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움, 바탕, 굴림, 궁서부터 안상수체까지. 문서 파일을 열어보면 폰트의 종류가 많다.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제각기 모양이 다르다. 이렇게 다양한 폰트를 만드는 원리를 알면 내 글씨로도 폰트를 만들 수 있을까?
손글씨에서는 그 사람의 성격이나 특유의 성향이 드러난다. 반면, 컴퓨터는 폰트 개발자가 만들어 놓은 글꼴로 출력하기 때문에 개성을 표현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글자를 손으로 쓰기보다는 키보드로 입력하는 경우가 많아져 다양한 폰트가 나오고 있다. 폰트가 다양해지면서 원하는 모양과 크기를 선택할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직접 원하는 글씨체를 만들 수도 있게 됐다.
현재 사용하는 폰트는 주로 벡터 방식을 이용하는데, 트루타입폰트(.ttf)와 오픈타입폰트(.otf)가 대표적이다. 트루타입은 용량이 적어 속도는 빠르지만 해상도가 조금 떨어지는 반면에 오픈타입은 해상도는 높지만 용량이 커서 속도는 느리다. 두 방식은 글자 모서리 부분을 얼마나 세밀하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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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표로 폰트를 만든다!?
고무줄의 양끝을 고정해 놓고 중간을 잡아당긴다고 생각해보자. 팽팽한 직선이었던 고무줄이 여러 곡선이 된다. 원하는 지점을 어떻게 끌어당기느냐에 따라 고무줄은 다양한 모양과 방향으로 늘어난다. 여기에는 베지에 곡선이라는 수학식이 숨어 있다. 두 점을 잇는 선분을 일정한 비율로 나눈 점인 내분점을 이용하는 식이다. 그리고 이 점의 집합이 베지에 곡선이 된다. 세개의 점을 이용하는 베지에 곡선은 다음과 같은 2차식으로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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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1-t){(1-t)A+tB}+t{(1-t)B+tC}, 0≤t≤1
(1-t)A+tB는 A와 B를 잇는 선분을 t:(1-t)의 비율로 나누는 내분점을 의미하고, (1-t)B+tC는 B와 C를 잇는 선분을 t:(1-t)로 나누는 내분점이다. 두내분점을 차례대로 M과 N이라 두고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P(t)=(1-t)M+tN, 0≤t≤1
두 내분점 M과 N을 잇는 선분을 t:(1-t)로 나눈 점이 P(t)이며, t가 0에서 1까지 움직이면서 포물선이 그려진다.
이 식에서 이용되는 세 개의 점을 ‘조절점’이라고 한다. 양 끝점(A,C)은 고정돼 있지만 중간에 있는 점(B)은 방향만 알려주고 선 위를 지나지는 않는다. 선을 계속 연결해 윤곽을 만들어놓고, 원하는 점을 당겨 조절하면 부드러운 곡선이 나온다. 조절점이 많을수록 곡선이 정교해진다.
세 점만 이용하면 2차식의 포물선이 그려지고, 네 점을 사용하면 3차식의 베지에 곡선이 물결 모양을 만든다. 베지에 3차식으로는 두 번의 굴곡을 한 번에 나타낼 수 있어 폰트를 만들 때 베지에 2차식을 쓸 때보다 더 효율적이다. 트루타입은 베지에 2차식을 사용하고 오픈타입은 3차식을 사용해 앞서말한 차이가 나타난다.
고딕과 명조의 차이는?
폰트 개발 업체인 정글시스템의 폰트 개발 프로그램인 ‘드리거’의 예를 들어 살펴보자. 드리거로 만든 고딕체와 명조체를 보면 같은 문자라도 조절하는 점의 개수가 다르다. 완전한 원과 선분으로만 이뤄진 고딕체와 다르게 명조체는 선 끝마다 돌기가 있기때문이다. 굴곡이 많은 명조체는 제작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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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은 펜으로 글씨를 썼고 한국을 포함한 동양은 붓글씨를 썼다. 이 차이가 폰트 제작 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서양의 알파벳 ‘O’나 ‘Q’의 원은 어느 부분에서나 일률적으로 두께가 같은 완전한 동그라미를 이룬다. 이렇게 로마자는 기본이 되는 원이있어 다양하게 변형하는 게 쉽다. 반면 붓글씨의 ‘ㅇ’은 선의 굵기가 대칭적이지 않고기울어져 있으며 돌기가 있다. 로마자보다 모양이 훨씬 복잡하고 만드는 시간도 오래걸리기 때문에 명조체는 디자인하기 가장 어려운 폰트로 알려져 있다.
