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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수학이 밝히는 자전거의 5가지 신비

우리가 찾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자전거의 신비가 있다. 자전거의 본모습을 찾아 떠나는 여행. 수학이 가이드가 돼 줄 것이다. 하나둘 밝혀지는 자전거의 신비 속에 놀라운 자전거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하나 자전거 바퀴는 왜 둥글까?
 

둥근 바퀴는 인간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그럼 자전거 바퀴는 왜 둥글까?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질문이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의외로 답하기는 쉽지 않다. “원이 아니면 잘 굴러가지 않기 때문이다.”“원이 아닐 바에는 걸어가는 게 낫다.” 이렇게 설명해 보지만 왜 둥근지에 대한 답은 될 수 없다.

이때 원의 정의를 알면 답이 보인다. 원은 ‘한 고정점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을 말한다. 원 모양의 바퀴는 움직이는 동안 바퀴의 중심이 언제나 땅에서 일정한 높이를 유지한다. 삼각형이나 사각형 바퀴와 비교하면 분명한 차이를 알 수 있다. 사각형 바퀴는 움직이는 동안 바퀴의 중심이 오르락내리락한다. 바퀴의 중심에서 바퀴 가장자리의 각 점까지의 거리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자전거는 바퀴가 둥근 덕분에 무게중심도 같은 높이를 유지한다. 높이가 같다는 것은 위치에너지가 일정하다는 뜻이다.

이 상태에서는 수평 방향으로 조금만 힘을 가하더라도 자전거가 쉽게 움직인다. 둥근 바퀴만의 위력이다. 자연의 이치를 설명하는 수학의 힘도 느낄 수 있다.

네모난 자전거를 타보려면?

바퀴가 네모인 자전거는 바퀴의 중심에서 바퀴 가장자리까지의 거리가 달라 덜컹거린다. 서울 한강 자전거공원에 가면 이처럼 이색적인 자전거가 많다. 옆으로 굴러가는 자전거, 엉덩이로 안장을 눌러서 움직이는 자전거 등 수십 종의 자전거를 직접 타볼 수 있다.

둘 자전거 바퀴는 왜 2개일까?

자전거는 영어로 ‘bicycle’이다. 바퀴라는 뜻의 cycle 앞에 2를 뜻하는 bi를 붙여 두개의 바퀴라는 뜻을 지녔다. 그럼 자전거의 바퀴는 왜 3개나 4개가 아닌 2개가 됐을까?

자전거가 영어로 ‘두 개의 바퀴(bicycle)’인 이유는 한자로 쓴 ‘자전거(自轉車)’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자전거는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탈 것이라는 뜻이다.

자전거는 바퀴가 많아질수록 바퀴 자체의 무게뿐 아니라 바퀴를 고정시키는 장치때문에 무게가 늘어난다. 또한 땅과 맞닿는 부위가 넓어져 마찰력도 커진다.

자전거가 무겁고 마찰력이 크다면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힘이 많이 든다. 당연히 속도도 느려진다. 바퀴를 1개로 할 수도 있지만 안정성이 떨어지고 균형을 잡는 데 힘이 많이 든다. 무게와 안정성을 모두 고려할 때 자전거 바퀴는 2개가 최적이다.

바퀴의 수가 같다면 바퀴가 가늘수록 속도가 빠르다. 경륜에 쓰이는 자전거의 바퀴는 폭이 2cm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속도가 전부는 아니다. 바퀴의 폭이 크면 승차감이 좋고 브레이크도 잘 듣는다. 그래서 일반 자전거는 바퀴의 폭이 보통 4cm 내외다. 안정감이 중요한 산악 경기용 자전거에는 폭이 5.8cm인 바퀴를 쓰기도 한다.

다인승도 바퀴는 2개

여러 명이 함께 페달을 밟는 자전거가 있다. 신체장애인의 올림픽인 ‘패럴림픽’에는 다인승 자전거가 정식 종목이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타는 자전거라도 바퀴는 2개일 때 가장 효율적이다. 휴양지에서 탈 수 있는 가족용 자전거 중에는 바퀴가 4개인 것이 있는데, 대부분 무겁고 속도를 내기 어렵다.

셋 바퀴는 큰 게 좋을까? 작은 게 좋을까?

