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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마 호세프, 메리 매컬리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프라티바 파틸. 이 낯선 이름의 공통점은 뭘까? 이 네 사람은 모두 현직 대통령으로 모두 여성이다. 각각 브라질, 아일랜드, 아르헨티나, 인도의 대통령이다. 수학에도 여성의 바람이 분 걸까? 국제수학자연맹(International Mathematical Union, IMU)에서 처음으로 여성 수학자가 회장이 됐다.
 

전 세계 수학자들의 모임인 국제수학자연맹(IMU)에서 처음으로 여성 수학자가 회장이 됐다. 여성 수학자가 세계 수학자들의 대통령에 오른 셈이다. 주인공은 ‘잉그리드 도브시’라는 여성 수학자로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다. 여성 수학자가 처음으로 국제수학자연맹의 회장이 된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과거에는 여성이 수학을 공부하는 것 자체에 제약이 있어 기회조차 갖기 어려웠다. 너무나 뛰어나 그 재능을 감출 수 없었던 소수의 여성 수학자만 겨우 세상에 드러난 정도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더 이상 여성이기 때문에 할 수없는 일은 없다. 따라서 요즘 뛰어난 여성 수학자는 그 수가 너무 많아 나열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국제수학자 연맹의 리더 역할을 하는 조직위원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아직까지 리더 역할을 여성이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수학자연맹의 조직위원회는 1명의 회장, 1명의 부회장 그리고 8명의 임원으로 이뤄져있다. 조직위원회의 임원은 각 나라에서 재능과 리더십을 갖춘 수학자를 추천한 다음, 투표에 의해 선정된다. 따라서 국제수학자연맹의 조직위원회에 속한다는 것은 실력과 행정 능력을 모두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2011년부터 4년 동안 국제수학자연맹의 회장으로 활동하는 잉그리드 도브시는 벨기에 출신의 미국인으로 컴퓨터와 관련된 응용 수학을 연구하는 수학자다. 조직위원회에는 잉그리드 도브시 이외에도 2명의 여성 수학자가 있는데, 부회장을 맡은 크리스티안 루소와 집행위원회 위원을 맡은 셰릴 프레이거다. 크리스티안 루소는  프랑스 출신의 수학자로, 현재 캐나다 몬트리올대 수학과 교수다. 또 셰릴 프레이거는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으로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대 수학과 교수다. 이로써 국제수학자연맹의 조직위원회는 임원 중 회장과 부회장이 모두 여성이면서, 여성 임원이 전체에서 30%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수학자 중에는 어떤 여성 수학자를 리더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수학의 가장 큰 학술모임은 대한수학회다. 아직까지 여성 수학자가 회장이 된 적은 없지만, 임원의 일정 비율은 여성
수학자가 차지한다.

국내 수학계에는 2004년에 창립된 한국 여성수리과학회가 있다. 올해로 7년째를 맞이한 한국여성수리과학회는 여성수학자의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현재 장선영 울산대 수학과 교수가 회장을 맡고 있다. 장 교수는 여성 수학자도 리더로서의 가능성이 높다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여성수리과학회는 2004년 고계원 아주대 교수님께서 만들자고 제안하셨죠. 한국여성수리과학회가 생기면서 여성 수학자도 수학 실력뿐 아니라 행정적인 역할과 리더의 역할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여성도 충분히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뜻이죠.”

‘수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은 4년마다 국제수학자대회에서 수여된다. 1936년부터 2010년까지 필즈상 수상자는 모두 52명이다. 그러나 이중 여성 수학자는 단 한 명도 없다. 2010년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열린 국제수학자대회에서는 여성 수학자 소피 모렌을 다음 국제수학자대회에서 필즈상을 받을 사람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기도 했다. 소피 모렌은 프랑스 파리 제11대학의 제라드 라몽 교수의 제자다. 제라드 라몽은 2002년 필즈상 수상자인 로랑 라포르그와 2010년 필즈상 수상자 응오바오쩌우의 지도교수다. 소피 모렌이 2014년 최초의 여성 필즈상 수상자이자 필즈상을 받는 제라드 라몽의 세 번째 제자가 될 수 있을까?

2014년 한국에서는 국제수학자대회가 열린다. 수학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수학자에 대한 관심은 아직 낮은 편.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수학자들의 큰 축제인 만큼 여성 수학자에 대한 관심을 갖고 대회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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