한글 1만 1172자를 전부 만들어야 할까?
알파벳은 글자 하나하나가 그대로 완성형이라 다음에 오는 문자에따라 모양이 달라지지 않는다. 지금은 알파벳을 가장 균형 있게 만드는 최적의 비율에 대한 연구도 나오고있다.
하지만 한글은 초성, 중성, 그리고 종성을 합쳐 만드는 조합형 서체라서 하나의 자소(소리의 최소 단위인 음소를 구별하는 최소 변별 단위다.예를들어, ‘강’의 초성 ‘ㄱ’, 중성 ‘ㅏ’, 종성 ‘ㅇ’ 각각이 모두 자소다.)만으로 글자를 표현할 수 없다. 특히, 기본서체의 경우는 같은 자음이라도 모든 글자에 동일한 크기와 모양으로 사용할 수 없다. 초성에 오는 자소의 크기나 모양에 중성과 종성이 영향을 받아 전체 글자 모양의 균형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1만 1172자의 한글을 전부 디자인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한글 폰트 제작 프로그램에 초성과 중성에 오는 자소에 따라 어울리는 모양의 종성이 오게 하는 조합 법칙을 미리 입력해 놓는다.
‘가’와 ‘구’는 초성이 모두 ‘ㄱ’인데 모양이 다르다. 고딕과 명조는 모든 글자가 같은 네모틀에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딕과 명조의 종성은 중성에 있는 모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예를 들어, ‘ㅏ‘와 ’ㅓ’ 같은 세로모양의 모음이 올 때와 ‘ㅜ’와 ’ㅠ‘와 같은 가로로 획을 긋는 모음이 올 때는 같은 자소라도 종성의 모양이 달라진다. ‘강’이라는 글자와 ‘겅’이라는 글자가 입력했을 때는 같은 모양의 종성(‘ㅇ’)을 사용하지만, ‘궁’에 쓰이는 ‘ㅇ’은 같은 자소라도 좀 더 납작한모양으로 다르다.
고딕과 명조는 모든 글자를 같은 네모틀에 맞춰 만들기 때문에 미세하게 달라지는 모양도 표현해야 한다. 그래서 글자를 조합할 때 경우의 수가 많아 제작이 어렵지만, 균형이 잘 맞고 가독성이 높아 사람들이 꾸준히 이용한다. 하지만 모든 폰트에 균형미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흘림체처럼 손글씨에서 착안해 만든 폰트는 네모틀에 맞춰 제작하지도 않고 글자 모양에 예외를 적용하기도 한다.
유행에 따라 바뀌는 글씨체
고딕, 견고딕, 그리고 맑은 고딕은 어떻게 다를까? 기본적으로 고딕의 모양을 유지하지만 유행에 따라 조금씩 바뀌면 이름이 달라진다. 처음에는 기본 폰트의 굵기를 두껍게, 또는 얇게 만들어 차이를 뒀다. 이후에 한글은 로마자와 다르게 블록을 쌓듯이 만든 글자라서 정사각형틀에 맞추면 오히려 왜곡이 일어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세로로 긴 직사각형틀에 맞춰진 폰트가 나왔고, 그중 하나가 맑은 고딕이다.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만든 폰트도 있다. 표지에 쓰여 있는 ‘수학동아’를 보면 ‘동’의 종성 ‘ㅇ’과 ‘아’의 초성 ‘ㅇ’은 같은 크기, 같은 모양의 ‘ㅇ’이다. 이 폰트는 정해진 네모틀을 벗어나 한글 창제 원리에 따라 만든 ‘안상수체’다. 끝소리는 첫소리를 다시 쓴다는 훈민정음 조항대로 안상수체는 종성의 자음 모양이 초성에 오는 자음 모양과 같다.
