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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의 비밀


Prologue_ 1933년 소련의 가모프 박사는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측하다가 이상한 빛줄기를 발견했습니다. 빛줄기를 해독하자 거기에는 빅뱅의 비밀과 지구인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우주의 암흑군주가 보낸 악마가 히틀러의 몸 속으로 들어가 지구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내용이었지요. 가모프가 밖으로 나간 사이 여관 주인의 아들 하리가 내용을 읽어 보기 시작하는데요….

이리저리 바꾸면 다른 뜻?

“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구상에 ‘슐트안토데’라는 곳이 도대체 어디 있는지 어떻게 알아 낼 수 있겠소?”

“ ‘ 슐트안토데’는 글자 속에 다른 글자를 숨겨 놓은 애너그램(anagram)입니다 ‘. 슐트안토데(Schuldantode)’는 ‘ 죽은에 대해 죄를 짓는다’는 뜻의 독일어입니다. 알파벳을 이리저리 순서를 바꾸면 ‘ Deutschland (독일)’가 됩니다. 그러므로 ‘ 슐트안토데’는 ‘ 죽음에 대해 죄를 짓는 독일’을뜻합니다.”

“ 재미있는 해석이오. 그럼 ‘ 프리다 토트 횔레’가 누구인지 어떻게 알아 낼 수 있겠소?”

빛줄기 속의 메시지를 해독한 가모프는 소련의 지도자인 스탈린을 만나러 갑니다. 그러나 스탈린은 가모프의 이야기를 믿지 않습니다. 가모프는 자기 해석을 설명하려고 애를 쓰는데, 여기서 ‘애너그램’이 등장합니다.

애너그램은 단어나 문장을 이루는 글자의 순서를 바꿔 다른 단어나 문장을 만드는 놀이입니다. 영화나 소설에서 많이 볼 수 있지요.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에도 애너그램이 나옵니다. ‘ Tom Marvolo Riddle(톰 마볼로 리들)’의 글자를 적절히 옮기면 ‘I am Lord Voldemort(나는 볼드모트 경이다)’가 됩니다.

애너그램은 암호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아무 의미가 없거나 엉뚱한 단어지만 비밀 메시지를 담고 있을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light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을 때 글자를 뒤바꿔 ghilt라고 쓰는 겁니다. 이 단어가 애너그램이라는 사실을 알아도 원래 뜻을 알아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가능한 조합의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light는 알파벳 5개로 이뤄져 있는데 몇 가지의 조합이 가능할까요?

글자를 순서대로 배열한다고 생각하면 계산은 단순합니다. 먼저 맨 앞에 어떤 글자가 올 수 있는 가짓수는 5입니다. 두 번째로 어떤 글자가 올 수 있는 가짓수는 이미 한 글자가 빠졌으므로 4입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세 번째 글자의 가짓수는 3, 네 번째 글자의 가짓수는 2, 다섯 번째 글자의 가짓수는 1이 됩니다. 이 가짓수를 모두 곱하면 총 가짓수가 나오지요.즉 5×4×3×2×1=120가지입니다.

이것은 아주 단순한 예입니다. 더 긴 단어나 문장이라면 조합의 수는 훨씬 더 많아지지요. 게다가 띄어쓰기도 있기 때문에 뜻이 되는 조합을 찾아 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재미있는 수수께끼로 사람들이 애용하는 이유지요. 알파벳을 쓰는 언어는 아니지만 우리말로도 애너그램을 만들 수 있답니다. 여러분도 재미있는 애너그램을 만들어 친구에게 써 보세요.

아주 작은데 0은 아니다?
 


여관 주인의 아들인 하리는 가모프가 나간 틈을 타 해석한 내용을 읽어 봅니다. 거기에는 빅뱅 이전에 있었던 ‘인피니테시멀 월드’에서 일어난 일이 기록돼 있습니다. 태초에 착한 대선왕과 악한 대마왕이 싸웠습니다. 결국 대선왕이 이겨 대마왕을 봉인하는 데 성공했지만, 대선왕은 에너지를 모두 써 버렸습니다. 그래서 대선왕은 대제사장에게 언젠가 대마왕이 부활할 것이며, 그때 대선왕의 후계자도 나타날 것이라고 유언을 남깁니다.

시간이 흐르고 대마왕이 부활할 무렵 대선왕의 후계자인 트라켄이 나타납니다. 트라켄은 대제사장의 말을 듣고 대선왕의 착한 의지가 담긴 약속의 항아리를 찾아 모험을 시작한다는 줄거리입니다.
 


무한소 개념은 미분과 적분에 쓰입니다. 무한소에 대해 잘 알면 고등학교 과정에서 미분과 적분을 배울 때 쉽게 이해할 수 있답니다.

도대체 몇 번이나 옮겨야 할까?

“ 이제 마지막 관문이다. 마지막 관문은 붉은 기둥에 원판이 64개 있을 때, 하얀 기둥에 원판 64개의 다이아몬드 탑을 쌓기 위해서 원판을 최소한 몇 번 옮겨야 될지를 알아 내는 것이다. 그 횟수의 마지막 숫자가 쓰여 있는 다이아몬드를 가운데 구멍에 집어넣어라. 지금 벌써 다섯 스툰(=시)이다. 1스툰(=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서둘러라. 성공을 빈다.”

제사장은 다시 밖으로 나갔다.

대선왕의 후계자인 트라켄은 여러 난관을 겪으며 약속의 항아리를 찾아갑니다. 그러던 중 마주친 관문에서 ‘하노이의 탑’에 관련된 문제를 만납니다. 하노이의 탑은 세 개의 기둥과 기둥에 꽂힌 원판을 이용한 퍼즐입니다. 처음에는 기둥 하나에 원판 여러 개가 꽂혀 있는데, 원판은 아래로 갈수록 크기가 커집니다. ‘한 번에 원판 하나씩만 옮긴다’ ‘큰 원판이 작은 원판 위에 오면 안 된다’라는 두 가지 규칙을 만족시키면서 원판을 모두 다른 기둥으로 옮기는 것이 퍼즐의 목표입니다.

