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수학상이 생겼어도 수학계는 노벨 수학상에 대한 미련이 있다. 필즈상이 1936년에 생겼지만 40세라는 나이 제한 때문에 1800년대에 태어난 뛰어난 수학자들은 처음부터 대상에서 빠졌다. 비록 상이 그 사람의 업적을 그대로 나타내는 건 아니지만 업적을 돋보이게 하는 면이 있다.
게다가 노벨상은 간접적으로 20세기 이후 물리학과 화학, 생리의학 분야에서 과학자들의 업적을 평가하고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노벨 수학상이 있었다면 19세기 후반부터 지금까지의 수학 업적과 수학자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정말 노벨 수학상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누가 탔을까? 대한수학회 회장을 맡은 김도한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와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 채영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에게 노벨 수학상이 있었다면 어떤 수학자가 수상했고, 무엇이 달라졌을지 물어 봤다.
과연 누가 노벨 수학상을 탔을까? 세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하니 앙리 푸앵카레가 첫 번째로 꼽혔다.두 번째는 다비트 힐베르트, 세 번째는 게오르크 칸토어였다. 그 다음으로는 쿠르트 괴델, 알렉산데르 그로텐디크, 폰 노이만, 천성선, 에미 뇌터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두 명 이상의 전문가가 수상자로 선정한 스테판 바나흐, 앨런 튜링, 엘리 카르탕, 안드레이니콜라예비치 티호노프, 안드레이 콜모고로프, 헤르만 바일, 스리니바사 라마누잔, 존 밀노어, 라르스 회르만데르를 추가하니 총 17명이 됐다. 전문가 한 명만 선정한 수학자까지 포함하면 총 36명이다.
이 결과는 세 전문가가 각자 노벨 수학상 수상자를 20명씩 선정한 뒤 이 중에서 가장 뛰어난 업적을낸 수학자를 순서대로 5명을 정했는데, 이를 정리해서 나온 것이다. 수학도 나눠보면 분야가 다양해 전문가마다 수학자의 업적에 대한 평가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그렇지만 상위 순위는 대체로 비슷했다.
그런데 피타고라스는 알아도 푸앵카레나 칸토어, 괴델은 잘 모를 것이다. 푸앵카레 같은 현대 수학자가 만들거나 밝힌 수학적 업적은 대학교에서나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중·고 교과과정에 없다 보니 이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수학에 관심이 많다면 일부 수학자 이름은 들어봤을 수도 있다. 푸앵카레는 문제를 풀면 100만 달러를 준다는 밀레니엄 문제의 하나인‘푸앵카레 추측’을 제기한 수학자라 신문이나 방송에서 종종 거론된 바가 있다.
세 전문가는 왜 푸앵카레를 가장 뛰어난 수학자로 꼽았을까? 그가 20세기 최고의 수학자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32세의 젊은 나이로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의 회원이 되기도 한 그는 푸앵카레 추측과 삼체문제, 혼돈 이론, 위상수학 등으로 현대수학 발달에 크게 기여했다. 그리고 우주진화론과 상대성 이론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
20세기의 100대 인물에 뽑힌 수학자 2명
세계적인 잡지인 타임이 ‘20세기의 100대 인물’ 을 선정했는데, 여기에 2명의 수학자가 포함됐다. 바로 괴델과 튜링이다. 튜링과 노이만 같은 몇몇 수학자는 수학 외 분야에서도 많은 공헌을 해 오히려 다른 분야에서 더 인정을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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