유명 의류 브랜드의 로고에는 독특한 자전거가 등장한다. 앞바퀴가 뒷바퀴보다 몇 배는 큰 자전거다. 1870년 영국에서 개발한 ‘하이 휠(high wheel) 자전거’로 ‘보통(ordinary) 자전거’ 또는 ‘페니파딩(penny-farthing)’ 자전거로 불린다. 특히 페니파딩이란 이름은 커다란 앞바퀴와 작은 뒷바퀴의 관계를 당시 영국 동전 1페니가 4파딩에 해당한다는 점을 이용해 설명한 것이다.

하이 휠 자전거는 큰 인기를 얻으면서 속도를 다투는 자전거 경주 대회까지 열렸다. 이때 앞바퀴의 지름이 큰 자전거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이 휠 자전거는 페달과 앞바퀴가 붙어 있는데, 이 때문에 페달을 밟아 한 바퀴 굴릴 때마다 앞바퀴의 지름만큼 자전거가 앞으로 나간다. 자전거의 속도가 앞바퀴의 지름과 비례한다는 뜻이다.

그 결과 앞바퀴는 갈수록 커져 지름이 1.5m가 넘는 자전거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바퀴의 지름이 크면 클수록 타기가 어렵고 중심잡기가 쉽지 않다. 방향을 바꾸는 것도 어려워 갑작스런 상황이 닥치면 대처가 느려 다치기 쉬웠다.

1885년 ‘안전(safety) 자전거’가 나오면서 앞뒤 바퀴의 크기는 같아졌다. 안전 자전거는 자전거에 톱니바퀴(기어)와 체인을 활용한 것이다. 체인이 나오면서 앞바퀴는 방향을 바꾸는 역할만 담당하게 됐다. 앞바퀴가 속도와 상관이 없어지자 더이상 앞바퀴를 크게 만들 필요가 없었다.

앞뒤 바퀴의 크기가 같으면 자전거는 가장 안정하다. 앞뒤 바퀴의 축이 같은 높이를 이루기 때문이다. 안전 자전거라는 이름도 중심을 잡기 쉽고, 안장의 높이가 낮은 자전거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지은 것이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자전거 바퀴는 지름이 26인치(1인치=2.54cm)다. 경주용 자전거는 지름이 조금 더 큰 27인치의 바퀴를 쓴다.

바퀴가 작은 자전거는 높이가 낮아서 타고 내리기가 편한 장점이 있다. 지난해 경기도 고양시가 도입한 공공자전거의 바퀴는 지름이 24인치다.

최근 바퀴가 작은 자전거를 뜻하는 ‘미니벨로’가 유행이다. 미니벨로는 지름 20인치의 바퀴를 많이 쓰는데, 작은 것은 8인치짜리 바퀴도 쓴다.

바퀴가 작으면 자전거의 무게가 가벼워 속도를 빠르게 올릴 수 있고 보관하기도 쉽다. 무엇보다 바퀴가 작기 때문에 차체를 귀엽게 또는 세련되게 디자인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하지만 속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고, 속도를 유지하려면 페달을 꾸준히 밟아야 해 힘이 많이 드는 단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처럼 바퀴가 작은 자전거를 만들 수 있게 된 데는 기어의 역할이 크다. 페달을 앞바퀴에 직접 연결했던 19세기에는 바퀴가 작은 자전거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바퀴가 작으면 속도를 내기 힘들고 그러면 중심을 잡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어가 등장하면서 페달의 힘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됐다. 바퀴가 작더라도 기어만 잘 쓰면 페달을 똑같이 밟아도 바퀴가 더 빨리 돌아 일정한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국내에서는 21단 자전거가 가장 잘 팔린다. 21단이라고 해서 21개의 기어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21단 자전거는 앞쪽 기어가 3단, 뒤쪽 기어가 7단인 것을 말한다. 3×7=21가지의 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21단이라고 부른다. 24단은 뒤쪽 기어가 8단, 27단은 뒤쪽 기어가 9단이다.

취미로 타는 말

최초의 자전거는 두 개의 바퀴 위에서 발로 땅을 구르며 탔다. 이 자전거에는 ‘취미로 타는 말’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말보다 쉽고 편하게, 언제든 취미 삼아 탈 수 있는 ‘말’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넷 앞바퀴와 뒷바퀴는 □이 다르다
 

앞바퀴에는 엇갈린 바퀴살(오른쪽) 외에 방사형 바퀴살을 쓰기도 한다.


