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이 불여일행(百聞 不如一行).” 자전거에 대한 모든 이론을 안다 하더라도 직접 타보지 않고는 그 재미를 느낄 수 없다. 내게 맞는 자전거를 찾는 6계명을 공개한다.
어떤 자전거가 내게 가장 좋은 자전거일까? 여섯 계명만 명심하라. 이미 앞에서 3번째 계명까지 설명을 마쳤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계명, 내게 맞는 바퀴 크기를 정하라.
2계명, 쓰임에 맞는 바퀴의 폭을 정하라.
3계명, 편리함과 아름다움을 고려해 뼈대 구조를 정하라.
기어를 아는 것이 힘이다
4계명, 상황에 맞는 기어를 찾아라
이제 설명하는 계명은 앞선 계명으로 선택한 자전거를 과연 얼마나 오래 탈 수 있을 것인지를 결정한다. 그 첫 번째는 기어에 관한 것이다.
요즘 나오는 자전거는 대부분 기어를 여러 개 가지고 있다. 톱니 수가 다른 기어를 여러 개 붙여 놓은 것이다. 속도를 높이고 싶을 때나 오르막을 오를 때처럼 상황에 맞게 기어를 조절해 쓰는 능력이 중요하다.
27단 자전거는 앞쪽 기어가 3단, 뒤쪽 기어가 9단이다. 앞쪽 기어의 톱니 수는 안쪽부터 22, 32, 44개인 경우가 많다. 뒤쪽 기어의 톱니 수는 안쪽이 34개로 가장 많고, 바깥으로 갈수록 줄어 11개까지 된다.
앞쪽 기어의 톱니 수에서 뒤쪽 기어의 톱니 수를 나눈 것을 기어 비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앞쪽 기어를 44T(톱니 수는 T로 표시한다)에 놓고 뒤쪽 기어를 11T에 두면 기어 비는 44 ÷ 11 = 4가 나온다. 기어 비는 페달을 밟아 한 바퀴 굴렸을 때 뒷바퀴가 돌아가는 횟수를 가리킨다. 기어 비가 4라는 말은 페달을 한 바퀴 밟았을 때 뒷바퀴가 4번 돌아간다는 뜻이다. 앞쪽 기어를 22T, 뒤쪽 기어를 34T로 하면 기어 비는 약 0.65다. 페달을 한 바퀴 굴려도 뒷바퀴는 0.65바퀴 도는 것에 그친다.
그래서 기어 비가 높을수록 속도는 빠르지만 힘이 많이 든다. 반대로 기어 비가 낮으면 힘은 적게 들지만 속도가 느리다.
기어 비를 알고 바퀴의 크기를 알면 페달을 한 번 밟았을 때 자전거가 움직이는 거리도 계산할 수 있다. 지름이 66.04cm(26인치)인 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기어 비를 4로 해서 페달을 한 번 굴리면 약 8.29m를 갈 수 있다.
(66.04cm × 3.14) × 4회 = 약 8.29m
여기에 1분당 페달을 밟는 횟수까지 알면 자전거의 속도도 계산할 수 있다. 지름 66.04cm인 바퀴가 달린 27단 자전거를 1분에 100번 페달을 밟으면 그 속도는 위쪽 표와 같다.
표에 나타난 속도는 이론적인 수치다. 자전거의 속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바로 공기이기 때문이다. 속도가 빠를수록 공기의 저항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해커진다. 자전거의 부품을 유선형으로 만들거나, 선수들이 최대한 몸을 숙이고 자전거를 타는 이유도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공기저항만 없다면 자전거는 사람의 힘만큼 속도를 낼 수 있다. 1995년 미국에서는 바람막이를 한 자동차를 뒤따라간 자전거로 시속 269km에 달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자전거의 기어비는 무려 21.45에 해당했다.