그럼 내 글씨체로도 폰트를 만들 수 있을까? 사람이 쓴 손글씨는 쓸 때마다 조금씩 달라져 폰트로 표현하기에는 어렵다. 또한, 손글씨를 정확히 표현하려면 1만 1172자를 모두 써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그 대신 최소한의 손글씨 입력으로 개인 서체를 비슷하게 만들수 있는 앱이 있다. 정글시스템이 개발한 ‘Mr.마이글’은 손글씨 12개만 입력하면 손쉽게 개인 폰트를 만들 수 있다. 지금 한번 ‘Mr.마이글’로 나만의 폰트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손글씨에서는 그 사람의 성격이나 특유의 성향이 드러난다. 반면, 컴퓨터는 폰트 개발자가 만들어 놓은 글꼴로 출력하기 때문에 개성을 표현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글자를 손으로 쓰기보다는 키보드로 입력하는 경우가 많아져 다양한 폰트가 나오고 있다. 폰트가 다양해지면서 원하는 모양과 크기를 선택할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직접 원하는 글씨체를 만들 수도 있게 됐다.
현재 사용하는 폰트는 주로 벡터 방식을 이용하는데, 트루타입폰트(.ttf)와 오픈타입폰트(.otf)가 대표적이다. 트루타입은 용량이 적어 속도는 빠르지만 해상도가 조금 떨어지는 반면에 오픈타입은 해상도는 높지만 용량이 커서 속도는 느리다. 두 방식은 글자 모서리 부분을 얼마나 세밀하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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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의 양끝을 고정해 놓고 중간을 잡아당긴다고 생각해보자. 팽팽한 직선이었던 고무줄이 여러 곡선이 된다. 원하는 지점을 어떻게 끌어당기느냐에 따라 고무줄은 다양한 모양과 방향으로 늘어난다. 여기에는 베지에 곡선이라는 수학식이 숨어 있다. 두 점을 잇는 선분을 일정한 비율로 나눈 점인 내분점을 이용하는 식이다. 그리고 이 점의 집합이 베지에 곡선이 된다. 세개의 점을 이용하는 베지에 곡선은 다음과 같은 2차식으로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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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t)A+tB는 A와 B를 잇는 선분을 t:(1-t)의 비율로 나누는 내분점을 의미하고, (1-t)B+tC는 B와 C를 잇는 선분을 t:(1-t)로 나누는 내분점이다. 두내분점을 차례대로 M과 N이라 두고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P(t)=(1-t)M+tN, 0≤t≤1
두 내분점 M과 N을 잇는 선분을 t:(1-t)로 나눈 점이 P(t)이며, t가 0에서 1까지 움직이면서 포물선이 그려진다.
이 식에서 이용되는 세 개의 점을 ‘조절점’이라고 한다. 양 끝점(A,C)은 고정돼 있지만 중간에 있는 점(B)은 방향만 알려주고 선 위를 지나지는 않는다. 선을 계속 연결해 윤곽을 만들어놓고, 원하는 점을 당겨 조절하면 부드러운 곡선이 나온다. 조절점이 많을수록 곡선이 정교해진다.
세 점만 이용하면 2차식의 포물선이 그려지고, 네 점을 사용하면 3차식의 베지에 곡선이 물결 모양을 만든다. 베지에 3차식으로는 두 번의 굴곡을 한 번에 나타낼 수 있어 폰트를 만들 때 베지에 2차식을 쓸 때보다 더 효율적이다. 트루타입은 베지에 2차식을 사용하고 오픈타입은 3차식을 사용해 앞서말한 차이가 나타난다.
고딕과 명조의 차이는?
폰트 개발 업체인 정글시스템의 폰트 개발 프로그램인 ‘드리거’의 예를 들어 살펴보자. 드리거로 만든 고딕체와 명조체를 보면 같은 문자라도 조절하는 점의 개수가 다르다. 완전한 원과 선분으로만 이뤄진 고딕체와 다르게 명조체는 선 끝마다 돌기가 있기때문이다. 굴곡이 많은 명조체는 제작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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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1만 1172자를 전부 만들어야 할까?
