌옇게 돼서 벗어야 하니까요. 자고로 음식은 눈으로도 즐겨야 하는 법인데!


MC 유: 그래도 안경을 벗으니까 되게 잘생겨지셨어요. 안경을 쓰면 눈이 원래보다 작아져서 못생겨 보이잖아요. 지금은 다들 미남이십니다.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모델로 활동 중인 피에트로 보셀리.

 

미식 박사: 나는 돋보기 안경이라 오히려 커지는데…. 전 안경을 써야 잘생겨진답니다. 음식 말고도
안경을 쓰는 이유가 하나 더 있었네요.

 

잡학 박사: 아이고, 미식 박사님. 너무 잘생기면 골치 아프다니까요. 제가 이탈리아 출신의 피에트로 보셀리라는 모델의 슬픈 사연을 알려드리죠. 보셀리는 여섯 살 때부터 모델 활동을 했지만 모델을 직업으로 삼으려고 한 건 아니라고 해요. 원래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준비하면서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쳤는데, 잘생기고 훤칠한 외모 때문에 학생들이 강의 시간에 사진을 찍는가 하면 외모에 대한 질문만 했다고 해요. 결국 과도한 관심 때문에 강의를 그만두고 모델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스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스카프.

 

문학 박사: 잘생기고 예쁘다고 항상 이익이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고로! 오히려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이 데이트할 기회가 많을 거라는 말씀!


과학 박사: 하하. 맞아요. 그런데 수학을 가르치다 모델이 된 사람도 있지만 패션쇼 디자인에 참여한 수학자도 있는 거 아세요?

 

문학 박사: 이번에는 수학과 디자인을 동시에 공부한 수학자인가요?

 

과학 박사: 그렇지는 않아요. 일본의 ‘이세이 미야케’라는 디자인 회사에서 2010년에 ‘푸앵카레 오디세이’라는 이름으로 패션쇼를 연 적이 있어요. 이 패션쇼는 ‘우주의 모습’이 주제였는데, 당시 이세이 미야케의 디자이너였던 다이 후지와라가 문득 푸앵카레 추측을 떠올렸다고 해요.

 

푸앵카레 추측은 러시아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이 증명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건 미국의 수학자 윌리엄 서스턴이에요. 후지와라는 서스턴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기하학적 모양의 옷을 만들기로 결심했죠.

 

서스턴은 기하학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아마 흔쾌히 이 제안을 받아들였을 거예요. 어쨌든 수학이 다양한 분야와 결합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상!

 

미식 박사: 안경 벗었다가 또 한참이나 수다를 떨었어요. 찌개가 벌써 식어버렸다고요. 다같이 자, 자. 이제 좀 먹고 합시다!

 

MC 유: 어이쿠, 재미있는 얘기를 듣다 보니 밥 먹는것도 잊고 있었네요. 4명의 박사님들과 함께 있으면 정말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니까요!

 

 

# 수학을 주제로 떠나 온 수다 여행은 어땠나요? 독자 여러분도 여러 친구들과 이것저것 자주 대화해 보세요. 어떤 재미있는 얘기가 나올지 모르니까요. 쓸데없는 얘기라고 흘려 듣지 마세요. 언젠가 이용할 날이 올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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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호 수학동아 정보

  • 김우현 기자(mnchoo@donga.com)
  • 도움

    백형렬(KAIST 수리과학과 조교수) 참고자료 김원기 ‘수학의 노벨상 필즈상 이야기’, 마커스 드 사토이 ‘소수의 음악’, 사이먼 싱 ‘심슨 가족에 숨겨진 수학의 비밀’, 알렉스 벨로스 ‘신기한 수학 나라의 알렉스’, Alexander Grothendieck ‘Le Kimchi’
  • 일러스트

    임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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