오르막길 정복하기
오르막길에서는 앞쪽과 뒤쪽 기어를 1단에 가깝게 둘수록 힘이 적게든다. 길의 경사도와 자신의 체력에 따라 조금씩 조절하는 것이 좋다. 단 오르막길 이전에 기어를 미리 바꿔야 한다. 오르막 중간에 기어를 바꾸면 체인이나 변속기에 무리가 가서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엉덩이가 편해야 즐겁다
5계명, 내게 맞는 안장을 찾아라
자전거를 꾸준히 타고 싶다면 자기에게 맞는 안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엉덩이가 아프면 자전거 타기가 꺼려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부드럽고 스프링도 달린 안장으로 시작해 적응이 되면 가늘고 딱딱한 선수용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남자를 위해 가운데 홈이 파인 안장도 나온다. 안장의 모양만큼 중요한 것은 안장의 높이다. 안장의 높이는 편안한 자세뿐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안장은 앉았을 때, 발끝이 땅에 닿을 정도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위 뼈대가 있는 자전거라면 발바닥을 땅에 대고 양발을 20cm 정도 벌린 상태에서 가랑이가 위 뼈대보다 손가락 두 마디 정도(2.5~5cm) 위에 있는 자전거가 적당하다.
물론 자전거 선수나 숙련자는 큰 자전거를 타는데, 발끝이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로 안장도 높다. 이때라도 다리가 완전히 펴지게 하진 않는다. 다리가 완전히 펴지면 페달에 힘을 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자전거의 숫자는 ‘15’
사람은 편한 속도로 걸으면 하루 종일 걸을 수 있다. 자전거도 편한 속도로 달리면 하루 종일 탈 수 있다. 이때의 속도가 바로 시속 15km다. 사람이 땅을 걷는 정도의 힘으로 자전거를 굴릴 때 나오는 속도 이기도 하다. 자전거의 평균 이동속도도 시속 15km로 계산한다. 반면 자전거 도로를 따라 빠르게 달리는 자전거의 속도는 시속 30km에 달한다. 보통 사람이 이 속도로 자전거를 타면 30분도 되기 전에 완전히 지친다.
손잡이 모양과 자세는 속도 종결자
6계명, 최적의 손잡이 모양과 자세를 정하라
자전거는 끊임없이 발전한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더 가벼운 소재가 나오고,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모양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몸은 변함이 없다. 아무리 자전거가 날렵해도 사람의 몸에 부딪히는 공기의 저항은 사라지지 않는다.
불가능하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몸이 받는 공기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시도됐다. 유선형의 모자나 매끈한 옷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손잡이 모양이다.
일반 자전거의 손잡이는 W 모양으로 생겨서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상태에서 편하게 잡을 수 있다. 속도보다는 편안함을 선택한 결과다. 최근에 많이 쓰이는 일자형 손잡이는 손잡이를 넓게 잡느냐 좁게 잡느냐에 따라 허리를 숙이는 정도가 결정된다.속도보다 자전거를 안정하게 탈 수 있는데 치중한 모양이다.
경주용 자전거는 손잡이를 쇠뿔 모양으로 아래로 휘게 만들어 드롭바라고 불린다. 드롭바의 위쪽을 잡으면 일자형 자전거처럼 편하게 탈 수 있지만, 빠르게 달릴때는 드롭바의 아래를 잡아서 몸을 완전히 숙일 수 있다. 심지어 손잡이를 앞으로 길게 빼 ‘슈퍼맨 자세’로 타게 만든 자전거도 나왔다. 몸이 받는 공기의 저항을 줄이려는 노력은 앞으로 쭉 계속될 것이다.
브레이크 위치가 바뀌었다!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자전거의 브레이크 위치가 바뀌었다. 앞바퀴의 브레이크는 왼손으로, 뒷바퀴의 브레이크는 오른손으로 잡게 바꾼 것이다. 이전까지는 일본 자전거처럼 뒷바퀴의 브레이크를 왼손으로 잡았다. 이번 변화는 우리나라의 통행방식을 좌측통행에서 우측통행으로 바꾼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자전거를 급하게 멈추려고 할 때는 뒤쪽 브레이크를 잡아야 한다. 앞쪽 브레이크를 급하게 잡으면 자칫 자전거 뒷부분이 들려서 뒤집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른손잡이가 많은 만큼 위험한 순간에 오른손으로 뒤쪽 브레이크를 힘껏 잡을 수 있게 바꾼 조치는 자전거 안전에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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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맞춤형 자전거를 찾는 6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