알파벳은 글자 하나하나가 그대로 완성형이라 다음에 오는 문자에따라 모양이 달라지지 않는다. 지금은 알파벳을 가장 균형 있게 만드는 최적의 비율에 대한 연구도 나오고있다.
하지만 한글은 초성, 중성, 그리고 종성을 합쳐 만드는 조합형 서체라서 하나의 자소(소리의 최소 단위인 음소를 구별하는 최소 변별 단위다.예를들어, ‘강’의 초성 ‘ㄱ’, 중성 ‘ㅏ’, 종성 ‘ㅇ’ 각각이 모두 자소다.)만으로 글자를 표현할 수 없다. 특히, 기본서체의 경우는 같은 자음이라도 모든 글자에 동일한 크기와 모양으로 사용할 수 없다. 초성에 오는 자소의 크기나 모양에 중성과 종성이 영향을 받아 전체 글자 모양의 균형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1만 1172자의 한글을 전부 디자인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한글 폰트 제작 프로그램에 초성과 중성에 오는 자소에 따라 어울리는 모양의 종성이 오게 하는 조합 법칙을 미리 입력해 놓는다.
‘가’와 ‘구’는 초성이 모두 ‘ㄱ’인데 모양이 다르다. 고딕과 명조는 모든 글자가 같은 네모틀에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딕과 명조의 종성은 중성에 있는 모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예를 들어, ‘ㅏ‘와 ’ㅓ’ 같은 세로모양의 모음이 올 때와 ‘ㅜ’와 ’ㅠ‘와 같은 가로로 획을 긋는 모음이 올 때는 같은 자소라도 종성의 모양이 달라진다. ‘강’이라는 글자와 ‘겅’이라는 글자가 입력했을 때는 같은 모양의 종성(‘ㅇ’)을 사용하지만, ‘궁’에 쓰이는 ‘ㅇ’은 같은 자소라도 좀 더 납작한모양으로 다르다.
고딕과 명조는 모든 글자를 같은 네모틀에 맞춰 만들기 때문에 미세하게 달라지는 모양도 표현해야 한다. 그래서 글자를 조합할 때 경우의 수가 많아 제작이 어렵지만, 균형이 잘 맞고 가독성이 높아 사람들이 꾸준히 이용한다. 하지만 모든 폰트에 균형미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흘림체처럼 손글씨에서 착안해 만든 폰트는 네모틀에 맞춰 제작하지도 않고 글자 모양에 예외를 적용하기도 한다.
유행에 따라 바뀌는 글씨체
고딕, 견고딕, 그리고 맑은 고딕은 어떻게 다를까? 기본적으로 고딕의 모양을 유지하지만 유행에 따라 조금씩 바뀌면 이름이 달라진다. 처음에는 기본 폰트의 굵기를 두껍게, 또는 얇게 만들어 차이를 뒀다. 이후에 한글은 로마자와 다르게 블록을 쌓듯이 만든 글자라서 정사각형틀에 맞추면 오히려 왜곡이 일어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세로로 긴 직사각형틀에 맞춰진 폰트가 나왔고, 그중 하나가 맑은 고딕이다.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만든 폰트도 있다. 표지에 쓰여 있는 ‘수학동아’를 보면 ‘동’의 종성 ‘ㅇ’과 ‘아’의 초성 ‘ㅇ’은 같은 크기, 같은 모양의 ‘ㅇ’이다. 이 폰트는 정해진 네모틀을 벗어나 한글 창제 원리에 따라 만든 ‘안상수체’다. 끝소리는 첫소리를 다시 쓴다는 훈민정음 조항대로 안상수체는 종성의 자음 모양이 초성에 오는 자음 모양과 같다.
그럼 내 글씨체로도 폰트를 만들 수 있을까? 사람이 쓴 손글씨는 쓸 때마다 조금씩 달라져 폰트로 표현하기에는 어렵다. 또한, 손글씨를 정확히 표현하려면 1만 1172자를 모두 써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그 대신 최소한의 손글씨 입력으로 개인 서체를 비슷하게 만들수 있는 앱이 있다. 정글시스템이 개발한 ‘Mr.마이글’은 손글씨 12개만 입력하면 손쉽게 개인 폰트를 만들 수 있다. 지금 한번 ‘Mr.마이글’로 나만의 폰트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