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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수학천재 H군, 올림피아드를 만나다

수학천재 H군, 올림피아드를 만나다


허각이 슈퍼스타K2를 만나지 못했다면? 재능있는 자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곳, 그 열정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을 때에 스타가 탄생한다. 여기 한 천재의 가슴을 뛰게 한 소중한 만남을 소개한다.


“아빠, 문제 하나 내주세요.”
 5살 난 H군은 아침부터 아버지에게 졸라대기 시작했다.
“1 나누기 7은?”
“너무 쉽잖아요.”
“종이에 답을 써놓고 다시 보렴.”
 이윽고 H군의 얼굴에는 진지함이 가득하다.
“0.142857142857142857…. 우와, 신기해요. 142857이 계속 반복되네요.”


H군이 수학 문제를 처음 접한 때는 불과 3살. 4살이나 많은 형이 아버지에게 덧셈 뺄셈을 배우던 걸 어깨너머로 보다가 익힌 것이다. 아버지의 칭찬에 신이 난 H군은 수학의 재미에 금세 빠져들었다. 이때 아버지의 나이는 56세였다.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지신 뒤로 줄곧 집에만 계셨다. 수학과 철학 등 많은 공부를 하셨던 아버지는 든든한 선생님이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이 되자, 아버지는 고교 수학을 담은 ‘수학의 정석’을 사오셨다. 책상에 앉혀놓고 한 장씩 가르친 건 아니다. H군이 밖에서 놀다가 들어올 때마다 지나가듯이 수학 개념을 하나씩 알려주셨다. H군 역시 흘려듣지 않고 머릿속에 하나둘 쌓아놓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에는 고등학생도 어려워하는 미분 문제를 푸는 수준이 됐다. 하지만 수학적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 물론 일부러 자랑하지도 않았다.

주머니 속의 송곳은 숨길 수 없는 법. H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수학올림피아드에 나갔다. 깊이 있는 문제를 만나자 숨겨뒀던 재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도전하고픈 어려운 문제들은 수학의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5, 6학년 때 수학에 풍덩 빠져들면서 전국의 여러 수학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다. 중학생 때부터는 고등학생 선배들과 함께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를 준비했다. 집안 사정이 갑자기 어려워져 방황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그리 길지는 않았다.

서울과학고에 진학해서 만난 수학의 하늘은 더없이 넓었다. 그 속에서 H군은 날개를 활짝 펴고 맘껏 날았다. 고등학교 3년 동안 매년 IMO에 우리나라 대표로 출전했다. 2, 3학년 때는 2년 연속 최고상인 금상을 받았다. 사교육 한 번 받아본 적 없는 수학천재의 완벽한 비상이다.

서울대에서는 수학과 물리를 함께 전공하면서도 3년 만에 졸업했다. 3년 동안 전국대학생 수학경시대회에서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는 대기록도 세웠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정수론으로 박사 과정을 마치고 인하대에서 연구하고 있는 H군. 그 전설의 인물을 직접 찾아가 봤다.

“문제가 어려울수록 풀었을 때 느끼는 쾌감이 커요.”

H군의 실제 이름은 한린. 우리나라 수학올림피아드의 전설로 꼽히는 30살의 청년 박사다. 풋풋한 외모와는 달리 그가 던진 한 마디에는 수학스타의 기질이 넘친다.

한 박사는 이곳에서 수학의 깊은 맛을 발견했다. 한국 대표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학계의 평생 친구를 만나기도 했다. 무엇보다 다른 나라 수학 고수들의 기를 느끼면서 자신의 내공을 키우는 계기로 삼았다.

“수학올림피아드가 아니었어도 저는 수학자가 됐을거예요. 하지만 수학의 고수들을 일찍부터 만나지 못했다면, 수학의 깊은 세계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수학의 참맛을 느끼기까지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수도 있어요.”


수학올림피아드를 통해 수학의 매력에 깊이 빠진 한린 박사. 그는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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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수학스타 M 선발대회
Part 1. 수학천재 H군, 올림피아드를 만나다
Part 2. 수학올림피아드와 슈퍼스타K는 닮았다
Part 3. 수학올림피아드와 슈퍼스타K는 다르다?
Part 4. 진정한 수학스타 탄생을 위해

2011년 01월 수학동아 정보

  • 이재웅 기자
  • 허라미
  • 도움

    송용진 교수
  • 도움

    금종해 교수
  • 도움

    이승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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