같은 크기의 신발을 샀는데 한쪽이 잘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실제로 사람은 오른발과 왼발의 길이가 다르다. 오른발을 많이 쓸수록 왼발이 몸무게를 더 많이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왼발이 더 길어진다. 그렇다고 서로 다른 치수의 신발을 사야 할 만큼 심각한 경우는 드물다.

자전거는 앞바퀴와 뒷바퀴가 확연히 다른 경우가 많다. 같은 바퀴를 쓰기도 하지만 앞뒤 바퀴의 역할은 엄연히 다르다. 앞바퀴는 방향을 바꾸는 역할을 하고, 뒷바퀴는 페달의 힘을 받아 자전거를 움직이는 엔진 역할을 한다. 즉 뒷바퀴에 더 많은 힘이 실린다는 뜻이다.

앞뒤 바퀴가 다르다고 해서 크기나 굵기가 다른 것은 아니다. 바퀴 안쪽의 바퀴살이 다를 뿐이다. 바퀴살은 중심점에서 사방으로 뻗어가는 방사형 바퀴살과 서로 엇갈린 바퀴살로 나눌 수 있다. 방사형 바퀴살은 마차에도 많이 쓰였던 것으로 위에서 누르는 힘에 강하다. 하지만 회전할 때 받는 비틀림에 약하고 탄성이 부족하다. 1870년에 개발된 엇갈린 바퀴살은 방사형 바퀴살의 단점을 극복했다.

바퀴살이 엇갈리는 횟수는 쓰임에 따라 다른데, 횟수가 많을수록 튼튼하다. 어린이용 자전거가 바퀴살이 4번 엇갈린다면, 일반용은 6번, 경주용은 8번 엇갈린다. 엇갈리는 횟수는 하나의 바퀴살과 평행한 다음 바퀴살이 몇 번째 나오는지를 세면 알 수 있다.

다섯 내 안에 삼각형 있다

자전거를 이루는 핵심 도형은 무얼까? 바퀴 때문에 원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자전거는 삼각형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자전거의 뼈대는 삼각형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안장 아래에서 페달을 잇는 선을 눈여겨 보자. 이 선에서 뒷바퀴의 중심을 잇는 두 선은 삼각형을 이룬다. 이 삼각형은 거의 모든 자전거에서 나타난다.

이제 자전거의 척추에 해당하는 뼈대 구조를 보자. 자전거의 앞부분과 뒷부분을 잇는 구조는 다양하다. 가장 많이 쓰이는 구조는 또 다른 삼각형을 붙여 만든 다이아몬드형이다. 위 뼈대를 내려 붙인 것을 스타카트형이라고 하는데, 자전거를 쉽게 탈 수 있도록 만들어 여성용 자전거에 많이 쓰인다. 아동용 자전거에는 위아래 뼈대를 1개로 만들어 무게를 줄이기도 한다.

미적 요소를 고려해 뼈대를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자전거의 뼈대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밀이 있다. 뼈대의 양 끝은 두껍지만 가운데는 가늘다는 사실이다. 튼튼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노력의 결과물인 셈이다.

이처럼 자전거의 속도와 편안함은 무게와의 싸움이다. 사람의 힘으로 가는 탈 것이기 때문에 가벼운 무게는 기술이자 돈이다. 10만 원대 자전거에서 수천만 원짜리 자전거까지 자전거의 끊임없는 변신이 기대된다.

볼록렌즈처럼 생긴 바퀴

바퀴살 없이 안이 꽉 막힌 바퀴도 있다. 1981년 이탈리아에 등장한 볼록렌즈처럼 생긴 바퀴인데, 비행기 기술을 자전거에 접목시킨 것이다. 볼록렌즈 바퀴는 자전거가 빠른 속도로 달릴 때 받는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다. 이런 바퀴는 이미 1896년에 선을 보인 적이 있다. 바퀴가 무거워지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해 사라졌다가, 탄소 복합소재를 쓰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하지만 옆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약해 경주용 자전거에 일부 쓰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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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미래 자전거의 4대 덕목 
PART 2 수학이 밝히는 자전거의 5가지 신비
PART 3 맞춤형 자전거를 찾는 6계명

2011년 03월 수학동아 정보

  • 이재웅 기자
  • 도움

    심재주 소장
  • 서울국제자전거디자인공모전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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