원판이 적을수록 풀기 쉽습니다. 두 개일 때는 원판을 세 번만 움직이면 모두 옮길 수 있습니다. 세 개일 때는 최소 일곱 번 움직여야 옮길 수 있습니다. 네 개일 때는 음…. 좀 복잡해지는걸요? 원판이 64개 있을 때는 도대체 몇 번이나 움직여야 할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일반화라는 개념을 이용해야 합니다. 일반화는 몇 가지 사례를 통해 규칙을 이끌어 내는 방법입니다. 원판이 하나씩 늘어날 때 옮기는 횟수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살펴봅시다.


어떻게 하면 강을 건널까?

진흙 몬스터는 네키를 가리키며 말을 계속했다.

“ 푸른 몬스터와 붉은 몬스터를 함께 데려다 놓아야 한다. 주의할 것은 둘만 있을 경우, 푸른 몬스터는 네키를 잡아먹고, 붉은 몬스터는 푸른 몬스터를 잡아먹는다는 사실! 너희 둘이 함께 있을 경우엔 예외지만 말이다. 자, 그럼 성공을 빈다.”

진흙 몬스터가 몸을 돌려 돌아가려다 덧붙여 말했다.

“ 아, 그리고 한 번에 한 명씩만 배에 태울 수 있다는 걸 명심해라. 안 그러면 배가 늪으로 빠진다.”

대왕 진흙 몬스터의 명령이 떨어지자 푸른 진흙 몬스터와 붉은 진흙 몬스터가 배를 끌고 늪 기슭으로 올라왔다.

두 종류의 몬스터를 데리고 강을 건너야 하는데, 배에는 한 명씩만 태울 수 있고 서로 다른 종류의 몬스터끼리 있게 하거나 사람과 있게 하면 안 된다고 하네요. 퍼즐을 많이 풀어 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겁니다. ‘강 건너기 퍼즐’이라고 하는 역사가 긴 퍼즐입니다. 8~9세기 중세 시대의 문헌에 나온 게 최초의 기록입니다. 강 건너기 퍼즐은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며 전해 내려왔습니다. 늑대와 양이 나오는 퍼즐도 있고, 식인종과 선교사가 나오는 퍼즐도 있지요.

강 건너기 퍼즐은 종류가 다양해 딱 정해진 공식이 없습니다. 표를 만들어 차근차근히 푸는 것이 좋습니다. 풀고 난 뒤에는 각 단계별로 다시 검토해 오가는 횟수를 줄일 방법이 있는지 확인한다면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면 트라켄이 마주한 문제를 풀어 볼까요? 강 건너로 옮겨야 할 대상은 푸른 몬스터와 붉은 몬스터 각 한 마리, 그리고 네키입니다.
 

강 건너기 퍼즐


차근차근히 하니 어렵지 않지요? 하지만 트라켄에게는 이보다 어려운 퍼즐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어려분도 함께 차분히 풀어 보세요.

남의 마음 속을 어떻게 알까?

하얀 요정이 지팡이를 가볍게 흔들자 의자 세 개가 스르르 움직여 원을 그리며 서로 마주 보았다.

“ 두 번째 관문도 자기 불의 색을 알아맞히는 문제예요. 여기, 보세요. 붉은 불 세 개와 푸른 불 두 개 가 있지요? 각자의 머리 위에 그 다섯 개 가운데 하나의 불이 켜질 거예요. 다른 이의 머리 위에 있는 불만 볼 수 있어요. 물론 서로 말하면 안 되죠. 한 명이라도 맞히면 돼요. 하지만 아무도 알아맞히지 못하면 두 번째 관문을 통과할 수 없어요. 자! 그럼 시작합니다.”

세 명이 원을 그리며 마주 보고 있습니다. 각자 머리 위에 불이 하나씩 있는데 색이 다릅니다. 다른 사람 머리의 불 색깔은 보면 알 수 있지만, 자기 머리 위의 불 색깔은 어떻게 알아낼까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없으니 논리적으로 추측해야 합니다.

이 문제와는 다르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 속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니 떠오르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죄수의 딜레마’입니다. 죄수의 딜레마는 게임이론의 유명한 예로 범죄를 저지른 용의자 두 명이 등장합니다. 이 둘은 서로 다른 방에서 조사를 받으며, 서로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없습니다. 이때 경찰이 둘에게 이렇게 제안합니다.

“둘 중 한 명이 자백하면 자백한 사람을 풀어 주고 다른 한 명이 10년형을 받는다. 둘 다 자백하면 둘 모두 5년형을 받는다. 둘 다 자백하지 않으면 둘 다 6개월형을 받는다."

이런 조건이라면 당연히 둘 다 자백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하지만 혹시 친구가 배신하고 자백하면 어떡하나 불안해집니다. 까딱 잘못하면 혼자 10년을 감옥에 갇혀야 합니다.

사람은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쪽을 선택한다고 가정하면 상황은 바뀝니다. 친구가 자백한다고 가정하면 당연히 자기도 자백하는게 유리합니다. 친구가 자백하지 않아도 자기가 자백하면 감옥에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훨씬 유리합니다. 결국 자백하는게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끝날 수도 있는 문제가 협력을 못해 불리하게 끝나는것이죠. 하지만 죄수의 딜레마가 무조건 이렇게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항상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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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고호관 기자
  • 도움

    이광연 교수
  • 기획 및 글

    빅뱅의 비밀(자음과 모음)
  • 일러스트

    허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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